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창업주 2세 조규석·최지현 사장 승진… 새 챕터 연 삼진제약
부사장으로 승진한 차남·차녀의 이사회 진입 여부에도 관심 쏠려
작년말 별도기준 자산총액 4047억원, 매출 2740억원의 삼진제약에 새로운 챕터가 열렸다. 조의환ㆍ최승주 회장이 1970년 12월 삼진상사를 공동 설립한 뒤 1972년 대한장기약품을 인수, 삼진제약으로 상호를 변경, 성장 발전한 회사는 반세기를 넘어 공동 창업주의 두 자녀가 리더십의 정점에 올랐다.
공동 창업주의 장남과 장녀가 내년 1월부터 사장직을 맡을 예정이며, 공동 창업주의 차남과 차녀도 회사 주요 직책을 맡는다. 삼진제약은 2024년 1월 1일부로 조규석 부사장(경영관리 및 생산 총괄)과 최지현 부사장(영업 마케팅 총괄)을 각각 사장으로 임명하는 경영진 인사를 포함, 임직원 111명의 승진을 단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2년 전부터 부사장직을 수행 중인 조의환 회장의 장남과 최승주 회장의 장녀의 사장 승진이다.
1971년생인 조규석 사장은 미국 텍사스대에서 회계학 석사를 취득하고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으며 삼진제약 입사 후에는 경영관리, 기획, 회계 업무 등을 맡아왔다. 최지현 사장은 1974년생으로 홍익대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삼진제약에 입사해 마케팅과 영업 등을 담당했다.
새 사장 선임과 함께 눈여겨 볼 이는 신임 부사장에 오르는 조규형 전무(영업 총괄본부장)와 최지선 전무(경영지원, 기획,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다. 조규형 전무는 1975년생으로 회사에서 기획 및 영업 관리 등을 맡았었다. 동갑인 최지선 전무는 우성식품 홍보 및 마케팅부장, 이큐버스 대표 등을 역임한 뒤 삼진제약에서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조 회장의 차남과 최 회장의 차녀다.
회사 측은 "조규석 사장과 최지현 사장은 사내이사로서 사장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대표이사인 최용주 사장과 보폭을 맞춰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내용만 보면 이번 공동 창업주 자녀들의 사장 및 부사장 승진은 최근 몇 해동안 꾸준히 진행된 삼진제약의 2세 경영 승계 행보의 일환이기도 하다. 실제 조규석 신임 사장과 최지현 신임 사장은 삼진제약 입사 시점 등은 다르지만, 2022년 함께 부사장에 오르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조규형 부사장과 최지선 부사장 역시 함께 전무로 올랐던 바 있다.
중요한 지점은 이사회다. 이번에 사장직에 오를 조규석 사장과 최지현 사장은 현재 삼진제약 이사회에 속해 있는 멤버다. 현행 삼진제약의 등기임원을 보면 앞서 둘과 조의환ㆍ최승주 회장, 최용주 사장 등 5명이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3명은 한상범ㆍ황광우 중앙대 약대 교수, 고기영 대주회계법인 회계사 등 사외이사다.
삼진제약의 정관상 이사회 관련 규정을 보면 '회사의 이사는 3인 이상 8인 이내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이사의 수는 최대로 늘릴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사외이사 3인은 이미 2025~2026년까지의 임기를 보장받는 상황이다.
조규석 사장과 최지현 사장은 부사장인 현재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는 상황이다. 조규형 부사장과 최지선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인데,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향후 이사회 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내이사 임기가 3년임을 감안할 때 조 부사장과 최 부사장도 창업주 일가로서 적당한 시점에 사내이사로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승진 인사는 여러 해 이슈가 됐던 하나제약 지분 문제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제약은 최근 몇 년간 삼진제약 지분을 확보하는데 '진심'을 보였다. 2020년 3월부터 삼진제약의 주식을 사들였는데, 그 결과 하나제약과 하나제약의 창업 2세 조동훈 부사장, 조혜림 전 자금부 이사, 조예림 GBD 부본부장 등 하나제약 측이 2022년 삼진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제약의 지분율은 6.71%, 조혜림 전 이사가 3.19%, 조예림 본부장이 2.17%, 조동훈 부사장이 1.02%에 달한다. 모두 합치면 하나제약 측의 삼진제약 지분율은 총 13.70%다.
그러나 하나제약 측은 삼진제약 주식 매수와 관련해 경영 참여 목적이 아닌 '단순 투자'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여기에 2년 주기로 이어진 승진과 삼진제약 주요 주주들이 조 회장 및 최 회장에 우호적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를 다급한 승계 과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삼진제약 관계자 역시 "이번 사장 진급은 하나제약의 지분 문제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 창업주의 두 자녀가 함께 사장 자리에 오르며 현 최용주 대표와 함께 '3톱' 체제를 만들 삼진제약은 내년 완연한 세대 교체의 수순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의환ㆍ최승주 두 공동 창업주의 50년간의 아름다운 동행처럼 조규석ㆍ최지현 두 창업 2세들이 협력해 어떻게 회사를 성장 및 발전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