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 같은 약가인데… 타사 말고 우리 솔리페나신 '더블'로?
미생산 등 10㎎ 삭제 협상 중, 급여액 2배 5㎎ 배수처방 유도 '처방하지 말라면서 결국 매출 올릴 수단 삼나' 지적도
최근 보건당국이 일부 '솔리페나신' 제제의 미생산을 문제삼으면서 해당 제품의 급여를 삭제한 가운데, 일부 회사가 이를 뒤집기 위한 이의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약가가 같은 저함량 제제와 고함량 제제의 배수처방을 유도하며 2배의 매출을 올리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모 제약사는 자사의 솔리페나신 10㎎ 제제의 급여를 삭제하고자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의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 제품인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베시케어'로도 알려진 이 제품은 과민성 방광에 의한 빈뇨 등에 쓰인다.
해당 회사는 관련 메시지를 통해 보험급여 재등록 시점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처방을 중단하도록 영업을 해달라는 말과 함께 부득이하게 처방을 해야 할 경우 저함량 배수처방을 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보험급여를 적용받는 의약품은 최근 2년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거나 최근 3년간 의약품 생산실적이 없는 경우 '미청구 및 미생산ㆍ유효기간 도과 의약품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삭제 대상으로 지정된 경우 근시일 내 청구실적이 발생하거나 생산 완료 될 것임을 제약사가 소명하는 등의 방식으로 급여 삭제를 유보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급여 삭제가 결정된다.
해당 제품의 경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협상 성공 여부에 따라 새로 급여를 받는 처방코드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실제 해당 품목은 11월 1일 급여 삭제가 예고됐던 품목이다.
그런데 업계는 이의 신청 사실보다 저함량 배수처방 가능성에 더욱 주목한다. 실제 해당 회사가 영업사원 등에게 전한 메시지에는 배수처방을 위한 이른바 'JT010' 코드를 입력한 다음 어떻게 해 저함량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지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더욱이 해당 회사의 제품이 저함량인 5㎎과 고함량 10㎎이 동일한 제조소에서 위탁생산되고 있다.
물론 솔리페나신 처방 과정에서 5㎎의 처방 비중이 높긴 하다고 하지만, 자사 고용량 제품을 처방할 경우 배수처방을 위해 필요한 예외적 코드를 설명하는 것은 영업 현장에서 타사 제품 대비 더욱 높은 실적을 거두기 위한 것이라는 뜻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업계가 문제삼는 대목은 실제 솔리페나신 성분 제제는 5㎎과 10㎎ 모두 약가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오리지널인 베시케어만 해도 두 제품의 보험약가는 모두 534원이고, 제네릭 역시 450원대다. 이런 상황에서 10㎎ 복용에서 배수처방을 할 경우 약가 부담은 2배로 늘어난다. 이 때문에 자사 품목 매출 확보를 위해 결국 2배의 약가를 가진 5㎎ 2정의 배수처방을 요구하는 꼼수 영업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10㎎ 제제 (급여) 삭제를 핑계로 배수처방을 유도하며 사실상 2배의 매출을 올리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처방을 중단해달라면서도 필요하면 저함량 2정을 처방하도록 안내하는 것은 이의 신청을 진행하면서 자사 제품은 (10㎎이 필요한 이에 한해) 2정 가격의 1정을 먹도록 하는 꼼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