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제약사 경영, 실적은 우상향인데 사기는 '우하향'
제뉴원ㆍ서울제약 등 인수 후 실적은 업계 익숙치 않은 효율성 제고 vs 기존 구성원간 관행과 충돌
최근 맥쿼리자산운용이 제뉴원사이언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모펀드의 제약사 인수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경영기법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역할에 강점이 있다고 말하는 반면, 신약 개발 등을 비롯한 비용 지출과 정성적 문제에서 경영 상황을 오직 효율성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뉴원사이언스 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맥쿼리PE 측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가운데 사모펀드를 비롯한 투자업계의 제약업계 진출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제뉴원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사모펀드가 등장한 대표적 제약사 경영 참여 사례로 꼽힌다. 2020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를 인수한 뒤 설립했다. 당시 제뉴원사이언스 내 이사 8명 중에는 4명이 IMM PE 소속으로 실제 경영에 참여했다.
제뉴원사이언스 설립 이후 실제 회사 실적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이다. 2021년 제뉴원사이언스는 개별 기준 매출 2169억원에서 2022년 2471억원, 2023년 2861억원 등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40억원 상당 영업손실을, 2022년 75억원 이익, 2023년 108억원으로 이익을 늘렸다. 위수탁 사업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2년만의 정상화인 셈이다. 제뉴파마는 상승세가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매출액 만큼은 2021년 478억원에서 2023년 1281억원으로 급격히 뛰었다. 3배 가까이 오른 판관비 만큼 매출도 크게 뛰어오른 셈이다.
물론 또다른 사모펀드 인수 회사인 서울제약은 제뉴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경영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다. 서울제약은 2020년 최대주주였던 황우성 회장 등 9인이 큐캐피탈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였던 큐씨피13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지분 44.68% 약 379만여주를 양도하며 큐씨피13호가 경영에 본격 참여한 케이스다.
인수 이후 회사는 개별 기준 2021년 404억원, 2022년 500억원을 기록한 뒤 올해 524억원까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57억원 영업손실에서 2022년 17억원, 2023년 12억원 등을 기록했다. 급변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3년 전에 비하면 개선된 수치다.
여기에 2016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 매출 및 매출원가를 허위로 계상하고 외부감사를 방해하는 등의 혐의로 회사가 약 2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혼란스러웠던 점을 감안하면 3년간 실적은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업계는 이같은 결과 값을 봤을 때 장단기 여부를 떠나서 사모펀드의 긴급 수혈이 제약업계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오너십만으로 위기감을 겪거나 회사가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함에도 무작정 경영을 이어가는 것보다 투자업계가 회사를 인수하고 정상화시키면서 체계를 구축해 선순환 시키는 것이 업계에서도 더욱 바람직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실적 문제와 별도로 제약업에서는 사모펀드의 경영 방침이 업계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출을 우선시 하다 보니 제약업계의 일반적인 마케팅과 영업방식,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문제에서 늘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실제 사모펀드 측과 함께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의를 해보면 제약업계의 규제 상황이나 영업실정과 다소 다른 발언을 할 때가 많다. 제약업의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설명을 하고는 있지만 이 쪽 업계의 특유의 분위기에 문제를 삼는 경우도 있다"며 "상대방이 그 분위기에서 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우리가 완전히 뜯어고친다 해도 그게 맞는 것이 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조심스레 전했다.
특히 제네릭 출시 과정에서 가성비가 낮다는 이유로 허가 후 판매를 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내부적 불만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