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신약 개발사 2곳, 5월 100억 이상씩 자금 조달 성공
HIT CHECK | 바이오 투자 시장 ② 트리오어·에스씨바이오, 각각 시리즈 A 투자 유치 "IPO 레코드·펀딩 레퍼런스서 우위 '항암'에 투자"
2023년 5월 국내 비상장 바이오텍 가운데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들 업체들은 시리즈 A 라운드로 각각 1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혹한기가 이어지는 비상장 바이오 투자 시장에서 항암신약 개발사에 대한 여전한 주목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작년 같은 기간과 대비하면 자금 조달에 성공한 신약 개발업체 수와 적응증 종류 모두 급감했다.
20일 히트뉴스가 집계 및 분석한 바에 따르면, 2곳의 항암신약 개발사가 지난달(주금 납입일 기준) 자금 조달을 마쳤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트리오어와 저분자화합물 기반 면역항암조절제(Regulator)를 앞세운 에스씨바이오였다. 이들은 모두 시리즈 A 라운드의 초기 투자 단계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2곳 모두 100억원 이상을 모으면서 비상장 바이오 투자 시장에서 여전히 항암신약 개발업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전 3년간 국내 비상장 신약 개발 업체의 자금 조달 트렌드를 살펴보면 항암신약 개발사들은 항상 조달 규모나 전체 조달 건수 기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항암신약 개발사들은 전임상 단계에서부터 많은 자금을 투입한다. 이는 비상장 바이오 투자 시장에서 항암 개발사들이 비교 우위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책정받으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조달액 기준 상위에 이름을 올려 온 배경으로도 꼽힌다.
다만 올해 5월과 작년 같은 기간을 놓고 보면 자금 조달을 마무리한 항암신약 개발업체의 수나 전체 조달 규모는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여전히 비상장 바이오 투자 시장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5월의 경우 총 4곳의 항암신약 개발사들이 703억원을 조달했다. 총 조달액을 놓고 보면 올해 항암신약 개발업체의 자금 조달 규모(230억원)는 작년 같은 기간의 66% 수준에 그친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항암(Oncology)'이 아닌 적응증을 타깃하는 업체들의 자금 조달 실적이 전무한 점 역시 눈길을 끈다. 작년 5월에는 항암신약 개발사를 넘어서는 투자 유치 성과가 신경계질환(CNS) 및 섬유화증(fibrosis) 치료제 부문에서 나왔다. 당시 퇴행성 뇌질환을 타깃하는 아밀로이드솔루션(450억원)이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했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도 작년 5월 섬유화증의 하나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으로 시리즈 B 라운드에서 4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항암 기준으로는 ADC 플랫폼 개발사 노벨티노빌리티(341억원ㆍ시리즈 B)가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밖에 작년 5월에는 안과질환, 유전자편집 기술 등을 보유한 바이오텍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투자 라운드 역시 시드 투자(리제너스)부터 시리즈 C(아밀로이드솔루션)까지 다양했다. 반대로 올해 5월의 경우 바이오 투자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다양성이 함께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바이오 투자 시장의 침체 속에서 항암신약 개발업체들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을 모았다"며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전통적으로 기업공개(IPO) 성과가 많이 났고, 투자 유치가 많이 이뤄진 항암신약 분야에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