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베리 대체제 '도베실산'은 쑥쑥… 콜린 대체제, 성장판 닫혀

2023 원외처방액 분석 | 재평가 직격탄 맞은 빌베리건조엑스·콜린알포세레이트 대체제 수급 불안·급여 삭제 이슈 안고 컸나… 6월 콜린 환수율이 관건

2024-01-26     이우진 기자

지난해 급여 퇴출과 소송 등의 이슈로 제약업계를 가장 떠들썩하게 했던 망막병증 치료제 '빌베리건조엑스' 성분 제제를 두고 대체제로 여겨졌던 '도베실산' 제제가 전년 대비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데 조금은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면 몇 년째 꾸준히 자리를 지켜오는 인지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대체제는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니세골린' 등 일부 제제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멈춰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6월 환수율 인상이라는 이슈가 있는 이상 이들 제제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히트뉴스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빌베리건조엑스의 대체제로 여겨지는 도베실산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대체제로 여겨지는 니세골린, 이부딜라스트, 이펜프로딜, 시트콜린 성분 제제 제품의 원외처방액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흐름이 보였다.

먼저 7개 회사 중 3개가 급여 퇴출되며 시장에서 가장 큰 대안 처방으로 여겨졌던 도베실산은 시장 내 31개 제제의 원외처방액이 2023년 361억원으로, 전년 281억원 대비 약 29%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 각 제품으로 봐도 삼성제약, JW신약, 오스코리아제약 등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처방액이 올랐다. 특히 수혜를 많이 받은 제품은 아주약품의 '도베셀'이었는데, 같은 기간 104억원을 기록하며 동일 성분 중 유일한 100억원대 품목으로 진입했다. 전년 매출 대비 증가액도 27억원에 달해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빌베리건조엑스의 대안인 도베실산의 성장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던졌던 바 있다. 이는 현재 빌베리건조엑스를 둘러싼 상황이 다소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도베실산 이슈는 2021년 정부에서 빌베리건조엑스와 실리마린 성분(밀크시슬) 제제에 대한 급여 삭제 결정을 내린 이후 시작된 소송전 결과, 3개 군 7개 회사 중 4개 회사만이 제품 급여를 지키는데 성공하면서 제제의 절반이 사라지는 것으로 귀결됐다.

이 가운데 빌베리건조엑스 성분 제제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실제 가처분 기간 중 일부 회사가 제품을 포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원료 특성상 제품을 제때 생산하지 못해 도베실산으로 자사 영업 방침을 변경한 곳까지 있다. 그러나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라는, 만성질환에 가까운 질환 특성상 처방이 갑작스럽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추론이었다.

그 결과 도베실산이 급격한 성장을 거두면서 사실상의 '풍선 효과'를 보인 셈이다. 다만 지난해 12월경부터 급여를 살린 회사들의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2023년과 같은 성장이 올해도 이어질 것인지는 의문이 남는 상황이기도 하다.

 

니세골린 말고는 '고른 약'도 없다
콜린알포세레이트 대체제는 결국 '제자리걸음'

반면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선별급여 이슈 속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대체제로 여겨졌던 제품들은 별달리 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일동제약의 '사미온'과 한미약품의 '한미니세골린'이 포진한 니세골린 제제는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사미온의 경우 2023년 약 58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전년 52억원 대비 5억원 조금 넘게 오르는데 그쳤다. 물론 증감률로 따지면 10%대이지만, 청구액만 매년 3000억원이 넘는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비하면 아직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처음 진입한 한미니세골린의 경우에도 2023년 2억원 상당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다른 제제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한독의 '케타스'는 12억원 상당의 처방액으로 2022년과 큰 차이가 없었고, 종근당의 '딜라스트'는 처방액이 2000만원 아래로 급감했다. 유통되는 품목이 1개 제제만 있는 영풍제약의 '프로딜'과 부광약품의 '소마지나' 역시 전년 대비 각각 3%가량 줄어든 1억원대 초반의 처방액에 그쳤다.

특히 해당 품목은 정부에서 과거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도인지장애 선별급여화 추진 당시 언급됐던 대표적인 대체제다. 그럼에도 이같은 실적 부진은 결국 의료 현장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범용성을 넘어설 제제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그나마 남아있던 주요 대체제인 '아세틸-L-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 등마저 의약품 지위 상실과 급여 삭제라는 조치를 맞이한 탓에 수익성과 공급성이 제일 나은 콜린알포세레이트 말고는 다른 제제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귀결된다.

다만 정부가 오는 6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환수율을 인상할 예정인 상황에서 이를 피하기 위해 시장 내 다른 제제를 선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같은 '대체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한쪽은 사랑받고, 또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향후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전개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