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영 교수팀, 산모·신생아 항생제 사용과 신경발달 관련성 규명
성균관대 약대, 하버드·MIT 규제과학 연구진 및 국내 의대 간 공동연구 의학 분야 글로벌 학술지 'BMJ'에 연구결과 게재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 연구팀(공동 1저자 최아형 박사, 이혜성 연구교수, 공저자 정한얼 박사)은 국내 산모ㆍ신생아 연계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모 및 신생아에서의 항생제 사용과 어린이의 신경발달장애 발생 간의 관련성을 구명한 연구 결과를 지난 22일 세계적인 학술지 'British Medical Journal(BMJ, (Impact Factor=107.7)'에 게재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산모의 임신 중 항생제 사용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적장애, 언어장애, 뇌전증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후 6개월 이내 신생아의 항생제 사용 역시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적장애, 언어장애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았으나, 뇌전증 발생 위험의 경우 1.13배 증가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어린이의 신경발달장애는 최근 전 세계적인 유병률 및 질병 부담의 증가로 인해 주요 공중보건학적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신경발달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적장애, 언어장애 등이 있다.
신주영 교수팀은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뇌가 관장하는 중추신경계와 장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장내 미생물이 발달하는 태아 또는 신생아 시기 동안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된 바 있다"며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의 항생제 사용률이 매우 높고, 산모 및 신생아에서의 항생제 사용에 대한 안전성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관련 연구 수행이 시급한 실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 교수팀은 △강원대병원/강원의대 신경과 이서영 교수 △서울대병원/서울의대 정신과 권준수 교수 △일산백병원/인제의대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 △고려대병원/고려의대 최영준 교수 등 연구진과 함께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산모ㆍ신생아 연계 건강보험청구자료를 활용했고, 산모와 신생아에서의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신경발달장애의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산모와 신생아 코호트를 각각 구축해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에는 약 12년간(2009년-2020년) 출생한 어린이 약 400만 명이 연구 대상으로 포함됐고, 연구팀은 임신 중 또는 생후 6개월 동안 항생제 사용 여부에 따라 산모 및 신생아의 성향점수 매칭 및 형제자매 코호트를 구축했다. 또, 성향점수 매칭 코호트는 다양한 교란 요인들을 고려하기 위해, 형제자매 코호트는 유전ㆍ환경적 요인들을 고려하기 위해 구축했다.
연구 결과, 성향점수 매칭 코호트 내에서는 산모 및 신생아의 항생제 사용이 신경발달장애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형제자매 코호트 연구 결과, 임신 중 산모의 항생제 사용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적장애, 언어장애, 뇌전증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6개월 신생아의 항생제 사용 역시 마찬가지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적장애, 언어장애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뇌전증의 경우 1.13배 증가시킨다는 관련성을 확인했다. 특히, 생후 더 일찍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와 더 긴 기간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에서 그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신주영 교수는 "의약품 처방 및 사용에 있어서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임신부와 신생아 인구집단을 위한 안전성 근거를 생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연구라고 생각한다"며 "감염이라는 질환 자체도 산모 및 태아의 건강결과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임상지침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생후 6개월 신생아의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뇌전증 발생의 상대적 위험이 높게 나온 점은 주의해야할 만한 결과이지만, 항생제 사용 여부에 따른 뇌전증 발생의 절대적 위험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항생제 처방을 지양하기 보다는 반드시 항생제의 치료적 위험-편익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다만, 항생제 장기 복용과 생후 초반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린이의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제과학인재양성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