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스턴에 깃발 꽂은 KB인베, 글로벌 바이오텍 투자 정조준"
바이오 전문 VC | ③ KB인베스트먼트 국찬우 KB인베스트먼트 상무 인터뷰 "전문성 갖춘 국내외 바이오 투자심사역 8명 보유" "바이오텍 투자 진행 시 CMC·사업성·임상 가능성 등 종합 평가"
벤처캐피탈(VC) 신약개발 바이오텍의 동반자
① 솔리더스, 우수 바이오 심사역 보유… "지금이 바이오텍 투자 적기"
② "8600억 메가펀드 결성,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2000억 이상 투자"
③ 국경 넘어 빅픽처 그리는 KB인베스트먼트
[끝까지HIT 10호] "2016년 K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바이오텍 투자에 있어 그림자 같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기 보다는 바이오텍 투자 분야에서 그림자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국찬우 KB인베스트먼트 상무(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바이오 투자심사역으로서 달성하고 싶은 향후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KB인베스트먼트(이하 KB인베)는 운용자산(AUM) 규모를 비롯해 투자금 회수(Exit) 부문에 이르기까지 최상위 투자 회사로서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찬우 상무는 카네기멜론대(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의료 정책 관리(Healthcare Policy Management) 석사를, 플로리다대(University of Florida)에서 의료 서비스 리서치(Health Service Research) 박사 수료 및 정책연구원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MS헬스(IMS Health·현 아이큐비아)의 인수합병(M&A) 분야 전문가, 삼성서울병원 미래혁신센터 전략 기획 책임으로 근무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의 전문성을 쌓았다. 산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국찬우 상무는 지난 2016년 KB인베에 합류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KB인베는 지난해 9월 미국 보스턴에 현지 바이오텍 투자에 특화된 지사를 설립했으며, 최고투자책임자인 국 상무는 보스턴지사장을 역임하게 됐다. 그는 국내에서 역량 있는 바이오 투자심사역들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보스턴 지사 업무 수행을 위해 주기적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끝까지HIT>는 국찬우 상무를 만나 KB인베의 바이오텍 투자 철학과 향후 투자 계획을 들어봤다.
오름테라퓨틱·리가켐바이오·아벨테라퓨틱스 등 바이오텍 투자
"바이오텍 투자 진행 시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건 임상 가능성"
국 상무는 KB인베의 최고투자책임자로 △바이오투자그룹 △PE투자그룹 △글로벌투자그룹 △보스턴지사 등의 투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국 상무는 "KB인베에 합류했던 2016년에 국내 바이오텍 투자가 집중됐던 시기였다. KB인베는 2016년부터 바이오텍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B인베는 국내 바이오텍과 동반성장 해왔다"고 밝혔다.
KB인베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3조1000억원(5월 기준)이다. 전체 AUM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다. 현재 드라이파우더(Dry powder·미소진 자금)는 9000억원 정도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외 스타트업에 연간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연 3000억원 이상의 신규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인베는 그동안 △오름테라퓨틱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스파크바이오파마 △지니너스 △프로티움사이언스 △아벨테라퓨틱스(Arvelle Therapeutics·현재 안젤리니파마) △오디세이테라퓨틱스(Odyssey Therapeutics) △브라이트피크테라퓨틱스(Bright Peak Therapeutics) △하이쿠바이오사이언스(Hyku Biosciences) 등 국내외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그렇다면 KB인베의 바이오텍 투자 철학은 어떨까. 국 상무는 "최근 바이오텍 투자 진행 시 임상 가능성을 가장 먼저 살펴보고 있다. 과거 일부 투자자들은 기술의 화려함에 현혹돼 현실 가능성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해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KB인베는 투자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실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제조공정(CMC), 상품화, 사업성, 임상 가능성 등을 기반으로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기회를 정확히 판단해 투자 성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국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KB인베가 투자한 모든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은 소중하다. 회사가 투자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요소는 소통"이라며 "저를 포함한 여러 바이오 심사역들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창업가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바이오 심사역 8명 보유
"전문성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 채울 것"
국 상무는 미국 의료 정책 연구 및 삼성서울병원 전략 기획 업무 등 경험이 바이오 심사역으로 근무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 및 헬스케어 분야는 가장 보수적인 시장이다. 국내외에서 약을 개발하려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서 정책 방향성의 이해, 의료 서비스 및 제약 생태계, 급여 시스템 등 포괄적인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며 "'헬스케어 이코노미스트(Healthcare economist·헬스케어 경제학자)'로서 질환 기반의 급여 정책을 연구했고, 관련 신약이 출시됐을 때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현재 KB인베는 국 상무 외에도 △김일한 바이오투자그룹장 △김원제 본부장 △신민식 본부장 △김석영 디렉터△고혜연 책임심사역 △박정민 책임심사역 △아파라지타 발라지(Aparaajita Balaji)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등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서 우수한 심사역들을 보유하고 있다.
국 상무는 "우선 김일한 그룹장은 생화학 기반의 특허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김원제 본부장은 바이오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신민식 본부장은 글로벌 제약 시장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김석영 디렉터는 임상 전문성 및 사업개발(BD)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정민 책임은 기초 연구 기반의 섬세한 분석 능력을, 고혜연 책임은 바이오 공학 기반의 전문성을 쌓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완성된 모습의 현재 바이오팀을 만들기까지 약 4년의 시간이 걸렸다. 팀을 만들기 위한 키워드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자'였다"며 "분야가 겹치지 않는 이들 심사역의 전문성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KB인베는 앞으로도 이 같은 문화를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C로부터 투자 받으려면 '본질적 가치' 중요성 깨달아야"
2022년부터 국내 신약 개발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규모가 예년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도 연일 들려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오텍들이 VC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국 상무는 "VC로부터 원활한 투자 유치에 성공하려면 본질적 가치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즉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바이오 투자의 경우 글로벌 사업개발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마일스톤(Milestone), 인력 구성 계획 등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KB인베는 혁신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 상무는 "현재 미국에서 신규 ADC를 활용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희 포트폴리오 기업 한 곳이 연내 임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신규 ADC 영역에서 링커(Linker)도 중요하다. 링커가 페이로드(Payload)의 결합(Combination)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링커를 보유한 바이오텍은 M&A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KB인베는 지난해 9월 설립한 미국 보스턴지사를 통해 글로벌 유망 바이오텍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긴밀한 소통, 블루칩(Blue chip)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초기 단계의 기업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보스턴지사를 설립했다는 게 국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보스턴지사 설립 후 △오디세이테라퓨틱스 △브라이트피크테라퓨틱스 △하이쿠바이오사이언스 △비토리아바이오테라퓨틱스(Vittoria Biotherapeutics) 등 바이오텍에 투자했다"며 "올해 말까지 추가로 1명의 현지 인력을 채용해 현지 심사역 2명을 확보하고, 미국 바이오텍 투자 시장에 특화된 지사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찬우 KB인베스트먼트 상무 프로필
□ 학력
ㆍ2001.08~2005.12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 학사
ㆍ2007.08~2008.08 카네기멜론대학교 이학 석사
ㆍ2009.08~2011.08 플로리다대학교 리서치 어시스턴트(Research Assistant)
정책연구원 및 박사 수료
□ 경력
ㆍ2011.11~2012.05 삼정KPMG 시니어 컨설턴트(Senior Consultant) 의료산업 컨설팅
ㆍ2012.06~2014.06 아이큐비아(IQVIA) 사업·기업 개발(Business/Corporate Development)
ㆍ2014.07~2016.04 삼성서울병원 미래혁신센터 전략기획 책임
ㆍ2016.04~현재 KB인베스트먼트 상무(C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