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포커스] 뜨거웠던 JP모건 2025, 글로벌 바이오텍의 '핫' 이슈는

JP 모건, 빅파마 플렉스로 시작해 성황리에 막 내려 GLP-1 계열 약물 경쟁 심화…세포 치료제 등 약물 모달리티도 화두로 제약사들, 특허 만료 방어 나선 전략 발표

2025-01-18     심예슬 기자
chatGPT 생성이미지 / 그래픽=심예슬 기자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과 투자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2025'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첫날부터 대규모 딜과 전략적 파트너십 발표로 이목을 끌었던 이번 행사는 글로벌 시장을 향한 비전과 혁신 기술을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각 기업들은 발표 세션과 개별 미팅을 통해 파이프라인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눈에 띄었던 키워드를 짚어본다.

 

ⓛ 빅파마의 플렉스: M&A 와 파트너링

올해 컨퍼런스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파트너십이 가장 두드러졌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 이후의 매출 감소를 보완하고 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인트라셀룰러 테라퓨틱스(Intra-Cellular Therapies)를 146억달러에 인수하며, CNS(중추신경계)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크게 강화했다. 이번 인수로 회사는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 치료제인 '카플리타(Caplyta)'를 확보하며 CNS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GSK는 미국 매사추세츠에 기반을 둔 임상 단계의 바이오제약 회사인 IDRx를 최대 11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GSK는 위장관기질종양(GIST) 치료제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일라이릴리(Eli Lilly)는 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스콜피온 테라퓨틱스(Scorpion Therapeutics)를 25억달러에 인수했다. 스콜피온은 차세대 표적 치료제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인수는 릴리의 암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애브비(AbbVie)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SIM0500'의 개발을 위해 심세어(Simcere)와 최대 10억5000만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IM0500은 3중 항체 기반 치료제로, 기존 항암제 대비 효능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② GLP-1 계열 치료제 시장, 경쟁 심화 예측돼 

GLP-1 계열 치료제는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의 핵심으로 부상하며 제약사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제공하는 GLP-1 계열 치료제는 심혈관 질환 및 제2형 당뇨병 같은 주요 합병증 관리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미 GLP-1 계열 치료제 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일라이릴리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GLP-1 치료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GLP-1 시장은 최소 10년간 성장이 지속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이자(Pfizer)는 비만 치료제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의 후기 임상시험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대표는 "다누글리프론은 경구용 체중 감량제로 기존 주사제보다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며,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예고했다.

암젠(Amgen)은 GLP-1/GIP 이중 작용제 '마리타이드(MariTide)'의 임상 2상 데이터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3상 프로그램 착수를 공식화하며 개발 의지를 굳혔다. 암젠은 보험 적용과 더불어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③ 특허 만료에 대비하는 제약사들

화이자는 다가오는 특허 만료(LOE)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M&A 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대표는 "특허 만료로 인해 최대 170억~180억달러 규모의 매출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한 계획을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머크(Merck)는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의 특허 만료를 대비해 2021년 이후 400억 달러 이상을 사업 개발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개의 신규 파이프라인을 추가하고 임상 3상 단계의 자산 수를 세 배로 늘리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머크는 "2023년부터 매출 감소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으며, 앞으로도 이를 극복할 다각적인 전략을 이어갈 것"을 알렸다.

바이엘(Bayer)은 자사의 대표 약물인 '자렐토(Xarelto)'의 특허 만료로 인한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신약 출시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엘 제약 부문 책임자 슈테판 올리히(Stefan Oelrich)는 주요 신약 후보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와 '엘린자네탄트(Elinzanetant)'를 언급하며, 회사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애브비는 '휴미라(Humira)'의 특허 만료로 인한 매출 공백을 '스카이리치(Skyrizi')와 '린보크(Rinvoq)'로 성공적으로 메우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애브비의 대표 롭 마이클(Rob Michael)은 "이 두 약물이 향후 8년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④ 유전자·세포 치료제와 AI 정밀과학도 눈에 들어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발표 자료를 통해 2030년까지 회사의 성장 동력을 이끌 주요 약물로 유전자 치료제와 세포 치료제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분야를 미래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Sana Biotechnology)는 제1형 당뇨병 치료를 목표로 하는 동종이식 세포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해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바이엘(Bayer)은 자회사 블루락 테라퓨틱스(BlueRock Therapeutics)와 함께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동종이식 세포 치료제의 3상 임상 시험을 계획 중이다. 이는 1상 임상 시험에서 획기적인 데이터를 확보한 데 따른 결정으로, 파킨슨병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버텍스(Vertex)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겸상적혈구빈혈증(sickle cell disease) 유전자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의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24년을 "초석이 된 해(foundation year)"로 평가하며, 캐스게비의 성공적인 출발을 기반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AI도 이번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리제네론(Regeneron)과 일루미나(Illumina)는 트루베타(Truveta)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유전자 데이터와 익명화된 의료 기록을 통합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