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OCI그룹과 통합… 창업 2세 임주현 사장 승계 굳혔다
지배구조 분석 | 임주현 사장+OCI 일가 → OCI홀딩스 →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OCI홀딩스에 내줘 고 임성기 회장 장녀 임주현 사장,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 1대주주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제약업계에 대(大)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국내 제약업계 후발주자로 등장했지만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그리고 업계 최초로 조 단위의 대규모 글로벌 기술수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한미약품그룹이 소재ㆍ에너지 대기업인 OCI그룹과 통합하기로 나서면서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는데, 향후 새로운 50년의 역사의 첫 페이지를 OCI그룹과 통합으로 써 내려간 것이다. 국내 제약업계만 놓고 볼 때 이종 산업과 결합 사례는 전무했던 만큼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은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1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 계약은 △한미사이언스 구주 현물 출자 계약 및 그에 따른 OCI 홀딩스 신주 발행 △한미사이언스 주식양수도 계약 △한미사이언스 신주 발행 및 이를 OCI홀딩스가 인수하는 계약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두 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는 OCI그룹의 지주회사인 OCI홀딩스가 자리하게 된다. OCI홀딩스 아래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놓이게 된다. 하지만 OCI홀딩스 주주 구성만 놓고 본다면 한미약품 창업 2세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OCI홀딩스의 1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을 통합하는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 2세인 임주현 사장과 OCI그룹 3세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각자 대표로서 각각 '제약ㆍ바이오' 사업 부문과 '첨단소재ㆍ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을 맡게 된다.
먼저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과 통합을 위한 구조를 살펴보면 코스피 상장사인 OCI홀딩스가 역시 코스피 상장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2065만1295주(지분율 27.03%)를 약 7703억원에 취득한다. 취득 예정 일자는 오는 6월 30일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주식 114만1495주를 OCI홀딩스에 현물 출자한다. 이를 통해 송영숙 회장은 OCI홀딩스 신주 38만6017주를 부여받게 된다. 송 회장의 장녀인 임주현 사장은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563만4810주를 OCI홀딩스에 현물 출자한다. 이를 통해 임 사장은 OCI홀딩스 주식 190만5515주를 부여받게 된다. 즉 송 회장과 임 사장은 보유하고 있는 총 677만6305주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OCI홀딩스에 현물 출자하고, OCI홀딩스 신주 총 229만1532주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OCI홀딩스는 현물 출자를 통해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가 보유 중이던 구주를 확보하는 대가로 OCI홀딩스 신주를 부여하기 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을 대상으로 단행한다. 해당 유상증자의 규모는 2528억원 규모다. OCI홀딩스 측은 "현물 출자 가액 합계인 2527억5617만6500원과 총 신주 발행 금액 2527억5597만9600원의 차이는 단주로 인한 것"이라며 "해당 차액은 OCI홀딩스가 출자자들(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에게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3년 3분기말 기준 OCI홀딩스의 최대주주는 OCI그룹의 창업 2세 중 한 명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지분율 7.31%)이다. 이화영 회장은 고(故) 이회림 명예회장의 삼남이다. 이우현 회장은 고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손으로 OCI홀딩스 지분율은 6.55%다. OCI그룹 창업자 일가로 구성된 OCI홀딩스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8.67%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인 송 회장과 임 사장이 각각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구주를 현물 출자함으로써 확보하게 되는 OCI홀딩스 신주의 지분율은 각각 8.6%와 1.7%로 총 10.4%에 달한다. 해당 신주 발행으로 인해 OCI홀딩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기존 28.7%에서 25.7%로 3%포인트(P) 낮아지게 된다. OCI홀딩스만 놓고 봤을 때 최대주주 측은 OCI그룹 창업주 일가지만, 1대주주는 임주현 사장(지분율 8.6%)이 된다. OCI홀딩스 최대주주인 이화영 회장의 지분율은 6.64%로 낮아지고, 이우현 회장의 지분율 또한 5.87%로 떨어지게 된다. 향후 OCI홀딩스에 대한 양 그룹간의 지분율을 비교하면 OCI그룹 창업주 일가는 25.7%를,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가 10.4%를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이는 향후 OCI홀딩스 최대주주 측의 지분 변동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있다.
두 번째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은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744만674주를 OCI홀딩스에 양도한다. 해당 주식 양수도 가액은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이를 추정해 볼 수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세 번째로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는데, 약 2400억원 규모다. OCI홀딩스가 현물 출자를 통해 확보하는 한미사이언스 주식 677만6305주(2528억원), 주식 양수도 계약을 통해 확보하게 되는 744만674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게 되는 643만4316주(2400억원)의 신주 등을 합하면 총 2065주1295주가 된다. OCI홀딩스는 해당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약 7703억원을 들인다고 했다. 따라서 송영숙 회장을 포함한 3인이 한미사이언스 구주 매각을 통해 취득하게 되는 현금은 2775억원에 달한다. 송 회장은 이 구주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상속세를 납부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 내용을 종합해 보면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총 2065만1295주(구주+신주)를 ①현물 출자(677만6305주 구주) ②주식 양수도(744만674주 구주) ③제3자배정 유상증자(643만4316주 신주) 등 3가지 방식으로 취득한다. 그 결과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지분율은 27.03%가 되게 된다. 임주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기존 10.2%에서 2.0%로 8%P 낮아진다. OCI홀딩스를 놓고 보면 위 ①현물 출자를 통해 임주현 사장이 OCI홀딩스 지분 8.6%를, 송영숙 회장이 OCI홀딩스 지분 1.7%를 보유하게 된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에 따른 지배구조는 '임주현 사장ㆍ송영숙 회장(이하 OCI홀딩스에 대한 지분율 10.4%) + OCI그룹 창업주 일가(지분율 25.7%)' → OCI홀딩스 → 한미사이언스로 재편된다.
송영숙 회장은 현물 출자와 구주 매각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보유 주식 대부분을 OCI홀딩스에 넘긴 만큼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어 이번 두 그룹 간의 통합을 통해 임주현 사장이 OCI홀딩스 1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승계는 장녀인 임 사장으로 정리되는 셈이다. 향후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에 따른 새로운 출발과 도전, 혁신의 염원을 담아 브랜드(사명 및 CI) 통합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