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코골이 탈출템, 릴리 '젭바운드' FDA 픽 받았다

비만성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치료제 "FDA 첫 승인" 뻗어나가는 확장성, 지방 감소 외에도 숨겨진 가능성은?

2024-12-24     심예슬 기자

일라이릴리(Eli Lilly)의 '젭바운드(ZEPBOUNDㆍtirzepatide)'가 또 한 번 놀라운 성과를 냈다. 비만과 당뇨 치료제로 시작된 젭바운드의 성분 터제파타이드는 이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 환자들에게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젭바운드를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중등도에서 중증의 OSA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지난 20일(미국 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전까지 OSA 치료는 양압기(PAP) 등의 기계적 치료가 주를 이룬 만큼, FDA는 OSA 치료에서 젭바운드가 '최초의 약물 옵션'임을 강조하며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FDA의 승인은 두 건의 대규모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연구에는 총 469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양압기 사용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뉘어 젭바운드 또는 위약을 52주간 투여받았다. 연구 결과, 젭바운드 투약군은 위약군에 비해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현저히 감소했다. AHI는 수면 중 시간당 호흡 정지 또는 얕아지는 횟수를 측정한 지표로, OSA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로 사용된다.

특히 젭바운드 투여군은 평균적으로 체중의 최대 20% 감소를 경험했으며, 수면 중 시간당 25회 이상의 호흡 중단이 줄어들었다. 또 치료 1년 후에는 젭바운드를 복용한 환자 중 최대 50%가 OSA와 관련된 증상을 더 이상 경험하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FDA는 약물 사용 시 저칼로리 식단과 신체 활동 증가를 병행하도록 승인했다. 

OSA는 수면 중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질환이다. OSA는 또 단순히 수면 방해에 끝나지 않고, 심각한 경우 수면 중 산소 부족으로 인해 저산소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저산소증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심혈관 질환과 동맥경화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젭바운드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 데 있어, FDA는 약물의 지방 감소 효과가 가장 밀접하게 연관 돼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젭바운드의 성분 터제파타이드는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신호를 보낸다. 이러한 작용으로 체중이 감소하고, 상기도 주변 지방 축적이 줄어들면서 기도 폐쇄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chatGPT 생성 이미지 / 사진=심예슬 기자

 

지방 감소 메커니즘만으로 OSA 개선했을까? 

최근 젭바운드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들이 비만·당뇨로 시작해 적응증을 늘리고 있는 만큼, GLP-1Ra가 지방 감소 외의 메커니즘을 통해서도 특성 질환 치료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가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젭바운드가 승인 받은 OSA에서도 지방 감소 효능을 넘어 다각적인 메커니즘으로 GLP-1Ra가 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연구들도 있다.

최근 한 메타분석에서는 GLP-1Ra의 OSA 개선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총 6건의 임상연구와 1067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1. 해당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체중 감소와 상관없이 GLP-1Ra가 OSA의 중증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분석 결과, 비만이 아닌 환자들에서도 AHI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1. 또 다른 연구에서는 체중 변화와 AHI 개선 간의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점이 보고되기도 했다2

여러 전임상 연구는 GLP-1Ra가 뇌의 호흡 조절 센터와 상기도 근육을 활성화하여 호흡 리듬을 안정화하고 기도의 붕괴를 방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3,4. 또 다른 연구는 GLP-1Ra이 항염증 효과와 항산화 스트레스 감소를 통해 저산소증으로 유발된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줄이며 조직 손상을 억제할 가능성도 제시했다5,6. 이러한 연구들은 지방 감소 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메커니즘으로 GLP-1Ra이 OSA를 개선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들의 일부는 무작위 대조 연구(RCT)가 아니었고, 포함된 연구의 수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결과의 일반화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1. 또 전임상 단계의 결과가 임상단계에서도 확인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체중 감소 외의 생리적 메커니즘이 명확히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GLP-1Ra, 계속 뻗어나가는 적응증

실제로 GLP-1Ra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은 단순히 비만과 당뇨를 넘어 더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대되고 있다. 젭바운드가 OSA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것처럼, GLP-1 계열 약물은 기존의 적응증에서 벗어나 새로운 치료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릴리의 경쟁자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현재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대상으로 GLP-1 약물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확장은 GLP-1 작용제의 구조적 특성과 생리학적 작용 메커니즘이 단순 혈당 조절뿐 아니라 염증 억제, 신경 보호, 장기 기능 개선 등 다방면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GLP-1 약물이 향후 심혈관, 신장, 간 질환 등 여러 적응증에서 강력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참고문헌

1. Mingxia Li, Hong Lin, Qianru Yang, Xiaolong Zhang, Qiong Zhou, Jiankuan Shi, Fangfang Ge, Glucagon-like Peptide 1 Receptor Agonists for the Treatment of Obstructive Sleep Apnea:a meta-analysis, Sleep, 2024;, zsae280
2. Amin RS, Simakajornboon N, Szczesniak RV. Treatment Of Obstructive Sleep Apnea With Glucagon 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2015;191.
3. Drucker DJ. Mechanisms of Action and Therapeutic Application of Glucagon-like Peptide-1. Cell Metab. 2018;27(4):740-756
4. Dragonieri S, Portacci A, Quaranta VN, et al. Therapeutic Potential of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in Obstructive Sleep Apnea Syndrome Management: A Narrative Review. Diseases. 2024;12(9).
5. Papaetis GS. Empagliflozin and the Diabetic Kidney: Pathophysiological Concepts and Future Challenges. Metab Immune 10.2174/1871530321999201214233421. 
6. Rakipovski G, Rolin B, Nøhr J, et al. The GLP-1 Analogs Liraglutide and Semaglutide Reduce Atherosclerosis in ApoE(-/-) and LDLr(-/-) Mice by a Mechanism That Includes Inflammatory Pathways. JACC Basic Transl Sci. 2018;3(6):844-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