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마진 절반 인하' 통보에 유통업계 설왕설래

유통가 "마진 낮춘 뒤 공급 목적 아니냐" 지적 회사 "수익성 등에 인하 요청, 공급 지연 아냐"

2023-04-27     이우진 기자

"(마진을) 낮추겠다 이야기하면서 주문은 안되니, 약국은 찾고, 우리는 재고만 소진되고 있습니다."

삼진제약이 항생제 등 일부 제품 유통 마진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의약품유통업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상 수익성 확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와중에 재고 부족을 이유로 물량을 확보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낮은 마진으로 떨어진 이후 공급을 하겠다는 '꼼수 아니냐' 의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마진 인하 요청은 맞지만 공급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진제약은 최근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측에 자사 3개 성분 제제의 마진 인하와 관련한 내용을 전달했다. 3개 성분 제제 중 업계에 잘 알려진 품목은 항생제 '타이록신'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작년 타이록신 매출은 30억원 수준이다.

매출이 작은 항생제 타이록신을 두고 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마진 인하 수준 때문이다. 삼진제약이 제시한 내용은 기존 10% 마진을 5%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5%p 마진 인하에 반발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대 마진이 절반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어들면 사실상 해당 제품은 취급하지 말라는 말로 해석된다"며 "팔아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문제는 타이록신 수량이다. 유통업계는 마진 인하 소식이 들려오면 해당 약을 사용하는 약국들도 재고를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일 때가 있는데, 취급을 포기하는 업체가 생기면 약국은 이용하던 단골업체의 재고를 확보한다. 다른 약국이 조제할 때 필요한 재고를 가져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업계는 타이록신은 장기 품절을 사실상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삼진제약은 내부적으로 타이록신이 포장단위에 따라 이르면 5월말부터 8월 말까지 장기 품절될 것이라는 내용을 의약품유통업계에 전달했다. 품절 이유로 원료 공급 지연을 꼽았다. 하지만 생산 과정과 별개로 마진 인하 방침을 알리는 시점에 품절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구심이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어차피 제약회사 계획은 한 두 달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니 (마진 인하 요청을) 1월에 하거나 늦어도 3월 이내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며 "마진 인하 요청을 넣자마자 갑자기 장기 품절이 된다고 이야기를 하면 유통 마진이 낮아졌을 때 제품을 출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는 삼진제약이 타이록신을 두고 저마진에 맞춰 제품을 공급하려는 것으로 의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진제약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마진을 5%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맞다"면서도 "저마진 시점에 맞춰 정상적인 판매를 지연시키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제약업계는 이같은 사례가 결국 수익성의 문제여서 누구를 일방적으로 탓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항생제 관련 제조단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실제 지난해부터 많은 제약사들이 항생제 관련 제조단가가 매우 높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제약사는 위탁 혹은 자사 생산 중단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항생제가 회사 주력 품목이 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채산성을 갖추는 방법은 유통 마진 인하뿐이지 않겠냐는 반론도 나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