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연속제조 공정, 생산비 절감에도 초기 투자비가 허들"
바이오협회브리프, 김지운 선임연구원 '의약품 CM 공정의 이점과 기회' "FDA 가이드라인 등 경구용 고형제 초점…바이오의약품 CM 개발 필요" "임상 단계부터 CM 구축해야 효과적…규제기관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의약품 연속제조(Continuous ManufacturingㆍCM) 공정이 제품 개발 속도 가속화와 대량 생산 및 다양한 제품 생산 등 장점을 가짐에도 '초기 투자 비용'이 도입에 큰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CM이란 중단 없이 단일 생산라인에서 'E2E(End to End)'로 의약품을 제조하는 방식을 말한다. 단일 제조 현장에서 인라인(in line)으로 모든 테스트, 공급 및 처리를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대비되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인 배치식 제조(Batch manufacturingㆍBM)는 한 공정에서 다음 공정으로 재료를 운반, 테스트 및 재공급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미국 컨설팅 회사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sullivan)은 글로벌 제약 CM 시장을 약 15억9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추정했다. 2022년에서 2028년 사이에 CM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17.2%로 전망했다.
김지운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최근 협회 브리프를 통해 '의약품 연속제조(CM) 공정의 이점과 기회'를 제목으로 한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김지운 연구원은 연구 내용과 관련 8일 히트뉴스에 "제약사가 CM을 도입함에 있어 가장 큰 허들은 통합 QbD(Quality by Designㆍ의약품 설계기반 고도화) 품질 시스템 달성을 목적으로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PAT(Process analytical technologyㆍ공정분석기술)에 대한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이라며 "대부분의 제조업체에 있어서 CM에 대한 투자는 우선순위가 아니고, 특히 제네릭 제조업체의 경우 저수익의 마진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상당한 장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CM 장비에 필요한 높은 초기 자본 투자에도 불구하고 대량 생산 시에는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CM의 이점은 명확하다. BM과 달리 CM은 원료와 제품이 장비에 지속적으로 공급 및 배출되며, 모든 재료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지속적으로 흐르게끔 하기 때문에 제조 단계의 수를 줄여준다. 즉, CM은 원료에서 완제품까지의 처리시간을 잠재적으로 단축하므로 기존 BM 방식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 CM은 공급망 중단(Supply chain disruptions)과 약물 부족(Drug shortages) 등 급격한 수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원료의약품(Drug substanceㆍDS)과 완제의약품(Drug ProductㆍDP) 등 분리돼 있는 제조 부문을 연결함으로써 공급망 측면에서 적기공급생산(JITㆍJust-in-time) 제조를 이뤄낼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이점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 질환에서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며 결과적으로 경제 회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체 약물 개발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시장 출시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에 기존의 Scale-up(스케일업) 절차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국내외 제약기업들이 CM 방식을 채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제조기업과의 경쟁,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선진국의 저성장 예상, 환자를 위한 의약품의 경제성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운영 및 자본 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CM 사용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혁신 치료제의 시장 출시 속도에 대한 니즈 증가 △메가 블록버스터 제품에서 맞춤형 의약품 생산으로 점진적으로 전환 △CM을 통한 친환경 효과 등을 꼽았다.
한편 김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도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기존 경구용 고형제(Oral solid dosageㆍOSD)에 비해 CM 도입이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에 허가된 CM 적용 의약품 8개는 모두 경구용 고형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 또한 저분자 경구용 고형제에 맞춰져 있을 뿐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 않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정 및 제품은 복잡하기 때문에 저분자 약물 생산을 위해 만들어진 기존 장비는 바이오의약품에 적용하기 어렵다"며 "백신 제조에 있어서 바이러스 불활성화, 한외여과 및 정용여과를 위한 CM 등 바이오의약품 CM에 대한 더 많은 연구 및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즈니스 측면에서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기존 배치 프로세스를 수정하는 것보다 임상 단계에서 CM을 구현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데, 이는 본질적으로 더 복잡하고 공정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이점에도 규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CM 등 신기술을 채택하는 부분이 지연되지 않도록 규제 기관에서는 CM에 대한 특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며, 전 세계적으로 조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