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 혁신방안으로 환자대변인제 도입 등 검토
의료개혁특위 산하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원회서 논의 환자단체, 새로운 개혁 방향 의미...의료감정 교차·복수검증제 기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장 노연홍) 산하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원회'에서는 지난 12일 △의료사고 예방 및 소통 활성화 △감정·조정 시스템 개선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하고 전문위 검토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방향'을 검토했다.
➊ 의료사고 예방 및 소통 활성화 방안
전문위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의료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의료기관의 사전적 대응, 사고발생 시 환자와 의료진 또는 의료기관과의 소통을 통한 갈등 증폭 방지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관련 개선책을 논의했다.
의료기관에 설치하도록 법에 규정된 '의료사고 예방위원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병원장이 당연직 위원장을 맡아 기관 책임을 강화하고, 진료과별 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의료사고 예방‧감시 기능을 내실화하며, 위원회 활동 실적 등을 분쟁조정 절차에서 참작하는 개선안을 검토했다.
또한 사망 등 중대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환자-의료인 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외사례를 참고해 사고 경위 설명, 위로·유감 표시 등 제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➋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정·조정 시스템 개선
감정과 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조정절차 전반에 걸쳐 공정성, 객관성을 높이는 혁신방안도 살펴봤다.
무엇보다 환자입장에서 공정성의 문제를 제기하였던 감정 기구 구성과 논의방식 개선방안을 우선 검토했다. 감정부 구성을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무작위 배정 방식을 채택하고 감정의 방향과 결론을 좌우할 수 있는 감정 쟁점 선정 시에도 환자‧소비자, 법조 등 非의료인 감정위원이 질의 등을 통해 쟁점을 우선 선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소송 등 조정 이후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로 활용되는 감정서에도 당사자가 제기한 쟁점을 충실히 반영하고, 감정부 논의 시 소수의견 기재 절차 등을 명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의학적 정보와 지식이 부족한 환자가 분쟁조정 절차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사고의 실체와 쟁점 등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의료사고 초기부터 피해자의 관점에서 전문 상담을 수행하고 감정 쟁점 선정 등을 조력하는 (가칭)‘환자 대변인제’ 신설도 논의됐다.
< 환자 대변인 도입 모델 예시 >
‣ 권한 및 역할: 피해자 관점 초기 전문 상담 및 감정 쟁점 선정, 감정 결과 설명 등 조력
‣ 운영 대상: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영구장애 발생 등 중상해 발생 사건
‣ 운영 주체: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의료전문변호사, 중재원 감정·조정 참여 경력자 활용 검토
※ (참고 사례) 노동위원회 중재 업무 관련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권리구제 대리제도
- (대상) 월 평균임금 300만원 미만 근로자 희망 시 무료 대리인(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선임
- (대리인의 역할) 이유서(답변서) 작성․제출, 심문 회의 답변 등 근로자를 위한 법률적 지원
또한, 감정의 의학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사망, 중상해 등 감정 난도가 높고 복잡한 사건은 의료인 감정위원을 현재 2인에서 3~4인까지 확대하여 교차‧복수 검증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의료사고의 복잡성, 전문성 등을 고려해 감정위원단 풀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감정 표준화를 위한 빅데이터 구축, 감정위원을 대상으로 한 주기적 교육강화 등을 통해 감정의 품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충실하고 수용성 높은 조정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한 차례에 그치는 조정 협의를 한 차례 더 확대하고, 환자, 의료인(의료기관)이 조정의 근거로 활용되는 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신청에 따라 재감정, 추가·보완 감정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불복 절차를 신설할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의료분쟁 조정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의료분쟁 조정제도 운영 모니터링 및 제도개선을 제안할 별도 기구를 설치·운영(예시: 옴부즈만)하고 감정 및 조정 결과 등을 국민, 환자, 의료기관 등에 공개하여 ‘의료분쟁 조정제도’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제고하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이 같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특위 산하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원회’에서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방안’을 구체화하고 각계 의견수렴을 거친 후 8월 말 제6차 특위에 관련 입법계획을 함께 보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사고 예방 및 소통 활성화, 감정·조정 시스템 개선 방안을 포함한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검토 방향은 그동안 의료분쟁 제도개선 관련해 의료계의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주장과 환자·소비자·시민단체의 입증책임 전환 주장이 팽팽히 맞서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황에 새로운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환단연은 특히 (가칭)환자 대변인제 신설과 중대한 의료사고 의료감정 교차·복수 검증제도 도입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이번 혁신방안에 사망·중상해 등 감정 난이도가 높고 복잡한 사건은 의료인 감정위원을 현재 2인에서 3~4인까지 확대하는 중대한 의료사고 의료감정 교차·복수 검증제도가 포함된 것은 의료감정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단연은 "이번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검토 방향”에 대한 논의와 발표가 환자와 의료계 모두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의료사고 감정과 조정‧중재의 절차 및 결과의 객관성‧공정성 등 공신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이뤄졌다"면서 "의료분쟁 조정제도 혁신 검토 방향은 환자와 국민이 요구하고 있는 의료사고 입증책임 전환 논의를 대체할 수 없으며 나아가 의료계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위한 사전 조치가 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