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산∙학 만큼 규제 기관 투자도 이뤄져야

한국규제과학센터, '제1회 규제과학 미디어포럼' 개최 김강립 교수 "FDA 비해 환경 열악, 개선 된다면 심사 질 향상 기대"

2024-03-14     황재선 기자
김강립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특임교수가 13일 한국규제과학센터가 개최한 제1회 규제과학 미디어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황재선 기자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R&D 주체인 기업과 대학뿐만 아니라 규제 및 보험당국의 심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투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한국규제과학센터(센터장 박인숙)은 1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스카이홀에서 제1회 규제과학 미디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식약처장인 김강립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특임교수가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을 밝히는 규제과학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강립 교수는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성장하기 위해선, 규제기관이 단순히 규제를 통해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것이 아니라 이를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식약처가 민원인들이 규제의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도록 돕고,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 서비스를 동반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시장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FDA에 비해 우리나라 심사 인력은 1/35 수준에 불과하고, 항암 신약을 기준으로 심사 수수료도 1/35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수수료 상승을 통해 우수 심사 인력을 영입하고, 심사 조직 편재를 더 크게 운영할 수 있다면, 많은 민원인들이 원했던 고품질 심사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식약처는 인공지능(AI) 활용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등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선도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소개됐던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 'SOMZZ(솜즈)'를 개발한 '에임메드'와 2호 품목 'SleepCure(Welt-i)' 개발사 '웰트'의 사례를 들며, 유관 허가 임상 가이드라인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하는 등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참고하도록 표준으로 자리잡았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 'AI 의료기기 가이드라인'은 FDA 보다 우리나라가 먼저 발표했다. 식약처는 2021년 의료기기 규제당국자 포럼(IMDRF)에서 의장을 맡아 수행해 이 가이드라인을 국제 표준으로 만드는 성과를 이뤘다"며 "실제로 그 이후 허가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규제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역량이 바뀌면 관련 산업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중요한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기업들이 원하고 있는 산업 친화적인 규제기관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규제기관 심사 인력들이 느슨한 태도를 가지는 건 절대로 능사가 아니다. 규제기관의영향력이 감소함과 동시에 기업과 함께 공멸하는 등 바이오헬스 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기준은 국제 수준으로 타이트하게 유지하되,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규제과학의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규제과학을 '바이오헬스 산업 인프라로 정부∙기업∙학계가 함께 길을 만들며 목적지를 향해 하는 여행'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정책 담당자들이 이런 이해를 가지고, 본질적으로 업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투자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규제과학센터가 이 목적을 수행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규제과학센터 박인숙 센터장은 "많은 분들이 규제과학이라는 용어를 쓰고 계시지만, 이를 해석하는 데 있어 각자 원하는 바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되고 있다"며 "이번 규제과학 미디어포럼이 규제과학에 대해 밀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식약처가 가고자하는 규제과학 목표점을 함께 달려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