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대표 사임에도 주가↑…체질 '개선 vs 악화' 팽팽

닐 워마 대표 사임에 주가 2%대 상승…"홍성준 단독 체제 도움될 것" 홍성준 대표, 재무특화 배경… "비용절감 도움" "신약이해 부족" 대립 파이프라인 정리·공동 개발 소식에 긍정 의견도 있어

2023-10-13     박성수 기자
(사진 왼쪽부터) 닐 워마ㆍ우정원ㆍ홍성준 대표 / 사진=제넥신

닐 워마(Neil Warma) 제넥신 대표가 사임하며 홍성준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이 예고된 가운데, 제넥신의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리더십 교체ㆍ개발 중단ㆍ공동 연구 등 굵직한 사안들이 최근 연이어 부상한 제넥신의 상황을 두고 업계의 해석이 엇갈려 회사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제넥신은 닐 워마 대표의 사임을 공시했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제넥신 전 대표였던 우정원 바이오연구소장도 같은 날 사임해 리더십에 대거 변화가 있었다.

제넥신의 대표이사직은 최근 들어 잦은 변경을 보였다. 제넥신은 2021년 9월 성영철ㆍ우정원 각자 대표체제에서 우정원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반년 후인 2022년 3월 닐 워마 대표가 신규 선임되며 우정원 대표와 각자 대표를 이뤘고, 지난 1월에는 닐 워마ㆍ홍성준 각자 대표체제로 바뀌었다. 이번 사임 건까지 포함하면, 제넥신의 대표는 지난 2년 동안에만 4번 바뀐 셈이 된다.

우정원ㆍ닐 워마ㆍ홍성준 대표가 서로 매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탓에, 제넥신의 경영 기조는 여러 번 변화를 겪었다. 우정원 전 대표는 연구개발(R&D)에, 닐 워마 전 대표는 사업개발(BD)에, 홍성준 대표는 재무에 특화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넥신은 우정원 단독 대표체제에선 기존 파이프라인의 R&D에 집중하다가, 닐 워마 대표가 합류하며 파이프라인의 추가 라이선스 아웃(License outㆍL/O)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년이 넘게 가시적인 L/O 성과가 없었던 탓에 기존 투자자들을 포함해 이사회에서도 우려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계자들이 이번 사임 건을 해당 상황의 연장으로 해석하는 이유다.

닐 워마 대표의 사임과 홍 대표 단독 체제 전환이 공시된 12일 제넥신의 주가는 전일 대비 2.18% 오른 8900원에 마감됐다. 한 제넥신 주주는 "대표이사가 자주 변경돼 왔던 데다 워마 대표 취임 이후에도 회사 실적이 저조해 고민이 깊어지던 차였다"며 "바이오 업계에 자금난이 계속되고 있으니 일단 재무에 특화된 홍 대표가 당분간 단독 경영을 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넥신의 지난 1년간 주가 추이 그래프 / 그래픽=네이버 증권정보

제넥신 대표이사 바통을 이어받은 홍 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임한다. 홍 대표는 올해 초 800억원대의 유상증자와 지난 6월 193억원 규모의 아지노모도제넥신 지분 매도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홍 대표는 본인 특기를 살려 향후 운영비 절감과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지노모도제넥신 지분 매도 건처럼 도처에 투자해둔 지분을 적정 시점에 매도하는 전략을 당분간 구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홍 대표의 이력을 고려하면 신약 개발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 절감 같은 일시적인 대책이야 잘 판단해 세우겠지만, 성장 동력을 끌어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리더십 부문의 변화를 '체질 악화'로 해석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최근 부상한 개발 중단ㆍ공동 개발 건을 들어 제넥신에 '체질 개선'이 이뤄지는 중이란 해석도 있다. 제넥신은 지난 9월 단장증후군 치료제 'GX-G8'의 임상 1상 취소를 공시하며 "단장증후군은 환자수가 매우 적어 국내외에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고 중단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이에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파이프라인은 진작 정리가 필요했던 부분이며, 지금이라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제넥신은 향후 성장 동력을 라이선스 인(License inㆍL/I)에서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넥신은 올해 초 L/I 전담 부서를 만들고 경력자를 확보하는 등 L/O에 치중했던 과거 행보와 상이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또 지난 9월 제넥신은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ㆍTPD) 전문 바이오텍인 '이피디바이오'와 공동 개발 업무협약(MOU)과 물질이전계약(Material Transfer AgreementㆍMTA)을 맺어 항암제 및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예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넥신 관계자는 "과거 L/O됐던 파이프라인들은 파트너사에서 후기 임상 개발 및 상업화 채비가 이뤄지는 단계"라며 "추가 L/O가 여태 쉽지 않았던 만큼, L/I와 공동 개발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