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헬스케어 900억 유입...VC 대신 사모펀드 '큰손'으로
8월 비상장 헬스케어 투자 종합 | 9개 기업 932억원 확보...전년 동기 대비 400억 순증 MHG, 바이오헬스케어 초기 투자서 600억 조달 '최초'
2024년 8월에도 국내 비상장 헬스케어 기업에 9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7월보다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헬스케어에서 다시 톱픽(Top-pick·최선호주)이 나왔다.
MHG는 시리즈A에서 600억원을 모았다. 규모 자체도 상당한데 2차 투자도 예정돼 있다. 벤처캐피탈(VC)들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며 나타나는 비상장 투자시장 빈자리를 전략적투자자(SI)나 사모펀드들이 채우는 모습이다.
16일 히트뉴스 자체 집계 및 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상장 헬스케어 기업 9곳은 올해 8월(주금 납입일 기준) 총 932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곳, 553억원) 대비 조달을 성사한 기업 수는 소폭 줄었지만 조달 규모는 4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메디컬 컨설팅을 목표로 하는 MHG가 시리즈A에서 무려 600억원의 조달 성과를 냈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초기 투자에 해당하는 시리즈A에서 600억원의 조달 성과를 낸 건 MHG가 처음이다.
MHG의 투자금은 전량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가 책임졌다. 앵커PE의 그간 투자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바이오 헬스케어 비중이 없거나 낮았다. 이번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움직였다.
MHG가 조달한 해당 투자금은 다만 MHG 내부에서 기업 성장에 온전히 쓰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과 함께 곧바로 타기업 지분 인수를 위한 출자가 이뤄졌다. 시리즈A 새 역사를 썼지만 이를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 섹터에서 자금을 조달한 '펀딩'으로 인정할 지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MHG는 지난 8월 메타랩스와 그 종속회사인 메타케어가 보유한 계열회사 테크랩스의 주식 전량을 양수했다. 해당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MHG가 초기 기업이며 별다른 수익 구조가 확립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최근 조달한 시리즈A 투자금으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MHG는 지분을 양수받은 메타랩스와 특수관계로 묶인다.
MHG 외엔 바로팜이 150억원을 모으며 준수한 조달 성과를 기록했다. 바로팜은 약국 경영을 위한 토탈 플랫폼(doctor/pharmacy networking) 사업을 운영한다. 이번 자금 조달은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 투자) 단계다.
바로팜 창업주인 약사 출신 김슬기 대표는 약사들에게 의약품 주문 통합 플랫폼을 제공해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바로팜의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사업 모델 연착륙 이후 지속 성장을 위한 그림을 완성해 조만간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일부 기업들은 100억원 미만의 조달 성과를 냈다. 올라운드닥터스가 약 70억원을 모았고 다른 기업들의 조달액은 소규모에 그쳤다. 투자 시장을 주도하는 벤처캐피탈 (VC)들이 '클럽딜' 방식으로 공동투자 성과를 내던 과거와 달리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