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짬바', 벤치마킹이 만들어낸 '첫 입술염증' OTC
주간제약 | 동화약품 '큐립 연고' 적응증 끌어내기+선행 해외 제품 연구 곁들였다 기존 스테로이드 저격(?)하는 '립스틱과 따로 또 같이' 콘셉트도 엿보여
최근 나온 동화약품의 구각염 치료제 '큐립연고’ 출시 소식은 단순 보도자료에 머물기에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다. 허가 4년만에 출시된 제품이라서는 아니다. 의약품의 표준제조기준과 해외 약전 참고 등에서 고민하면서 국내에서는 쉽게 나오기 어려운 제품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먼저 동화약품이 보낸 보도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도자료 안에는 담기지 않은 혹은 담기지 못한 큐립의 흥미로운 대목이 다수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번 '주간제약’은 보도자료가 담고 있는 숨은 의미와 그 뜻을 추론해 본다.
동화약품은 국내 유일 연고 제형 입술염 치료제 '큐립연고’를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큐립연고는 입술 갈라짐, 입술 짓무름, 구순염, 구각염 등 유병 기간이 길고, 재발률이 높은 입술 트러블에 치료 효과가 높은 다섯 가지 복합 성분(에녹솔론, 알란토인, 피리독신염산염, 토코페롤아세테이트, 염화세틸피리디늄수화물)이 함유된 복합제다.
동화약품이 20대부터 60대까지 총 6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입술트러블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5% 이상이 최근 1년 사이 입술 트러블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80%로 가장 많았고, 40대 70%, 30대 65.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양한 입술 트러블 증상 중 입술 갈라짐 증상을 호소한 이들은 약 76%였으며 한 달 이상 입술 트러블을 겪은 이들은 10명 중 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입술 트러블 증상 치료에 적당한 의약품 부재로, 립크림이나 립밤 등 화장품을 대체재로 사용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큐립연고는 입술염 치료를 위한 국내 유일의 일반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상 1일 수회 적당량을 질환 부위에 바르기 때문에 입술 트러블 증상 발생 시 립밤처럼 수시로 사용 가능하다.
또 반투명 연고 제형의 큐립연고는 발라도 입술이 붉어지지 않고 사선 용기와 상쾌한 프레쉬로즈향을 적용해 위생적으로 입술에 바르기 쉽고, 산뜻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전까지 입술 트러블로 고통을 겪는 이들이 사용할만한 의약품이 부재했었다"며 "동화약품이 이번에 출시한 국내 유일의 연고 제형 입술염 치료제 큐립연고를 통해 갈라진 입술, 짓무른 입술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의약품 큐립연고는 가까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히트뉴스 보도자료 작성 형식에 맞게 문장부호 등만을 수정함.
이 제품에서 처음 알 수 있는 대목은 그동안 입술염(구각염)으로 나온 제품이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하는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효능효과 내 '구각염’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제품은 500품목이 넘는다. 하지만 이들 제품의 경우 전문의약품으로 염증 치료를 하거나 구각염 증상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계 제품의 수가 제법 많다. 달리 말하면 구각염 자체를 일반약 시장에서 하나의 '질병’으로 여기는 경향이 크지 않았다는 뜻이고, 동화약품이 이를 끌어내는 방식을 최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의 첫 포인트’다.
이는 또다른 OTC 강자인 동국제약의 전략과도 유사하다. 동국제약은 리포지셔닝과 기존 적응증 중 일부를 강조해 편의성과 주목도를 높인 제품을 출시하기로 유명하다. 세인트존스워트 혹은 센텔라아시아티카 등을 사용한 제품을 리포지셔닝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동화약품은 편의성이나 소비자 만족도, 디자인 등의 측면을 그리고 기존 제품의 개선을 통해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를 만들어냈다. 이런 차원에서 큐립은 동화의 OTC 전략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여겨진다.
아래의 단락에는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바로 성분이다. 염증을 낮춰주는 에녹솔론, 비타민B6라고 불리며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낮추는 피리독신, 보습성이 높은 알란토인, 항산화와 자외선손상 등을 막는 토코페롤 아세테이트, 살균효과가 있어 가글제에도 쓰이는 염화세틸피리디늄수화물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성분이 쓰였는데 이들의 규격을 활용한 약전을 찾아보면 토코페롤과 피리독신은 한국 약전, 에녹솔론은 유럽 약전, 알란토인과 염화세틸피리디늄은 미국 약전에서 각각 규격을 가져 왔다. 다양한 약전 등재 성분 속에서 조각을 맞춰가며 조합하는 동화약품의 기존 장점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특히 해당 제품 중 일부 성분은 일본 내 구각염 치료를 위한 제3류 의약품의 주성분으로도 쓰인다. 시세이도의 '모아립', 멘소래담의 '메디컬립NC'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중 멘소래담의 경우 피리독신, 토로페롤, 세틸피리디늄, 알란토인과 글리시레틴산이 활용되는데 여기에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을 첨삭하면서 국내 기준에도 적합한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또 하나의 '킬포인트’다.
그 뒷 문장에는 제품을 만든 경위가 자세히 나와 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총 6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입술트러블 관련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65% 이상이 최근 1년 사이 입술 트러블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80%로 가장 많았고, 40대 70%, 30대 65.8% 순이었다.
실제 사용층인 20대가 구순염과 구각염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반영해 향과 연고라는 제형을 사용해 순하지만 꾸준히 쓸 수 있는 잇치 같은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나오는 보도자료의 한 마디는 여기에 쐐기를 박는다. 반투명 연고로 기존 립밤 등과 같이 사용해도 티나지 않는 방향으로 제품을 기획했다는 뜻이다. 더욱이 스테로이드 연고의 경우 사용시 빈도는 다르지만 입술의 변색과 관련한 부작용 이슈도 있다. 스테로이드의 경우 2주 이상 사용이 어려운 측면 역시 자연스레 저격하듯(?) 1개월 이상의 치료기간을 둔다는 소비자 조사 결과와 '하루에도 다회 사용 가능'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보도자료의 내용을 종합하면 자연스럽게 '립밤 혹은 립스틱’과 함께 사용해도, 단독으로 사용해도 괜찮은 젊은 층을 메인으로, 나머지에게도 먹힐 수 있는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었다는 뜻으로 정리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이 향후 일반의약품 명가로 4000억원 매출의 효자상품이 되기 위해 고민한 새 제품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과연 전략과 고민을 거듭한 큐립은 동화에게 효자상품이 될 수 있을 지 앞으로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