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보고서 공개로 '제약사-의사 부정 인식' 클리어 되나

데스크칼럼 | 의약품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이해와 업계 자정 기대 제품설명회 등 합법적인 경제적 이익 제공 인지 필요

2024-12-02     이현주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출보고서관리시스템을 통해 이달 말 회사 지출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경제적 이익 제공 지출보고서를 이달 말 공개한다. 대국민 공개인 만큼 누구나 어느 제약사가, 누구에게 어떠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불법 리베이트로 부정적인 시선을 받아왔던 제약사와 '갑'의 위치였던 의약사간 관계가 투명한 거래관계로 거듭나고 자정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지출보고서 제도는 의약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8년 도입됐다. 의약품공급자 등이 약사법령에 따라 의료인, 약사 등에게 제공한 허용된 경제적 이익 내역을 작성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보관하도록 하는 것이다. 작성의 주체는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도매상, 판매를 위탁받은 자 등이 해당한다. 

법적으로 가능한 경제적 이익은 △견본품 제공과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등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 할인 등이다. 제약사는 이 같은 범위 안에서 의약사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고 기록해야 한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다룬다는 특수성을 가진 제약회사이지만, 잊을만 하면 터지는 불법 리베이트 이슈는 제약업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게 했다. 처방 의약품의 경우 국민(환자) 대상 영업·마케팅이 불가능하고 그 대상이 의사로 정해져있는 구조인 만큼 갑을 관계에 따른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이뤄졌고, 정부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약가 제도를 개선하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제도 개선에 따라 조금씩 자정의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 CP(Compliance), ISO37001 인증 등을 통해 제약사들이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더 정교해지고 교묘해진 면도 있어 정부의 정책이 불법 행위를 근절하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지출보고서 제도를 도입한 것은, 불법 행위 사각지대를 줄이고 의약품 등의 거래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며, 시장의 자정능력을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작성한 지출 보고서를 제약사와 정부만 공유하기에는 감시 기능이 부족하다는 비판 등을 고려해, 제도가 도입된지 6년만에 지출보고서가 대국민에 공개된다. 

지출보고서가 공개되면 '어느 제약사가 제품설명회를 많이 했다' 또는 '어느 제약사가 시판 후 조사를 몇 건이나 했다' 등의 색안경을 낀 통계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의료인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거나 회사들의 적법한 영업·마케팅 활동이 위축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공개된 지출보고서에 기록된 경제적 이익은 합법적으로 가능한 행위라는 것이다. 

지출보고서 공개는 의료 소비자들의 의약품 등의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제약업계 자정 작용이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제도를 폭넓게 이해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인식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