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월 OS 달성 앞둔 '렉라자 병용'... 숙제는 글로벌 경험

20일 ELCC 초록 공개, 렉라자 병용 타그리소 대비 사망 위험 25% 감소 EGFR 변이 폐암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 단독요법 이후 첫 OS 개선 입증

2025-03-22     황재선 기자
Chatgpt 생성이미지 / 그래픽=황재선 기자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 폐암 병용요법이 기존 권고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 이후 처음으로 전체 생존기간(OS) 개선을 입증함에 따라, 향후 의료진의 선호 양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유럽폐암학회(ELCC)는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연례학술대회의 발표 초록을 지난 20일 공개했다. 여기에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하 렉라자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3상 임상 '마리포사(MARIPOSA)' 연구의 최종 OS 분석결과가 포함됐다.

초록에 따르면 37.8개월의 중앙추적관찰 시점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은 OS가 중앙값에 이르지 못했지만(95% CI : 42.9–NE),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36.7개월(95% CI : 33.4–41.0)로 분석됐다. 이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렉라자 병용군이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25% 낮춘 결과로(HR=0.75, 95% CI : 0.61-0.92, p<0.005), 타그리소 단독요법 이후 처음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OS 개선을 입증한 성과다.

36개월 시점 전체생존율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 시점에서 렉라자 병용군은 60%가, 타그리소군은 51%가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에서 렉라자 병용요법군이 O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타그리소 단독군 대비 최소 12개월 이상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OS 중앙값 50개월에 도달하는 치료요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발췌(2025년 3월 21일 기준)

일각에서는 렉라자 병용요법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표준요법의 반열에 드는 건 성공했지만, 글로벌 선호 요법이 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는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로 △타그리소 단독요법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등을 가장 높은 수준(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또, 이 중 유일하게 타그리소 단독요법만이 선호(Preffered) 요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수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돼온 타그리소와 달리 렉라자는 국내 의료진에 친숙한 약제다. 렉라자의 단독요법을 연구한 'LASER301' 3상 임상에는 전체 393명의 환자 중 한국인 172명이 참여했고,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마리포사 연구에서도 한국인 환자가 다수 포함됐다. 개발사인 유한양행이 작년 1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전까지 렉라자를 일부 환자들에 무상 공급(Early Access Program·EAP) 해온 점도, 국내 의료진의 경험치 축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아직 렉라자 단독요법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허가되지 않은 상황이다. 렉라자는 손발저림, 설사 등 이상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환자 상태에 맞는 용량 조절과 대증요법 관리가 중요한 약제로 꼽히는데, 사용 경험이 적은 의료진 입장에서 항체 의약품인 리브리반트에 더해 렉라자까지 사용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내 폐암 분야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만 놓고 본다면, 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OS 개선을 입증한 치료 옵션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글로벌 표준치료로 꼽히던 타그리소 대비 12개월 이상 생존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면서 "렉라자가 단독요법으로 사용돼 익숙한 우리나라와 달리, 상대적으로 해외에서는 실사용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MARIPOSA 데이터를 기반으로 렉라자 병용요법을 사용하는 해외 의료진이 점차 많아 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연구자임상 등을 통해 추가 근거(reference)를 창출해내고 있어 그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ELCC 2025에서는 MARIPOSA 연구 외에도 렉라자 병용요법의 피부 이상 반응 정도를 평가하는 2상 임상 'COCOON' 연구, 정맥주사(IV) 제형과 피하주사(SC) 제형의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병용 사용 시 했을 때의 약동학(PK),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는 3상 임상 'PALOMA-2' 연구의 주요 결과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