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주총 D-7, '재단 지원금'까지 불붙은 경영권 분쟁

송영숙 회장 설립 가현문화재단, 신약 지원 임성기재단에 "중립 확약까지 기부금 보류" 3인연합 "확약서 전달-기부금 지급 매표행위, 배임"

2024-11-22     이우진 기자
한미약품 사옥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두고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재단이 보유한 의결권을 치우침없이 행사해달라는 요청에서 '중립을 확약해야 기부금을 주겠다’는 공문을 회사 측이 공개하면서 양 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측에 보낸 공문 내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확약이 있기 전까지는 기부금 지급을 보류하겠다’는 내용과 관련 "두 재단에 보낸 공문의 내용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공익법인법 및 민법상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를 준수하라는 당연한 요구"라며 "재단의 주식 취득 경위를 고려할 때 주요 주주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대립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신의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은 10월 22일 기준(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기준일)으로 각 343만885주(5.02%), 210만1191주(3.07%)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가현문화재단은 송영숙 회장이 설립한 사진 지원 재단이며, 임성기재단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별세 이후 만든 신약개발 지원 재단이다.

회사 측은 "두 재단이 기본재산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한미사이언스의 경영진을 공격하는 목적으로 유용한다면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두 재단의 설립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고 임성기 회장 사후, 유족인 송영숙∙임주현∙임종윤∙임종훈이 두 재단에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각자의 상속 비율대로 공동출연한 취지에도 반한다"고 지적하며  최근에는 대주주 3인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측 라데팡스에 보유중인 한미사이언스주식 132만1831주(1.94%)를 매각하는 약정을 맺으면서 상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가현문화재단 등이 송 회장의 개인재산처럼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송영숙∙임주현∙임종윤∙임종훈이 공동으로 출연한 회사 주식을 송영숙∙임주현을 위하여, 그리고 임종윤∙임종훈을 포함한 한미사이언스의 경영진을 공격하기 위해 활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중립 입장만 밝히면 기부금 지급을 재개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거부해 재단 운영을 파탄으로 만드는 재단 이사들이야말로 ‘배임’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향후 법적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이 날 재단이 중립을 지켜달라는 의견은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로부터도 나왔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이 날 오후 8시 메일을 통해 "최근 일부 대주주의 부적절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회사와 주주 여러분의 소중한 이익을 크게 침해된 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한미사이언스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임종윤 사내이사가 제시한 5대 개혁안에는 먼저 회장 및 부회장 직제 폐지, 대주주 급여, 차량 및 사무실 지원 폐지 등을 통한 대주주의 불투명·방만 경영 근절이 들어있다. 또 특정 대주주와 특수 관계에 있는 재단에 대한 불필요한 자금 출연을 중단하겠다고도 밝혔다. 회사 경영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통상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자금 117억원이 이사회 결의 없이 특정 재단에 수년간 기부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문경영인 발굴과 구축, 투자업계 출신 이사회 보강, 주주추천 사외이사제, 주주가치제고위원회 등 신설, 정기적인 IR과 소액주주 간담회 개최 등을 내걸었다. 

임종윤 사내이사 측은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회사를 투명하고 질서 있게 경영하는 것이 바로 선친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며 "객관적 진실은 이제 수사기관과 사법부 판단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겸허하고 차분한 자세로 관계 기관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말씀을 덧붙인다"며 최근 한미사이언스 측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및 라데팡스 고발 등에도 의견을 전했다.

반면 한미사이언스와 임종윤 사내이사의 의견에 대주주 3인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은 회사 측의 요구 조건은 사실상 배임행위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3인 연합 측은 임종윤 사내이사의 입장이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내놓은 자료에서 "한미그룹의 소중한 자산인 공익재단을 '자신을 공격하는 자’로 표현한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안건에, 특정 이사를 해임하는 안건은 없다.  이사회의 건강한 균형과 견제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또 두 재단의 경우 의결권 행사 결정은 각 재단 이사회에 소속된 각각의 이사들이 자유롭게 의사 결정을 하면 될 것인데, 중립 '요청’이 아닌 중립 '확약’을 전제로 '기부금 지급’을 내민 것은 명백하게 매표행위라며 재단이 확약서를 작성해 한미사이언스에 전달하고, 이를 받은 한미사이언스가 기부금을 다시 지급한다면 양측 모두 상법 위반 소자가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