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헬스케어 업체 10곳, 136억 조달…'기술보조'·'체외진단'에 집중

HIT CHECK | 바이오 투자 시장 ⑫ 투자유치 업체 늘었지만 총 조달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 투자건수, 시드·프리 시리즈 A 집중…높아진 조달 문턱 실감

2023-08-20     강인효 기자

2023년 7월 국내 비상장 헬스케어 업체들의 조달 키워드는 '기술보조'와 '체외진단'으로 요약됐다. 헬스케어 섹터의 전반적인 조달 규모는 줄어든 대신 투자 유치를 마친 업체들은 늘어났다. 해당 기간 헬스케어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곳은 의사나 약사들의 업무량을 단축시키는 보조적 성격이 강한 업체였다. 이밖에 투자금을 모은 업체들 대부분이 소비자를 지향하는 비즈니스(B2C)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기업 간 거래(B2B)를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20일 히트뉴스가 자체 집계 및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월(주금 납입일 기준) 총 10곳의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 업체가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3곳의 업체가 조달을 마쳤다. 조달에 성공한 업체 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기간 각 헬스케어 업체로 향한 투자금 규모는 총 136억원에 그쳤다. 423억원을 모았던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부진했다.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위축됐다가 올해 2분기 들어 조금씩 회복세에 들어섰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조달 총액이 다시금 급감한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같은 투자 침체의 흔적은 헬스케어 섹터 곳곳에서 포착됐다. 먼저 지난달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은 업체는 전무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하는 에이티지씨(ATGC)는 총 673억원 조달을 목표로 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주주의 청약률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6억원의 자금을 모으는데 만족해야 했다.

키워드 옆 숫자는 조달 총액(억원), 화살표 숫자는 조달 업체수(건수) / 자료=히트뉴스 자체 집계 및 재구성

헬스케어 섹터의 조달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배경으로는 해당 기간 눈 여겨볼 만한 톱픽(Top-pick·최선호주)이 없었던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최근 투자 흐름을 살펴보면 과거 대비 헬스케어 업체에 대한 투자 선호가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에는 이러한 투심을 끌어모을 만한 대표적인 업체가 없었다는 뜻이다.

프리 시리즈 A를 마무리한 메딜리티는 56억원을 확보하며, 해당 기간 헬스케어 업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투자 라운드를 마쳤다. 약사 출신인 박상언 대표가 설립한 메딜리티는 알약 숫자를 세는 기술보조 애플리케이션(앱) '필아이(Pilleye)'를 서비스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알약 뭉치의 사진을 찍기만 하면 최대 1000정의 알약 개수를 정확히 세 준다. 업체 측은 집계 신뢰도는 99.99%며, 월 이용자 수는 15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추후 유료화 사업을 접목해 수익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인조 카데바'를 전면에 내세운 알데바는 3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당초 로봇 피부를 개발하던 중 피보팅(Pivoting·사업 전환)을 통해 인체부위를 모사하는 카데바를 공급 중이다. 카데바는 의료진의 수술연습에 필요한데 이를 인공장기로 대체하는 게 핵심 사업모델이다. 추후 수술연습은 물론 학술 연구, 미용 분야까지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투자 유치 단계가 대부분 초기 투자(시드~시리즈 A)에 해당한 것도 투자 총액이 줄어든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해당 기간 헬스케어 섹터에서 시리즈 B와 시리즈 C 투자는 1건도 목격되지 않았다.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메딜리티 또한 프리 시리즈 A 라운드였다.

해당 기간 후기 투자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프리 IPO(Pre-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진행한 곳은 실시간 분자진단(PCR) 기술을 보유한 옵토레인이 유일했다. 옵토레인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국면에서 안정적인 유동성 여력을 강조할 목적으로 올해 6월에 이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상태다. 7월 조달액이 11억원에 그친 배경이다.

옵토레인을 포함해 해당 기간 체외 분자진단 업체는 총 3곳이 조달을 마쳤다. 각각 프리 시리즈 A를 통해 디앤씨바이오테크놀로지(10억원), 피터페터(9억원)가 자금을 조달했다. 역시 진단업체에 대한 투자도 '초기·소액'에 머무르면서 높아진 조달 문턱을 실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