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링커 바이오텍 투자 나선 삼성… ADC CDMO 역량 강화"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 아라리스바이오텍 투자…투자규모는 비공개 아라리스, 항체 재설계 필요 없이 약물 부착 가능한 링커 기술 보유 삼성, 이번 투자 통해 ADC 역량 강화…향후 신약개발 협업 가능성 타진

2023-04-13     남대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삼성이 독점적인 ADC(항체약물접합체) 링커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바이오 기업인 아라리스바이오텍(Araris Biotech AG) 투자를 통해 ADC CDMO(위탁개발생산) 역량을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Samsung Life Science Fund)'를 통해 아라리스바이오텍에 투자한다고 12일 밝혔다. 삼성바이오 측에 따르면, 구체적인 금액은 양사 계약상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1년 7월, 바이오 분야의 신사업 기회 발굴을 목표로 1500억 원 규모의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조성했다. 삼성은 지난해 3월과 8월, 각각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인 재규어진테라피(Jaguar Gene Therapy)와 미국 나노입자 약물전달체 개발 기업 센다바이오사이언스(Senda Biosiences)에 투자한 바 있다.

아라리스바이오텍은 지난해 10월 2400만 달러(약 318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리드 투자자인 Pureos Bioventures와 4BIO Capital 등을 포함해 총 8개 투자기관이 참여했다. 아라리스바이오텍의 이번 시리즈A 후속 투자 진행에 앞서 삼성은 전략적 투자자(SI)로서 단독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금은 아라리스바이오텍의 ADC 후보물질 추가 개발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계획이다.

아라리스바이오텍은 ADC 의약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링커(Linke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링커 플랫폼은 항체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기성품 항체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어, 매우 균질하고 안정적이며 치료 효과가 높은 ADC를 생성할 수 있다.

또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확장성과 안정성 등 기존 기술이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ADC 치료제의 생산 및 개발 분야서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ADC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존 림(John Rim)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아라리스바이오텍은 동급 최고 수준의 ADC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향후 신약 제조 및 개발 분야서 협업 가능성을 타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스파이처(Philipp Spycher) 아라리스바이오텍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으로부터 지원을 받게 돼 기쁘다. 또 빠르게 성장하는 ADC 분야에서 우리의 '링커-페이로드 툴박스(Linker-payload toolbox)' 및 접합(Conjugation)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이번 투자금을 사용해 ADC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라리스바이오텍의 '링커' 기술

아라리스바이오텍은 지난 2019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Zurich)에서 분사돼 설립된 기업으로, 차세대 ADC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3세대 ADC 기술은 항체의 유전자 변형 없이 특정 부위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다.

회사는 3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균질한 ADC를 생성한다. 기존 기술로 링커 및 약물을 항체의 특정 위치에 부착하기 위해 별도의 엔지니어링이 필요했지만, 회사의 링커 플랫폼은 추가 가공 없이 항체와 결합시킬 수 있다. 즉 항체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기성품 형태의 항체에 보다 안정적으로 약물 부착이 가능한 것이다. 부착되는 약물의 개수와 종류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회사의 링커 기술은 기존 기술 대비 확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회사는 질환별 최적화된 링커 툴박스(Toolbox)를 보유하고 있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아라리스, ADC 링커 기술 보유…기성품 항체에 약물 부착 가능"

"삼성, 생산 수율 높다면 유의미한 ADC 생산 플랫폼 확보 가능"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아라리스바이오텍은 효소를 사용해 추가적인 변형 없이 기성품(Off-the-shelf) 항체에 바로 약물을 붙일 수 있는 ADC 링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회사"라며 "회사의 기술을 사용하면 낮은 가격으로 대량 생산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많은 수의 항체와 약물의 조합을 실험해 볼 수 있어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성은 기성품 항체를 보유 및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ADC 산업이 성장하면서 많은 회사들이 (ADC) 생산을 원하는 가운데 아라리스바이오텍의 주장대로 생산 수율이 높다면, 삼성은 유의미한 ADC 생산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다"며 "삼성에서 이러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삼성이 CDMO 사업에 이어 신약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 관련 투자 및 개발을 이어나갈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은 4공장, 5공장을 통해 ADC CDMO 분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아라리스바이오텍과 기술적 협업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라리스바이오텍의 링커 및 페이로드가 세포 내 유입 시 엔도솜(Endosome)이나 약물이 잘 전달되려면 링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라리스바이오텍은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항체 재설계 필요 없이 항체 서열에 바로 링커를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에서 CDMO 및 상용화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 투자심사역은 "링커 기술이 ADC에서 중요한 한 파트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CDMO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가 ADC 링커 기술까지 보유하게 되면 ADC CDMO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지난해부터 ADC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명은 파악할 수 없지만, 미국의 한 ADC 바이오텍과 공동 개발 및 CDMO 서비스 제공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라리스바이오텍이 기술의 차별성을 인정받으려면 임상에서 (약물) 투여량 감소에 따라 독성이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