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약값 300만원…급여화 청원 등장한 '오페브'
방혜림 기자의 약물 큐레이션(Curation) 노력성 폐활량 연간 114㎖ 감소… 오페브, 위약군 대비 93㎖ ↓
간질성 폐질환(PF-ILD)에 대해 정부가 보장성 강화 대상 질환으로 언급한 데 이어 '오페브(성분 닌테다닙)'의 급여화를 요청하는 국민 청원이 등장하며 장기 미등재 약제인 오페브가 급여 등재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은다.
PF-ILD는 간질이라고 불리는 폐포를 연결하는 벽에 염증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폐가 굳는 섬유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폐 섬유화증이 심해지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PF-ILD 중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발성 폐섬유증(IPF)이며, 증상은 △호흡곤란 △마른기침 및 가슴의 불편감 △피로감 등이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호흡부전이 발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른다.
오페브는 IPF 병변의 필수적인 작용기전을 나타내는 섬유아세포의 증식, 이동, 변형 등에 중요한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치료제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특발성폐섬유증(IPF)의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
2020년 PF-ILD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특발성폐섬유증의 치료 △전신경화증 연관 간질성 폐질환 환자의 폐 기능 감소 지연 △진행성 표현형을 나타내는 만성 섬유성 간질성 폐질환의 치료 등 3개의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에 따르면, 오페브는 IPF 환자 5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에서 노력성 폐활량(FVC) 연간 감소량이 114㎖로 207㎖인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수치를 보이며, 평가 변수를 충족했다.
PF-ILD 환자 663명이 참여한 'INBUILD' 임상시험에서 FVC 감소량이 81㎖로, 188㎖인 위약군 대비 폐기능 감소 위험을 57%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오페브는 2016년에 이어 2021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재상정됐지만, 비급여 약제로 결정돼 장기 미등재 약으로 남았다. 회사는 올해 2분기에 오페브의 급여 등재를 재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보장성 강화 대상 질환으로 PF-ILD를 언급함으로써 급여 등재에 긍정적인 기대가 있었다. 아울러 지난 18일 '비급여 약제 오페브의 급여화 요청에 관한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오페브를 써야만 하는 상황인데 비급여 약제라 한 달 약값이 300만원이다. '돈 없으면 죽는다'라는 말을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장인의 한 달 급여와 맞먹는 금액을 평생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암담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부디 비급여 약제 오페브의 급여화를 이뤄달라"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8월 17일까지 5만명의 동의가 있어야 성원을 이룬다. 청원이 오페브 급여 재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