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소외질환신약개발재단, 회선사상충치료제 공정개발
"회선사상충증은 시력 손상·실명 유발…소외계층 특히 취약" "저소득국가 위해 신규 공정 개발·비용 절감 나서…원료 공급도 예정"
코오롱생명과학(대표 김선진)은 국제 비영리단체인 소외질환신약개발재단(Drugs for Neglected Diseases initiative·DNDi)과 '회선사상충 치료제의 저비용, 지속가능 공정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양측은 보건복지부·빌&멜린다 게이츠 재단·한국 바이오 기업이 공동 출연한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의 감염병 연구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협약은 중저소득국의 감염병 분야 보건 형평성 증진을 목적으로 보건복지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및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출연으로 설립된 라이트재단의 제품 개발 연구비 지원을 받는다. 라이트재단은 다자간 협력, 실수요자 참여 등을 촉진하며, 호흡기계 감염병, 소외 열대 질환 등 15개 감염병에 대한 연구 과제를 선정 및 지원해 오고 있다.
회선사상충증은 감염시 강한 가려움, 시력 손상 또는 완전 실명까지 일으킬 수 있는 질병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실명을 많이 일으키는 감염 질환으로 꼽힌다. 환자 대부분이 중저소득층인 열대 지방 소외계층으로 구성돼 있어, 회선사상충증 신약 개발에 있어 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번 협약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은 동물용 구충제로 사용되는 '옥스펜다졸(Oxfendazole)'을 인체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양산하는 공정을 개발한다. 회사는 향후 2년간 고순도 옥스펜다졸의 제조공정을 개발하며, 중저소득국가가 도입 가능한 수준으로 생산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결정화 연구와 연속 공정 개발 등을 함께 진행하며, 향후 신약 임상과 상업화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할 전망이다.
DNDi는 지난 2022년 탄자니아에서 완료된 임상 1상에 이어, 오는 2026년까지 임상 2a상을, 2030년까지 임상 2b/3상을 각각 완료할 계획이다. 또 토지 구충병·만소넬라증·로다증 등을 대상으로도 옥스펜다졸을 평가할 계획이다.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코오롱그룹의 핵심 미션 중 하나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의 합성신약의 임상시험용 시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글로벌 확대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 협약을 맺게 됐다"며 "이번 협약이 결실을 맺어 시력 손상과 실명의 위험에서 고통받는 전 세계 소외계층에게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르랑 프레스(Laurent Fraisse) DNDi 연구개발(R&D) 담당 이사는 "라이트재단의 지원 하에 코오롱생명과학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기쁘게 생각하며, 코오롱생명과학의 전문성과 노하우가 옥스펜다졸 생산 공정 개발 및 최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외계층을 위주로 세계 2억4000만명이 강변 실명증의 위험에 노출된 만큼 저렴한 치료제 개발이 이 위험한 질병 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은 20년 이상의 원료의약품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사 대상 임상시료 CDMO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2022년 말라리아 의약품 벤처 재단 MMV(Medicine for Malaria Venture)에 말라리아 치료 1상 임상시험 시료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DNDi·라이트재단과 회선사상충증 증 신약 연구 및 공정 개발에 나서는 등 소외 계층의 의료 접근성 확대를 위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DNDi는 세계 최대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MSF)'가 지난 2003년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한 비영리 국제단체다. 말라리아·리슈마니아증·수면병·샤가스병·회선사상충증 등 소외열대질환 퇴치활동에 힘써오고 있으며, 현재 다국적 제약회사를 포함한 세계 200여개의 업체와 2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