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 생애 주기마다 필요한 법 제도 개선해 건강사회 만들 것"

인터뷰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2024-10-02     허현아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이 9월 13일 [끝까지HIT]와 만나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보건의료 현안과 의정활동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끝까지 HIT 11호] 우리나라는 곧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든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으로 진입하는 내년이면 총 인구 대비 노인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인구 구조를 중심으로 사회환경이 급변하며 ‘빈곤 해결’과 ‘돌봄’은 중대한 사회적 의제로 대두됐다. 고령화에 따라 헬스케어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첨단기술 발전과 융합되면서 경제와 산업 지형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부천시갑)은 22대 국회에서 유일한 약사 출신 의원이다. '차별없는 세상,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그는 고령사회가 불러올 변혁에 대비해 국민 삶과 직결된 정책과 제도를 최우선적으로 찾고 살핀다. 서 의원은 "1955년부터 1963년 사이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 700만명, 1964년부터 1974년 사이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 1000만명을 포함해 17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돌봄 영역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며 "의료를 포함한 헬스케어가 생활 전반에서 돌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산업 영역에서도 주요한 시장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인 1000만명 시대...보건의료 새 패러다임 대비해야"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면서 의학기술은 물론 백신을 비롯한 제약바이오 수요가 커지고 국가 보건안보와 직결되는 의제라는 것이 증명됐죠. 제약바이오산업은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에서 나아가 세계 인류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영역입니다." 

서 의원은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책임질 영역으로서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그동안 글로벌 기업에 비해 규모가 영세해 연구개발과 투자 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신물질을 만들어낼 역량을 갖춘 만큼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이 욕심을 내고 도전할만한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자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국산 신약을 개발 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넓히는 등 낭보를 전하고 있다. "최근 AI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장기간 막대한 자본력을 요하던 신약개발 전 단계를 단축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열렸죠.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과 우수한 IT기술역량을 결합하면 신약 개발 과정을 효율적으로 단축하면서 세계적 기업들을 능가하는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1대 국회에서 생동성 시험과 관련한 제네릭 시장을 정리하는 정책활동을 했다면 22대 국회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신약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회기에 마무리하지 못한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해 수급불안정 의약품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서 의원은 이달초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제약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최해 정부, 학계, 법조계, 산업계 등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신약개발 지원 제도 현황과 개선 과제를 점검했다.   

그는 "한국 시장이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을 형성하는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제약 바이오산업도 이제는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역량을 축적해가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잘 활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전향적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경쟁력 측면에서 가격이 가장 예민하고도 중요한 문제"라며 "정부는 건강보험재정 안정을, 환자는 빠른 치료를, 기업은 높은 가격을 원하는 세 축의 충돌 지점에서 조화로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비타민 서영석', 생활정치 아이콘으로

서 의원의 정치 이력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사회에서 30년 넘게 약사로 활동한 그는 폐건전지 수거운동을 주민과 함께했고, 폐의약품을 가져오는 아이들에게 ‘비타민’을 나눠주며 ‘비타민 아저씨’라는 별칭을 처음 얻었다. 그에게 약국은 환자들이 약을 받으러 오는 공간이기도 했지만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사랑방'이기도 했다. 폐건전지로 인한 중금속 중독 대신 신체기능 조절에 꼭 필요 한 영양소 '비타민'을 나눠주던 생활 정치는 이제 '차별없는 세상,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정치 철학과 맞닿아 '국민비타민 서영석'이라는 닉네임으로 자리 잡았다. 

3선 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을 거쳐 현실 정치로 스며든 그는 '국민과의 만남'을 가장 소중한 경험으로 여긴다. 재선 의원으로 22대 국회에 입성한 지금까지도 '찾아가는 민원 소통의 날'을 정기 개최해 현장을 찾는다. 

'돌봄', '존엄사', '사회적 약자 보호'와 같은 거시적 의제부터 의료공백, 성장동력 산업 육성 등 전문적 현안에 이르기까지 서 의원의 관심 분야는 국민의 삶, 생애 주기 전반과 직결된 문제에 착안해 발굴한 과제들이다. 

AI신기술 등
신약개발 결합하면 글로벌 수준
부가가치 만들 기회 열릴 것

서영석 의원은 국회 회의에 100% 출석하고 의결권을 행사해 '기본에 충실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풀뿌리 정치 발판 사회적 약자 보호 '최우선'

생활보건운동과 지역 정치 경력을 발판으로 21대 총선에 출마한 그는 경기 부천시정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4만9552표, 56.74% 득표율로 당선됐다. '차별 없는 세상, 건강한 사회'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중앙 무대에서 처음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순간이었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그는 평소 신념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복지 사각지대'로 가장 먼저 눈을 돌렸다. 혹자는 서 의원의 정치 범주를 '약사' 직능대표로 가두어 바라봤지만 풀뿌리 정치로 다져진 그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넓었다. 

서 의원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아프면 쉬는 상병수당 제도화 법안'(국민건강보험법 및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 상병수당은 몸이 아픈 근로자들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실직과 휴업으로 인한 소득 상실과 생계 걱정 없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로, 제도장치 마련을 위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했다. 그는 입법 발의와 정책토론회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며 정부 시범사업을 이끌어냈다. 

'장애인 무인정보단말기 접근성 보장법'(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같은 약자보호 정책도 서 의원이 중점 추진한 대표 법안이다. 약사 국회의원으로서는 마약류 범죄 처벌 강화법(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의약품·의료기기 리베이트 근절 및 제네릭 난립 방지를 위한 위탁공동 생동 제한법(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주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3년 세계청년리더 총연맹(WFPL)이 주관한 국회의원 의정 평가에서 서 의원은 법안 발의, 선거 공약 이행, 공익평가 등 15개 항목 140개 세부지표 종합평가 결과 최고 평점을 받아 '대상'에 선정됐다. 법률소비자연맹이 21대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회 상임위원회 출석률(100%)과 법안 투표율 모두 1위에 올라 '기본에 충실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영석 의원은 지역 정치와 중앙 정치에서 국민을 찾아가는 '소통'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기본·책임·성실 지켜"

의정 활동과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정치인의 책임이자 의무지만 공무 또는 개인적인 각종 사유로 국회 회의장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를 빈번하게 볼 수 있다. 국회의원은 회의 전 출석 여부에 따라 불출석 신고 등 사전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기본 절차를 지키지 않는 '무단결근'도 발생한다. 서 의원은 "회의에 참석하고 투표하는 기본 책무를 다한 것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민의 삶의 문제를 결정하는 국회의원의 권한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은 지역 정치와 중앙 정치에서 국민을 찾아가는 '소통'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는 각종 행사와 현안 점검 때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국회의원으로도 유명하다. 적게는 하루 1~2개, 많게는 7~8개씩 일정을 소화하는 국회의원들은 초청 행사나 주최 행사마다 중도에 자리는 뜨는 것이 일종의 어쩔 수 없는 '관례'로 인식되지만 서 의원은 소통 현장의 시작과 끝을 같이하며 이해 당사자 의견을 듣고, 꼼꼼히 적고, 공부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민생 살리는 과제 찾아

소통의 시작과 끝을 함께

'생활밀착'과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하는 이런 진정성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은 것일까? 서 의원은 재선 도전에서 난관을 뚫고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서 의원의 지역구인 부천시는 22대 총선에서 기존 4개 선거구가 3개로 줄어든데다 중진 현역 의원들이 다수 경합한 최대 격전지로 꼽혔다. 서 의원은 경기 부천시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8만5815표를 획득했으며 부천시 3개 선거구 중 가장 높은 61.13%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해 민생을 되살리겠다는 각오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소통과 협치로 의료대란 갈등 풀어야"

그러나 22대 국회 출발은 녹록치 않았 다. 의대 증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 비상 상황 해결을 위한 청문회 등 계속된 국회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퇴로 없는 의정 갈등'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서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 및 민주당 의료대란특위 위원으로서 지속적인 설득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정치적 이해를 떠나 모든 정당, 직역이 협력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빨리 응답해야 한다"는 그는 여야를 막론한 정치계와 정부, 직역이 참여하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6월부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변이가 재유행하면서 의료 비상 상황에 기름을 부었다. 세계적으로 우수함을 자랑했던 의료현장엔 의료진도, 치료제도, 의료 설비도 부족한 악순환이 계속됐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안일한 코로나19 감시체계와 치료제 공급 부실 문제를 짚었다. 그는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재확산 징후가 감지됐지만 정부가 제대로 예측을 하지 못해 아픈데도 치료제를 구할 수가 없다"며 "정부는 코로나19 감시체계를 개선하고 치료제 공급 방안과 중증환자 치료 계획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 생애주기와 밀접한 민생법안에 초점

의료대란에 사회적 관심과 행정력이 집중됐지만, 삶과 직결된 민생 과제 해결도 미룰 수 없었다. 서 의원은 21대 국회에 이 어 22대 국회에서도 최초로 가족돌봄 청소년들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일명 '영케어러 지원법 제정안'(가족돌봄 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아픈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들이 간병 문제로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학업을 중단 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서 의원은 "고령화 시대에 돌봄은 가장 막중한 사회적 의제 중 하나"라며 "고령이나 질병으로 쓰러진 가족을 간병하느라 벼랑 끝에 내몰린 청소년의 미래를 지켜주기 위한 법 제정이 조속히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서는 ‘출산 전후 지원 패키지 법안’(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및 고용보험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저출생과 양육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출산 전후 지원 패키지는 배우자가 출산 및 근로자 난임치료 시 유급 휴가기간을 30일로 확대해 초기 출산과 육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서 의원은 "현행 배우자 출산휴가 10일로는 가족간 충분한 유대와 안정감 속에서 출산과 양육을 하기 어렵다"며 "난임이나 불임으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근로자에게도 보다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초고령 사회의 존엄하고 평화로운 죽음을 화두로 던져 ‘웰다잉 지원 제도화’를 위한 입법과 의견수렴에도 나서고 있다.
 
공동체의 발전과 번영은 한 사람의 건강한 삶을 지탱하는 안정과 안전에서 나온다. 서 의원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국민의 건강한 삶, 생명, 안전과 밀접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국가의 공적 책임과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활발히 추진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빛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는 그의 시선이 보건복지와 관련 산업의 사각지대를 들춰 묵은 난제를 양지로 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부천시갑) 의원 

성균관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구생약국 대표약사, 1995년부터 제2,3,4대 부천시의원, 2014년 제9대 경기도 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20년 21대와 2024년 22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22대 유일한 약사 국회의원이며 부천시약사회장, 대한약사회 정책기획단장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