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헴리브라, 조기요법시 관절질환에 두개내출혈도 예방"
4~5세 참가 연구 AOZORA 참여 시마 미도리 교수 "현재까지 사용 약제 중 최선의 선택지"
"제8인자 제제 예방 요법은 일찍 시작하면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결과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헴리브라를 혈우병 진단 이후부터 사용한다면 관절건강 유지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혈우병 환자의 사인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두개내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조기 요법의 큰 이점이라고 봅니다."
국내 급여 출시 1년만에 혈우병 A형 치료제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헴리브라가 향후 유소아를 비롯한 혈우병의 중요 합병증 중 하나인 관절질환에서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활동성 저하 및 투여 복잡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소아 환자에게 더욱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관심을 모은다.
일본 나라의대 시마 미도리 교수는 최근 열린 '헴리브라의 급여 1주년 관련 기념 심포지엄'에서 히트뉴스 등 의약전문지와 만나 헴리브라를 통한 예방적 요법이 유소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마 미도리 교수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혈우병 전문가로 헴리브라의 후향적 장기 관찰 연구인 AOZORA 연구에 참여한 책임자다.
소아과 전문의기도 한 시마 교수는 이 날 혈우병 환자의 관절 출혈 및 관련 질환에서 헴리브라가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실제 혈우병 환자가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는 관절질환이다.
혈우병성 관절질환은 관절 안에 출혈이 생기면서 시작되는데 피가 나기 시작하면 헤모시데린(혈액 속 철 관련 색소)이 활막에 침착돼 사이토카인의 발생과 활막염 발병을 부른다. 이로 인해 활막이 두꺼워지면 신생혈관이 증가하며 관절 내 출혈이 반복되기 쉬워진다. 특히 활막염이 진행되면 뼈조직을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증가해 연골과 뼈가 변성되고 파괴되면서 환자의 관절 움직임이 크게 불편함을 느낀다.
여기에 8번 응고인자의 항체 발생도 중요 합병증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결핍된 응고 인자를 투여하는 혈우병 치료제의 경우, 치료제의 응고 인자를 이물질로 인식해 활성을 중화하는 억제제가 나타난다. 중증 혈우병A형의 약 30%가 이같은 증상을 겪는데 억제제가 발생하면 응고 인자 제제의 효과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사라져서 치료가 어려워지는 상황도 벌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헴리브라를 사용했을 때 출혈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시마 교수의 말이다. 시마 교수는 "기존의 FVIII 제제는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주 2-3회 또는 격일로 정맥 투여가 필요했지만 이는 혈관 접근이 어려운 소아나, 주사에 지원이 필요한 고령자, 집에서 주사를 맡는 보호자(일본에서는 혈우병 치료제의 재택 주사가 가능)에게도 부담을 줄이면서 피하주사라는 점에서 반감기가 기존 FVIII 제제의 10~15시간보다 훨씬 긴 30일로, 투여 간격도 1~4주에 한 번으로 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기존 제제보다 높은 최저치(trough) 값(15% 상당의 제8번응고인자 활성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헴리브라를 투여하는 환자의 2/3가 출혈이 없었고 출혈 발생 빈도도 1년당 1~2회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특히 헴리브라의 비항체 소아 혈우병 환자 대상 'AOZORA 연구'에서는 이른 나이에 헴리브라 예방요법을 투여한 경우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었고 연부조직의 관절의 병적 이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운동, 업무, 학교 생활에 지장을 덜 수 있다고 시마 교수는 전했다.
헴리브라 시판 후 조사인 4상 임상으로 8번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가 없는 12세 미만의 소아 A형 혈우병환자를 대상으로 145주차까지의 결과를 모아 장기 안전성 데이터와 관절건강을 확인한 임상. 총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1차 평가요소는 이상반응 등의 안전성 지표와 관절 건강과 기능이었으며 HJHS(Hemophilia Joint Health Score) 점수 및 MRI를 통해 확인한 IPSG(International Prophylaxis Study Group) 점수를 활용함. 또 Exploratory endpoint로는 치료를 요하는 연평균 출혈률(ABR)을 기준으로 함.
기존 HOHOEMI 임상에 포함되었던, 6년간 헴리브라를 투여한 군과 AOZORA 임상에 새로 등록된 환자 20명(평균 4~5세)를 대상으로 했으며 145주차 기준 26명의 환자 중 42.3%인 11명에서 IPSG 결과가 1주차에서 145주차까지 정상수치인 0으로 확인됨.
이 중 90%의 임상 참가자가 헴리브라 투여 이전 8인자 예방요법을 진행했으나 8명은 헴리브라 투여전인 1주차부터 활액 유출(effusion)이 있었으며 145주차에는 11명으로 증가함.
임상 시행 당시 활막 비대(Synovial hypertrophy)와 헤모시데린(hemosiderin)의 경우 나이가 어린 소아 환자가 8인자제제로 예방요법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헴리브라 투여전인 1주차부터 29명 중 7명의 환자에서 확인됨. 145주간 헴리브라 투여 후 확인된 7명 중 5명의 환자에서 활맥 비대와 헤모시데린이 모두 관찰되지 않으며 2명에서는 활맥 비대와 헤모시데린이 감소하며 개선되는 것을 확인함.
성인 환자의 경우도 유사하지만 특히 유소아 환자의 경우 또래집단에서 주사자국이 보이는 우려와 정맥주사 과정에서 혈관을 찾지 못해 투여가 어렵다는 점 등이 문제로 꼽히는 데, 긴 반감기로 시간은 물론 상처로 인한 불안감도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마 교수는 현재 임상을 진행한 유소아가 향후 나이가 들었을 때의 수술 부담 등을 덜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아직 추적 관찰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헴리브라를 투여한 소아 환자의 경우 3년 동안 관절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태가 유지된다면 30대 혹은 40대가 된다고 하더라도 좋은 관절상태를 유지해 수술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현재 다케다, 사노피 등 글로벌 빅파마의 혈우병 A형 치료제 사이에서 헴리브라가 좀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마 교수는 "종합적으로 이야기하면 현재까지 헴리브라가 가장 좋은 치료제라고 본다. 약제의 유효성 면에서 보면 타사의 한 약제가 최저치 기준 15% 정도의 응고인자 활성도를 유지할 수 있어 헴리브라와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면서도 "해당 제제의 경우 주 1회 정맥투여가 필요하고, 항체 발생의 위험성이 있는 반면 헴리브라는 피하주사로 4주 1회로 피하주사 투여가 가능하다. 항체발생 위험 없이 항체, 비항체 환자에게 모두 사용가능한 것을 고려한다면 헴리브라가 현재로서는 좀 더 좋은 선택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