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로 남거나, 철수하거나… 업계, 이토프리드와 결별할 시간
유예마저 끝나는 2월, 모사프리드 등 대체 약제 환승 준비 대세는 바뀌어도 일부는 영업 강행, 틈새시장 노린다지만…
불과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소화불량 치료제 '이토프리드' 제제의 급여를 중단을 앞두고 업체들이 하나둘씩 품목을 접고 있다. 유사 제제로 전환을 앞당기는 상황인데 일부는 비급여를 통해 남은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예 기간이 끝나는 1월 말 기점으로 급여 삭제 예정인 이토프리드를 두고 업계에서 2월 제품 판매 여부가 갈리는 사례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대부분 회사들은 이달 초 생산 중단을 밝힌 상황이다. 국내 중견제약 A사를 시작으로 D사와 Y사, 그리고 중소사 A사, L사, G사, N사 등 10여개 제약사는 유통업체 및 약국가를 통해 1월 말 이후 판매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나 공문을 발송했다.
이토프리드는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인한 소화기 증상을 개선하는 제제인데, 위장관 운동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기에 소화불량 등에도 자주 처방되며 1차 의료기관에서 '감초'처럼 쓰이는 약제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2024년 급여적정성 재평가 결과를 통해 이토프리드염산염 성분 제제의 급여적정성을 평가했고 결국 11월 1일부로 급여 목록에서 제외됐다. 약 55개 제제가 한 번에 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다만 시장 내 영향을 고려해 올해 1월 31일까지 유예 조치를 내렸다. 오는 2월부터 해당 제제 전체의 건강보험 급여가 삭제될 예정이다.
발표 이후 업계는 모사프리드 등 유사 제제로 처방 전환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실제 발표가 나온 2024년 10월을 비롯해 11월과 12월의 원외처방액을 보면 1월부터 10월까지 전체 처방은 전체 제제 기준 18억원에서 21억원 선을 기록했지만 11월과 12월 점차 떨어지기 시작해 불과 한달 사이 16억원대로 내려섰다. 제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연간 약 210억원 선의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씩 수치가 내려 앉은 셈이다.
반면 유사 계열 중 대표 제제인 모사프리드 제제는 같은 10월 137억원에서 12월 143억원으로 6억원 가량 처방액이 증가했다. 제제의 수도 두 배 이상 많고 훨씬 더 범용적으로 쓰여 처방액 변동이 크지 않은 품목이라는 업계의 평가를 감안하면 이토프리드 지분이 모사프리드로 일정 수준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제약사들은 아직 이토프리드를 버리지 않은 모양새다. 국내 중견제약 C사와 K사는 오는 2월 1일 기점으로 제품을 비급여 판매로 전환하기로 했다. 매출 규모가 채 10억원이 되지 않는 품목이지만 의료기관 수요가 있기에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남아있는 물량만 판매하기로 했다는 전제도 붙어있지만 비급여 이후에도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점이 흥미롭다.
유사 제제와 정당 약가가 동일하지만 비급여로 환자 부담이 다소 증가할 수 있지만 수요를 전환하지 못한 의료기관을 상대로 끝물 틈새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업계가 이토프리드에 이별을 고할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