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올해는 의료용 마약 관리 'RMP'에 담는다"

채규한 마약안전기획관 "제조‧수입업자 역할 커졌다" 제약사 규제 부담 우려엔 "제도 효율화 차원"

2024-02-07     이우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용 마약류' 관리를 위해 제약바이오업계가 하고 있는 '위해성관리계획(RMP)'에 안전을 위한 조치를 추가할 계획이다. 업계가 RMP를 두고 규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전달 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6일 식약처 전문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 의료용 마약류 관리 방향과 함께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채 기획관은 먼저 "마약사범 수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가 더이상 마약류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제 마약류 사범 수는 2022년 1만8000명에서 2023년 11월 2만5000명으로 증가했다"며 "실제 드러나지 않은 암수율(평균적으로 약 28~30배 수준)을 적용하면 최대 100명당 1명이 마약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 기획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용 마약류 관리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환경상 '졸피뎀'이나 '프로포폴' 등 의료용으로 쓰이는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의 접촉 빈도가 높은 이유에서다.

그는 "올해 시행을 앞둔 중독 예방이나 재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다수 있다. 그 중 RMP와 연계해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의료용 마약류를 쓰는 환자들이 중독자로 전환되지 않으려면 진단, 처방, 조제, 투약 단계에서 적절한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위해성관리계획(Risk Management Plan, RMP)이란?

신약, 희귀의약품 등 식약처장이 정하는 의약품의 경우 환자용 사용설명서, 안전사용보장조치 등 식약처 장이 정하는 위해성 완화 조치방법을 포함하는데, 이를 포함한 종합적인 의약품안전관리 계획을 RMP라고 말한다. 시판 후 발생한 부작용 감시 등을 시작으로 의료진 및 환자 대상 조치 등 다양한 사항을 포함하며, 의약품 제조ㆍ수입업체는 제품을 판매한 이후 해당 계획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실제 RMP에 마약류 관련 내용이 도입된 국가의 경우 환자에게 그 위험성을 강조하고 중독을 막을 수 있는 조치가 포함돼 있다. 일본의 경우만 해도 RMP를 통해 의료용 마약류 처방 및 조제시 '환자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설명하라'라는 글귀가 들어있는 등 적극적으로 규정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국내에서도 환자용 설명서 및 의료진용 설명서 등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는 이들에게 중독 문제가 생길 경우 어디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함께 담는다던지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게 채 기획관의 설명이다.

채규한 마약안전기획관

채 기획관은 "RMP 제도를 활용해 의료용 마약류 제조ㆍ수입업자들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약사 등 의료용 마약류 제조ㆍ수입업자의 부담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RMP가 환자의 의약품 투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막기 위한 안전조치로 의무인 것은 맞지만, 이미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역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큰 의무를 부여할 경우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채 기획관은 "규제가 더 많아지는 게 아니라 기존의 체계를 좀 더 효율화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한다고 보면 된다"며 "외국 사례와 국내 상황을 같이 살펴보면서 우리 보건의료 전달체계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실제 RMP 내 의약품 제조ㆍ수입업체 즉 제약사의 위해성 완화 조치 방법에는 '환자용 혹은 전문가용 설명자료 또는 교육자료' 및 일반적인 정보 전달만으로는 어려운 경우 필요한 조치사항을 담은 '안전 사용 보장 조치' 등의 사항이 있다, 이 과정을 제약사가 좀 더 책임감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식약당국이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마약류 관련 RMP 의무를 철저히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마약 문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당국과 업계가 어떤 방법으로 RMP에서의 해답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