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료기기 선진입 필요하나 환자 안전·근거 신뢰도 중요"
정부, 새로운 의료기기 시장진입 절차 개선방안 공청회 개최
정부가 혁신적 의료기기의 시장 즉시 진입을 위한 제도개선을 마련 중인 가운데 환자 안전 문제와 임상근거의 신뢰성 담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명옥 의원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는 '2024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절차 개선방안 공청회'가 2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에서 열렸다.
혁신의료기기 허가 시 의료현장 즉시 사용...3년 후 평가
주제발표에 나선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오상윤 과장은 "강화된 임상평가를 통해 충분한 안전성을 담보하면서 절차 간소화 등 신장진입 관련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새로운 의료기기가 신속하게 환자에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의료기기, 기술 분야가 나타나고 우리나라에서 최초 개발되는 의료기기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현행 시장진입 제도는 신기술의 특수성 과 산업발전의 속도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 과장에 따르면 기존 임상시험 자료 중심으로 평가 및 허가하던 것을 임상경험과 국내외 임상문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혁신적 신의료기기 허가 시 독립적 활용도가 높은 새로운 의료기기 품목들(식약처 지정)에 대해 특정 대상 질환을 명시해 허가할 계획이다.
또한 혁신적 신의료기기를 새로운 의료기술에 사용할 경우 비급여 대상 기술로 고시해 의료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3년 사용 후 일괄적으로 신의료기술평가 및 건강보험급여여부 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제도와 달리 신의료기술평가 이후에도 사용불가 판정 없이 기술의 우수성을 등급별로 구분해 평가한 대중에 공개하고, 임상현장에서 실사용 중 환자 사고 등 안전문제 발생 시 퇴출기전도 마련한다. 환자 안전사고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필요하면 직권으로 의료기술평가도 실시한다.
오 과장은 "충분한 선진입 기간을 확보하고 신의료기술평가 후에도 지속 사용할 수 있도록해 산업 활성화를 기대한다"며 "환자와 소비자는 적응증과 사용방법 등이 뚜렷한 혁신적 의료기기를 신속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가기관인 식약처는 선진입이 요구되는 품목은 업계와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사전 선정 후 고시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 성홍모 과장은 "품목선정 고시는 최소 1년에 2번, 산업계와 의료계, 환자단체 등을 대상으로 정기적 수요조사를 진행해 업데이트를 하려고 한다"며 "품목 전면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특정 분야 전면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과장이 예로 든 선진입 대상 의료기기는 디지털치료기기, 인공지능 적용 진단보조기기, 체외진단기기 등이다.
혁신의료기기 시장 진입 중요하지만 '검증'은 더 중요
패널토론에서는 환자 안전성 담보와 임상 근거 신뢰성을 우려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검증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매우 영세하다 보니 검증을 완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의약품의 경우 전문성을 갖고 임상진행을 하지만 이에 비해 의료기기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기는 의료를 모르는 공학자들이 개발하는 경우가 있고, 임상 수탁업체들은 영세해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곳도 있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고 결국 환자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임 교수는 "근거에 대한 믿음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냐의 문제가 있다"며 "신청자가 선진입 의료기술을 적용하면서 수집한 자료를 제3자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의료현장에서 누가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효과가 나와야 한다. 현재 평가유예로 들어오는 기술들을 보면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임 교수는 환자가 본인 비용을 부담하고 기술을 적용받는 만큼 동의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가 후 선진입해 3년간 사용되는 기간동안 자료를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대표도 유사한 의견이다. 유 대표는 "새로운 의료기기 선진입은 양날의 칼이다. 생명,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만큼 정보가 더 자세하게 오픈돼야 하고 교육도 있어야 한다"면서 "식약처가 수요조사를 해서 안전성을 검증하면 복지부가 즉시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겠다는데 소비자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 진입에 대한 기준이 있으면 반드시 퇴출 기준도 있어야 하고 소비자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제도개선 노력 환영...산업계도 자정 노력 필요
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회 임재준 부위원장은 "비급여가 남용된다던지 완벽하게 검증되지 못한 기술을 환자에게 사용하게 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사회 시스템이 매우 발전돼 있다. 의료진들이 이를 남용하지 않고 윤리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임 부위원장은 "비급여를 통제하면서 엄밀한 심사를 통해 허용해주는 소위 '네거티브시스템'이 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경쟁 속도가 중용한 상황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개선방안을 고민해 준 것 같다"며 "산업계도 제도에 맞춰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근거창출을 하지 않고 비급여로 시장에 진입해 매출만 올리려는 기업은 있어서는 안된다. 퇴출기전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식약처가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복지부 오상윤 과장은 "패널토론을 통해 지적된 문제들 중 동의서 중복 작성에 대해서는 기관간 협업을 통해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고지하고 동의를 구할 것인지 제도개선을 하겠다"고 답했. 그는 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사고 발생 시 반드시 퇴출시키도록 하겠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