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포커스] 일반약 표준제조기준서 해법 낸 현대약품 FDA 이슈 방어 전략

식약처 가이드 없이 적극 대응... 똑똑한 성분 배합으로 리뉴얼

2025-02-26     최선재 기자

현대약품이 최근 출시한 '시노카엔플러스'에 대해 약국과 제약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표준제조기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페닐레프린 효과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는 이유에서다.

코막힘 효과 있다고? FDA 페닐레프린 퇴출...국내 제약 '전전긍긍'

FDA는 지난해 11월 7일 콧물약 페닐레프린의 코막힘 완화 효과가 없다는 공식 발표와 함께 페닐에프린 사용 종료를 제안하고 소비자 의견 청취에 돌입했다. 

당시 중대형 제약사의 개발본부장으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FDA가 최종적으로 페닐레프린에 대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면 식약처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데 어떤 전략을 취해야할지 모르겠다. 식약처도 묵묵부답이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식약처는 페닐레프린 이슈에 대해 줄곧 "임상 데이터와 관련해서 지속 검토 중"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제품 상당수에 페닐레프린 성분이 들어가고 시중에 감기약이란 이름으로 유통된 상황인데도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일부 제약사의 RA 임원들은 식약처 발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일단 페닐레프린 가이드라인이 나올때까지 관망을 하겠다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FDA가 움직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페닐레프린은 결국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페닐레프린 성분 대신 다른 대체제를 찾아 원료를 배합해서 벨리데이션을 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다수 제약사들과 달리, 최근 현대약품이 새로운 관점으로 이슈를 방어하면서 약사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노카엔플러스 출시... 단순 리뉴얼 제품일까

18일 현대약품은 감기약 '시노카엔플러스 연질캡슐'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시노카엔플러스의 주성분은 벨라돈나총알카로이드,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카페인무수물이다. 

기존 시노카엔 제품에 포함된 페닐레프린 대신 카페인무수물을 포함한 형태로 리뉴얼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두 제품은 '코막힘 완화' 효과를 표방하는 감기약이다.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바로 "페닐에프린을 카페인 무수물로 대체했을 때 코막힘 적응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약학 전문가는 "작용기전 상 페닐에프린의 코막힘 효과를 카페인이 대체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카페인 무수물이 페닐레프린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래는 전문가의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다. 

"작용기전상 코막힘 효과를 발휘하려면 과도하게 확장된 코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어야 한다. 코혈관 수축을 유도하는 수용체는 알파1-아드레날린 수용체다. 페닐레프린은 직접적으로 알파1-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자극하여 코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카페인은 알파1-아드레날린 수용체에 작용하지 않고,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

전문가 설명에 따르면, 아데노신은 중추신경계에서 억제 신호를 유발하는 물질로, 졸음을 유발하고 뇌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이다.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각성되면서 뇌혈관이 수축할 수 있다. 하지만 아데노신 수용체가 코혈관에는 없기 때문에 카페인의 아데노신 수용체 차단효과로 코혈관을 수축시켜 코막힘을 개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제9장 비염용 경구제의 표준제조기준' 표1. 출처= 식약처

리뉴얼 출시, 현대약품의 오판일까?

두 번째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현대약품은 오판을 한 것일까. 식약처는 허가를 잘못 내준 것일까.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약학 전문가는 "그렇지 않다. 약물의 작용 기전상 직접적인 효과는 없을지라도 식약처 허가 사항에 있어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강조하면서 '일반의약품 표준제조기준(이하 표제기)'이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일반의약품 표제기는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에 사용하는 성분 종류와 규격, 함량, 각 성분 간 처방 등 허가사항을 표준화한 매뉴얼'이다. 표제기를 살펴보면 현대약품이 어떤 전략을 취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제9장 비염용 경구제의 표준제조기준' 표1에 따르면 'I' 란의 성분을 1개 이상 포함하면서, 다른 란에 있는 성분을 적절히 배합하면, 표준제조기준에 명시된 비염용 경구제의 "효능효과(코막힘)"를 인용해서 쓸 수 있다.

현대약품은 시노카엔플러스는 'I'란의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II'란 2항의 벨라돈나총알칼로이드 'V'란의 카페인무수물을 허용하는 함량 내로 넣은 "비염용 경구제 표준제조기준"에 따라 만든 의약품이다. 

즉 "페닐레프린을 제외했기 때문에 작용 기전상으로는 직접적인 코막힘 효과는 없지만, 결론적으로 표준제조기준에 따라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과 벨라돈나총알칼로이드 2가지 성분을 유지했기 때문에 표준제조기준상 '코막힘'이라는 적응증을 사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 설명에 따르면, 클로르페니라민 성분의 항히스타민제는 코막힘의 원인이 되는 알러지 반응을 완화시켜 간접적으로 코막힘을 줄일 수 있다. 벨라돈나성분의 부교감신경억제제는 코점막에서 콧물의 분비를 줄여주어 콧물이 코 통로를 막는 것을 간접적으로 막아줄 수 있다.

페닐레프린이나 슈도에페드린처럼 직접적으로 코혈관 수축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두 가지 성분의 작용기전상 (직접적으로) '코막힘' 증상에 대해 완벽한 적응증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현대약품이 보다 현실적이고 우회적인 전략으로, FDA 이슈 방어에 나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관련 전문가는 "효과 논란이 지속된 페닐레프린이 들어있지만 현대약품의 시노카엔은 원래 잘 듣는 코감기약으로 호평을 받았다"며 "그런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코막힘에 직접 효과가 있는 성분을 넣지 않아도 코에 대한 효과는 비슷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이를 표제기 연구를 통해 재빠르게 적용해서 실현했다는 측면이 주목할만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 '침묵'하는 사이...적극 대응 '기지' 발휘

그렇다면 남은 질문의 키워드는 카페인무수물이다. 시노카엔플러스에 페닐레프린 대신 들어간 카페인무수물은 어떤 기능을 할까.

전문가는 "시노카엔은 클로르페니라민 4mg라는 고함량의 1세대 항히스타민제와 벨라돈나라는 부교감신경억제제로 인해 매우 졸린 부작용을 안고 있다"며 "효과는 이미 두 개의 성분으로 만족도가 높았으니, 졸린 불편감을 줄이는 방향으로 출시하자는 뜻에서 카페인을 대신 넣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현대약품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닐레프린의 코감기약이 시중에 상당히 많이 유통되고 있다"며 "그만큼 제약사들이 페닐레프린 제품을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는 뜻이다. FDA 이슈가 진즉에 터지고 대부분 알고 있는 데도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성분 하나를 빼거나 넣고 추가하면서 표준제조기준에 맞추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대약품은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없는데도 선제적으로 페닐레프린을 제외하면서도 적응증을 사수한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며 "일반약 표제기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빠르고 현명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약품 측도 이번 제품을 내놓기 위해 숙고를 거듭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시노카엔은 현대약품의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로 FDA 페닐레프린 이슈가 발생한 후 바로 변경이 필요하겠다고 결정했다"며 "제형적으로 선호되는 부분과 변경 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성분, 시노카로 인지되는 고유한 성분을 선정하고 안정성을 확인하는 과정 등 고민을 거듭한 결과 리뉴얼 제품을 발매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