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메가트렌드, 비만 치료제… "국내 바이오텍 도전장 내밀어"
글로벌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각광받아 펩트론·프로젠·올릭스 등 비만 치료제 개발 나서
글로벌에서 세마글루타이드ㆍ터제파타이드 등 GLP-1(Glucagon like peptide-1) 계열 비만 치료제가 각광 받으며 메가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여러 바이오텍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30% 성장해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 잠재력에 주목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자체 개발 및 공동 개발을 통해 비만 치료제 개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 △프로젠 △지아이바이옴 △올릭스 △인벤티지랩 △글라세움 등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약효지속형 미립구 제형 제조 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를 보유한 펩트론은 GMP 인증 생산시설 및 자체 연구소를 갖추고 있는 바이오텍이다. 회사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중 당뇨ㆍ비만 치료제인 'PT404'는 전임상 단계에서 한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진행 중이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펩트론은 서방형 기술을 적용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의 4주 제형, '젭바운드(성분 터제파타이드)'의 4주 제형을 개발 중"이라며 "1주에서 4주로 개선된 제품에 대한 파트너십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젠과 지아이바이옴은 지난 7월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프로젠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과 지아이바이옴의 항비만 및 대사질환 마이크로바이옴의 병용에 대한 공동 연구 수행에 나선다. 이를 통해 체중(복부 비만과 내장 지방) 감소 효과가 극대화된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올릭스는 지난달 비만 치료제 'OLX702A(개발코드명)'의 영장류(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효력시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 측은 "OLX702Aㆍ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 병용 투여군에서 우수한 요요현상 완화, 체지방률 감소, 복부둘레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지난달 세계 비만체중관리학회(WOC 2023)에서 당뇨 및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세마글루타이드 1개월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21'의 비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는 독자적인 'IVL-DrugFluidic' 기술을 적용해 1개월 장기지속형 처방을 고도화하고 있다.
글라세움은 최근 경구용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SG4112'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SG4112는 비만을 비롯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고지혈증,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글라세움이 개발 중인 비마약성 물질로, 현재 임상 2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텍들이 비만 치료제 개발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려면 사업의 방향성 및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의 지속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기술사업화 또는 환자에게 비만 외 심혈관질환 혜택 등 추가적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LP-1 RA 치료제에 불응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작용기전을 통한 비만 치료로 접근할 것인지 또는 병용투여를 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비만 치료제는 시장 규모가 거대한 만큼, 시장 전부를 노리는 전략보다 시장을 세분화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