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진 대표, 코오롱그룹 제약바이오 사업부문 수장 등극
플랫바이오 흡수합병 완료 후 코오롱제약 각자 대표 올라 코오롱생명과학에 이어 코오롱바이오텍서도 대표 맡아 "글로벌 경쟁력 갖춘 제약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날 것"
코오롱그룹이 코오롱제약을 통해 항암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인 플랫바이오 흡수 합병을 완료하면서 그룹의 신약 연구개발(R&D) 수장 진용도 새롭게 꾸려졌다. 당초 예고된 대로 플랫바이오 창업자인 김선진<사진> 박사가 코오롱제약 각자 대표를 맡게 됐다. 이보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에 신규 선임된 김 박사는 코오롱바이오텍 대표에도 새로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코오롱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김 박사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제약은 1일 플랫바이오 흡수 합병을 완료했다. 합병 방식은 플랫바이오 주식 1주당 코오롱제약 주식 2.38주로 산정해 상호 교환하는 방식이다. 흡수 합병으로 플랫바이오는 소멸되고 코오롱제약만 존속하게 됐다.
흡수 합병 결과 플랫바이오 최대주주이자 대표인 김선진 박사는 코오롱제약 주식 73만여주를, 플랫바이오 임우성 부사장은 8만5380주를 보유하게 됐다. 김 박사와 임 부사장의 코오롱제약 지분율은 각각 30.41%, 3.56%다. 김 박사는 코오롱에 이은 코오롱제약 2대주주에 등극했다.
코오롱제약의 최대주주인 코오롱의 지분율은 이번 흡수 합병으로 인해 다소 희석됐다. 코오롱의 코오롱제약 보유 주식수는 22만1798주가 늘어났지만, 지분율은 기존 48.07%에서 33.28%(79만8672주)로 낮아졌다. 다만 코오롱의 코오롱제약에 대한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코오롱제약 보유 주식수(33만9011주)에도 변동이 없지만, 이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지분 희석으로 인해 28.25%에서 14.13%로 하락했다.
플랫바이오 흡수 합병을 완료한 코오롱제약은 2일 이사회를 열고 김선진 박사를 신규 대표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 3월말 플랫바이오 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재광·김선진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전재광 대표가 제약사업 부문을, 신임 김선진 대표가 신약개발 부문을 맡는 구조다.
김선진 박사와 코오롱의 인연은 코오롱티슈진에서 시작됐다. 김 박사는 지난 2020년 3월 코오롱티슈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는데, 이듬해인 2021년 6월 일신상 사유로 자진 사임한 바 있다. 하지만 사임과 동시에 코오롱티슈진의 최고의학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ㆍCMO)를 맡아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TG-C)'의 무릎 골관절염(Knee OA) 미국 임상 3상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그는 TG-C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이끌어 내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 12월 TG-C 미국 임상 3상 투약을 재개했다. 김 박사는 현재도 비상근임원으로서 코오롱티슈진 CMO를 맡고 있다.
김선진 박사는 올들어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도 맡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 박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어 개최된 이사회에서 그는 코오롱생명과학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같은날 김 박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100% 자회사인 코오롱바이오텍 대표에도 신규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코오롱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부문 관련 지배구조는 △이웅열→코오롱→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코오롱제약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바이오텍으로 짜여져 있다. 김선진 박사는 코오롱티슈진 CMO,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코오롱제약 대표, 코오롱바이오텍 대표를 겸임하며 코오롱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김 박사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바이오텍에서는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다만 코오롱제약 이사회 의장은 전재광 대표다.
김선진 대표는 코오롱제약의 플랫바이오 합병 계획 발표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플랫바이오의 신약 개발 능력과 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합병법인(새 코오롱제약)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약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사업부문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규 개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바이오텍은 지난 2020년 12월 코오롱생명과학의 바이오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이다. 코오롱바이오텍이 물적분할로 신설되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회사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단일 주주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바이오텍에 대한 자금 지원에도 적극적인 상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들어 4차례(1월, 3월, 4월, 5월)에 걸쳐 코오롱바이오텍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에 총 60억원을 출자했다. 코오롱바이오텍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9억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