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약가소송+ 제네릭공세... 이중고 겪는 '포시가' 한국 철수하나

AZ, 타운홀서 품목허가 취소계획 공지한 것으로 알려져 510억 규모 대형 품목 취하하면 당뇨 시장 들썩 전망

2023-12-11     이현주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포시가(성분 다파글리플로진)'가 품목허가 취소를 계획하고 있어 주목된다. 500억원 규모의 원외처방액을 기록 중인 대형 품목인 만큼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8일 타운홀 미팅에서 회사의 대표 품목 중 하나인 포시가의 품목허가 취소 계획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기는 내부적으로 검토 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한금액 인하를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인 데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과당 경쟁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만약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의 품목허가를 취소할 경우 약가 이슈로 잘 나가는 대형 품목이 선제적으로 철수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으로 유비스트 기준으로 작년 51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때문에 올해 4월 7일 특허 만료와 함께 국내 수십여곳의 제약사에서 후발약을 출시했다. 과장되게 표현하면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제품을 보유하지 않은 국내사를 찾기 힘들 정도다.

또 포시가는 제네릭의 진입으로 5월 1일자 상한금액 인하가 고시됐다. 734원에서 53.55%에 가산을 적용한 514원으로 낮아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상한금액 조정 고시를 두고 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현재까지 734원의 약가가 유지되고 있다.

포시가의 운명은 소송과 함께 꼬이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제네릭은 당뇨병 치료제로만 허가 및 처방되고 있어 오리지널의 임상적 가치와 편익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며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 적응증을 가진 약제임을 피력했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환자에게 더 나은 임상적 가치를 제공하려는 회사의 노력과 의지가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달 앞서 숙원이었던 3제 요법 등 급여기준 확대에 성공했던 터라 아스트라제네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고, 만성심부전과 신장병으로의 급여기준 확대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복합제는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SK케미칼과 공동으로 포시가와 시타글립틴 복합제인 '시다프비아'를 내놨고(이노엔과 공동판매), 일동제약에서 포시가와 '온글라이자(성분 삭사글립틴)'의 복합제 '큐턴'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의 국내 판매는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포시가가 철수를 결정하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SGLT2 억제제 신약인 대웅제약의 '엔블로'가 존재감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고, 또 다른 경쟁약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또 포시가 제네릭뿐만 아니라 DPP4 억제제 계열에서도 당뇨약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처방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타운홀에서 포시가 품목허가 취소 계획을 밝혔고, 얽혀있는 이슈들이 있어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C형 간염 치료제가 매출이 하락하면서 허가를 취소한 사례는 있었지만, 현재 대형 품목을 철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당뇨 시장이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