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 자궁경부암 새 옵션 '키트루다+CRT'… 아시아서도 가치 확인"
ESMO ASIA 2024,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인터뷰 KEYNOTE-A18, 키트루다 활용 PFSㆍOS 개선 입증…아시아서도 확인 병용요법 사용 시 CRT도 급여 적용 안돼…CRT 부분 급여 필요
[싱가포르=황재선 기자] 25년 간 이어온 자궁경부암 1차 치료 항암화학방사선요법(CRT)이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의 병용요법으로 새롭게 허가된 가운데, 아시아 하위분석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급여등재를 통한 환자 접근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자궁경부암은 나이와 무관하게 국내 여성들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국내 전체 여성 암환자 유병률과 15~34세 젊은 여성 암환자 유병률에서 모두 5위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들은 1999년부터 올해 초까지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는 CRT 요법이었다. 다만, 2023년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들의 1차 치료제로서 키트루다+CCRT 요법(동시 CRT요법)을 연구한 3상 임상 'KEYNOTE-A18'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국내에서 키트루다는 기존 PD-L1 양성(CPS≥1) 지속성,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었지만, 지난 4월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적응증 범위를 좀 더 앞단계로 당겼다.
KEYNOTE-A18 연구는 이전에 자궁경부암 치료(근치적 수술, 방사선, 또는 전신 요법)를 받은 적이 없는 림프절 양성 'FIGO(국제산부인과연맹) 2014 IB2-IIB기' 자궁경부암 환자 462명과 림프절 양성 또는 음성인 'FIGO 2014 III-IVA기' 환자 596명 그리고 IVB기 환자 2명 등 총 1060명을 대상으로 한 진행한 다국가,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위약 대조 3상 임상시험이다. 1차 유효성평가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이다.
ESMO 2023에서는 PFS 데이터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중앙 추적관찰 17.9개월 시점 PFS는 키트루다+CCRT군과 위약+CCRT군 모두 중앙값에 이르진 못했지만, 24개월 추정 PFS 비율이 키트루다 병용군이 67.8%, 위약군 57.3%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을 3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HR=0.70, 95% CI : 0.55-0.89, P=0.002).
다만 이 당시 OS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었는데, 지난 9월 진행된 ESMO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는 그 두 번째 중간분석 결과가 소개됐다. 중앙추적 관찰 29.9개월 시점 36개월 OS 비율은 키트루다+CCRT군에서 82.6%로, 위약군 74.8% 대비 큰 개선을 보였다(HR=0.67, 95% CI 0.50-0.90, P=0.0040).
이로써 두 가지 1차 유효성평가변수를 만족한 KEYNOTE-A18 연구는 그 여세를 몰아 지난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긍정적인 아시아 환자 하위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데 이르렀다.
히트뉴스는 ESMO ASIA 2024 행사에서 이 데이터를 발표한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만나, KEYNOTE-A18 연구가 가지는 임상적 가치와 자궁경부암 치료 환경의 미충족 수요와 개선 제안 등을 현장에서 들어봤다.
ESMO 2024에서 소개해주신 KEYNOTE-A18 연구의 가치와
하위 분석 결과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병기 교수 = "KEYNOTE-A18은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치료 분야에서 면역항암제가 생존율 향상이라는 성공을 거둔 첫 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또, 아시아 환자가 28%(299명)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30개 이상 국가가 참여한 진정한 글로벌 연구임에도 말이죠. 최근의 진행성 자궁경부암 연구들은 전부 한국 환자를 한 명도 포함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전체 결과를 보면, 3년 추적관찰 시점에서 기존 치료군은 74.8%가 생존해 있고, 면역항암제를 추가한 군은 82.6%가 생존해 있었습니다. 이는 사망 위험을 33% 낮춘 결과입니다. PFS 측면에서도 봤는데, 질병이 진행될 위험을 32% 낮췄습니다.
그래프 경향을 보면, 흥미롭게도 CRT요법이 끝난 3개월이 뒤부터 두 치료군 간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키트루다와 CRT요법이 함께 시너지를 낸다는 걸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첫 번째 중간 분석 때는 PFS 위험비가 0.7이었는데, 1년 후 두 번째 중간 분석에서는 0.68로 더 벌어졌습니다. 이 결과는 향후에 시간이 더 지난 뒤 위험비가 추가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져준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발표한 아시아 환자 하위분석에서는 결과가 더욱 긍정적이었습니다. PFS 위험비가 0.61로 더 낮아진 것입니다. 이는 심지어 전체 환자군 일차 분석 때보다도 개선된 결과입니다. 아직 하위분석에 따른 아시아 OS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프 양상으로 볼 때 긍정적인 경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키트루다+CCRT 요법을 더욱 '조기'에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모든 항암 요법의 목표는 치료 앞 단에 사용할 수 있도록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조기 단계는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후기 단계로 발전한 암 치료는 완치보다는 생존율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완치 환자는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고 병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KEYNOTE-A18은 1차 치료에서 OS 증가와 더불어 PFS의 개선도 함께 보임에 따라 완치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제시하고 있어 그 의미가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5년만에 새 치료 옵션이 등장했지만,
급여 문제로 여전히 치료 환경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현재의 급여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CRT 요법은 건강보험 영역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였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으로 확대되면서 CRT 요법 자체도 급여 적용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환자 치료 접근성은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자궁경부암은 특성상 아시아에서 많은 환자가 존재하고, 경제적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고, 특정 치료제가 다른 적응증을 다 획득한 후 자궁경부암 적응증을 획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환경 개선 속도도 매우 느립니다.
그렇기에 이런 부분을 보건 당국에서 신경을 반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용효과성이나환자수 등 요소들도 굉장히 중요합니다만, 여성에게만 발생할 수 있다는 암이라는 이유로 홀대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궁경부암은 당장 발병하지 않았더라도 여성이라면 누구나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부에서 모든 요법 약제를 급여화해주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키트루다+CCRT 병용요법을 사용할 시 기존 적용되던 CRT 요법만이라도 급여 적용된다면 어느 정도 치료 접근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후 충분한 실사용데이터(RWD)가 확보되고,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그 임상적 가치가 확인된다면 전체 요법 약제에 대한 급여 적용이 이뤄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