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약제학회, 새 집행부 맞아 '글로벌학회' 속도전

작년 학술대회 500명 돌파 힘입어 해외 전문가 초청도 추진 나노의약품, 마이크로니들, 유전자치료제 전달기술 등 소개

2024-03-30     이우진 기자

작년 학술대회 덩치를 키운 한국약제학회가 새 집행부를 맞아 국제학회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세계적인 전문가를 연자로 초청하는 것 이외에 해외 참가자를 유도하면서 학술대회를 비롯해 그 규모를 더욱 키우는 등 산학연정을 잇는 학회의 이름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약제학회는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전을 밝혔다. 학회는 회원수 1200여명에 달할 만큼 약학계에서는 큰 규모를 갖췄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제약바이오의 제제연구 및 생산부문 전문가가 대거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현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비롯해 규제당국 출신 인사들도 몸담은, 약학 관련 단일 학문분야에서 최대 규모의 학술단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신기술 기반의 의약품 개발과 학문적 성과를 실제 상업화 과정으로 옮기고 식약처의 인허가 과정에서의 정책 자문을 맡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3년 학회지인 '저널 오브 파마슈티컬 인베스티게이션'은 IF 5.5 수준으로 SCIE 학술지 상위 20% 안에 들기도 했다.

한효경 한국약제학회장

한효경 동국대 교수를 필두로 새 집행부는 "국제화에 힘을 쓰겠다"고 밝혔다. 총무위원장인 윤유석 성균관약대 교수는 "학회가 지난 해에 이어 국제적 학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초대 연자가 단순히 외국 전문가임을 떠나 외국에서도 참석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세계적 위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약제학회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도 기존 300명 수준에서 코로나를 거쳐 지난해 500명이 넘을만큼 규모가 늘었다. 수년 전부터 AI를 이용한 제형 개발 등을 비롯해 최근 세계 시장에서 화두인 나노의약품 등을 주요 주제로 선정하면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은 데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와 공동 세션을 비롯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대 J.알론소 교수 등 세계적인 전문가를 끌어들이면서 덩치와 학술대회의 질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4월 과학의달 기념 심포지엄, 9월 제제기술워크숍, 11월 국제학술대회 등 산학연정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수 있는 모임의 장을 만들며 관계자들을 한 데 아우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학술대회에서는 식약처 내 최초 허가 제형 등을 소개하면서 업계 내에서 향후 제품 개발과 인허가에 필요한 정차 등을 설명해 주목받기도 했다.

제일 먼저 4월 12일 열리는 심포지엄에는 △김용희 한양대 교수 △이동기 성균관대 교수 △최연호 고려대 교수 △박철훈 제주대 교수 △강지현 전북대 교수 △김정환 영남대 교수 △김건수 큐로셀 대표 △정영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신미경 성균관대 교수 등이 자리해 자가로킹 마이크로니들 첩부제, 흡입형 약물 전달체계, 유전자 및 세포치료제를 위한 나노입자의약품, CAR-T 치료제를 위한 제형 구성 등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토론하는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윤유석 교수는 "여세를 몰아 학술대회 규모를 더 키우고, 국제학술대회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외국 청자들을 유치하는 데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은 우리와 가까운 아시아 지역 연자들의 참석을 유도하면서 향후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권 참석자들을 늘려 점차 덩치를 불리겠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같은 노력은 결국 업계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사무총장을 맡은 이윤석 경상국립대 교수의 설명이다. 약제학이 순수과학이 아닌 응용과학이자 제약바이오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학문이기에 연구 결과가 결과적으로 국민이 좋은 의약품을 복용하는데까지 확장된다는 뜻이다.

약제학 개념을 넓히는 노력도 기울인다. AI 관련 이슈는 물론 지난해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인 에임메드의 '솜즈'를 소개하는 등 약물 전달과 관련된 부분을 끊임없이 다루면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물론 관련 연구에 종사하는 학도들까지 끌어안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