"갤럭스는 기존 항체 없이도 AI 전산 설계로 새 항체 만들어"

갤럭스, 구조 기반 설계로 차세대 단백질 신약 개발 가능성 열어

2025-04-16     심예슬 기자

AI 신약개발 리더들의 목소리와 콜라보 

AI 신약개발은 가능성을 넘어 실제 임상 진입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AI 신약개발 현주소와 경쟁력을 짚어봤다.
◇ 글 싣는 순서
ⓛ 강재우 아이젠사이언스 대표
② 석차옥 갤럭스 대표
③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④ 박혜진 에이조스바이오 연구소장
⑤ 제약회사와 AI 기업의 콜라보레이션

석차옥 갤럭스 대표

갤럭스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 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갤럭스는 인 공지능을 활용해 단백질 기반 신약을 설 계하는 기업으로, 기존 AI 신약개발 플랫 폼과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 말했다.

석 대표는 "우리는 신약 개발 초기 단 계부터 고객이 원하는 스펙에 맞춰 단백 질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단순한 데이터 학습이 아니라 물리화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럭스의 핵심 기술은 ‘갤럭스 디자인 (Galux Design)’으로, 다양한 단백질 기반 신약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반 단백질 설 계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크게 드노보 (de novo) 디자인과 단백질 최적화 기능으로 구성된다. 드노보 디자인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 기술로 항체 설계(iES_Ab), 루프 기반 바 인더 설계(iES_Loop), 일반 바인더 설계 (iES_Gen)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단백질 엔지니어링은 기존 단백질을 특정 타깃에 맞게 최적화하는 과정으로, 단백질의 여 러가지 치료적 특성을 동시에 병렬적으로 조절하는 기술(iM)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석 대표는 "갤럭스 디자인 플랫폼을 활 용하면 신약개발의 매우 초기 단계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찾아 조절하 는 분자를 발굴하는 과정이 보다 정밀하 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단순히 기존 데이터에서 유사한 패턴을 찾는 것 이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기전을 분석하 고 최적의 약물을 설계하는 과정이기 때 문에 기존 AI 신약개발 플랫폼과 차별화 된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의 강점에 대해 그는 "신약개발에서 가장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임상 단계다. 따라서 초기 후보물질을 정교하게 설계해 임상에 서 실패할 가능성을 줄인다면, 신약개발 과정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공 가능 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신 뢰성 높은 후보물질을 보다 빠르게 발굴 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의 리스크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갤럭스 디자인 플랫폼을 활 용해 6개 타깃에 대한 드노보 항체 설계 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 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에서 연구진은 기존 항체 정보를 활용하지 않고도 전산 적 설계만으로 정밀하고 특이적인 항체를 개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연구에서는 약 100만개의 항체 서 열이 포함된 효모 디스플레이(scFv) 라 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여러 차례의 스크 리닝 과정을 통해 타깃 단백질에 결합 하는 항체 후보를 선별했다. 선별된 항 체들은 PD-L1, HER2, EGFR(S468R), ACVR2A/B, Fzd7, ALK7 등의 치료 타깃 에 대한 결합을 검증했다.

갤럭스 디자인으로 신약 푸보물질을 도출하는 과정 / 그래픽=갤럭스

특히, PD-L1을 타깃으로 한 항체는 기존 상업용 항체인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대비 동등 하거나 더 우수한 결합 친화도(Kd = 9.0 pM)와 개발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선별된 scFv 항체를 IgG 형식 으로 전환하여 결합 친화도, 단일체 비율 (monodispersity), 비특이적 결합(Polyre activity), 열 안정성 등 항체 개발에 중요한 여러 특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GaluxDe sign으로 설계된 항체들은 높은 발현량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면역 유래 항 체와 동등한 생물학적 활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세포 기반 PD-1/PD-L1 차단 효과에서도 상업용 항체와 유사한 면 역억제 차단 능력을 보였다.

갤럭스 디자인으로 생산한 물질들의 결합력 프로파일 / 도표=갤럭스

석 대표는 "현재까지 드노보 항체 설 계를 성공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두 곳 (Nabla Bio, David Baker Lab)뿐이며, 이들 역시 한두 개의 타깃에 대해 드노보 항체 설계를 성공한 사례였다. 하지만 갤럭스는 다수의 타깃에 대해 높은 결합력과 특정 서 브타입 결합 가능성을 고려한 항체 설계를 성공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거뒀 다"고 강조했다.

AI가 신약개발 속도를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수치로 단축 기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방 식과 비교하면 AI를 활용할 경우 후보물 질의 탐색과 최적화 과정이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에서 적합한 분자를 보 다 정밀하게 설계해 임상에서 실패할 가 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는 곧 신약개발의 전체적인 비용 절감과 성공률 향상으 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갤럭스는 국내외 제약사 및 연구 기관과 협력하며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추 진하고 있다. 석 대표는 "LG화학, 와이바 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기업 및 제약사들 과 공동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글로벌 제약사들과도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갤럭스 디자인 플랫폼 자체를 외부에 라이선싱하 는 방식이 아니라, 파트너사의 요구에 맞 춘 맞춤형 분자를 설계해 제공하는 방식 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제안한 후보물질의 신뢰성을 입 증하기 위한 검증 방식에 대해서도 그는 "갤럭스에는 신약설계본부와 신약개발본부가 있으며, 신약설계본부에서 AI로 설 계한 항체 물질이 신약개발본부에서 다양 한 실험을 통해 검증된다. 이를 위해 In vitro, In vivo, ELISA 등 다양한 실험 방 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실험들이 가능한 자체 실험실(Wet lab) 환경을 보 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스의 궁극적인 비전에 대해 석 대 표는 "아직도 충족되지 않은 의료수요 (medical unmet needs)가 많으며, 이러 한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 다. 갤럭스는 신약개발 분야에서 AI를 활 용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단백질 설계를 현실화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 인 치료제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보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 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