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온 유유제약의 초고함량 '타나민' 그 까닭은?
경쟁약 '기넥신' 240㎎ 출시 후 2년 만 경쟁자 부재·가격 등 콜린 대체제 노리는 전략 성공할까
경쟁 약물인 '기넥신'이 초고함량인 240㎎ 제제를 내놓은 지 2년 만에 타나민도 동일 용량을 내놓으며 경쟁에 돌입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최근 혈액순환 개선제인 '타나민(성분 은행엽건조엑스)'의 240㎎ 함량 제제를 허가받았다. 타나민은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현기증(동맥 경화 증상)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 기능 저하 등에 쓰이는 일반의약품이지만, 처방 시장에서도 인지장애 기능 개선 등의 효과를 위해 쓰이기도 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유유제약이 기존 80㎎과 120㎎ 등의 함량이 아닌 초고함량 제품을 내놓은 것이 경쟁 제품이 이미 2021년 제품을 출시한 이후 2년 만의 일이라는 것이다.
현재 시장 1위 제품인 SK케미칼의 '기넥신에프정'의 허가는 2020년, 출시는 2021년이다. 처방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경쟁 제품이 초고함량을 내놓은 시점에서 후발 주자로서는 다소 늦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고함량 타나민의 등장은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성장과는 별도로 사라져 가는 인지기능 개선제의 연이은 퇴장을 노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의 '원톱'은 단연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제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전체 매출 규모는 3512억원 정도로 전년 3240억원대와 비교해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선별급여화 움직임에도 정작 시장은 덩치를 불린 셈이다.
이와는 반대로 타나민이 속한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는 전체 시장이 같은 기간 560억원 상당으로 전년 519억원에 비하면 커졌다. 하지만 이는 판매 제품이 늘어난 것일 뿐, 실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인 기넥신에프정의 매출은 지난해 208억원 상당으로 전년 190억원 대비 1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타나민은 101억원으로 전년 108억원 대비 되레 감소했다.
하지만 은행엽건조엑스 제제 판매업체에는 마냥 아쉬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아세틸-L-카르니틴이 의약품의 지위를 잃으면서 2021년까지 344억원에 달했던 이들 제제(단일 성분 기준)의 시장이 사라졌다. 또 2022년 옥시라세탐 역시 사라지면서 150억원에 육박하는 이들 제품의 공백을 메울 만한 대체 제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기넥신의 240㎎ 제품이 30정과 500정으로, 일반의약품이지만 처방되는 소위 'OTx' 범주에 들어가 있는 만큼 240㎎ 시장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무리는 아니다.
가격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정부의 움직임대로 '본인 부담 80%'인 경우 1달분의 비급여 약제비는 3만원대 중후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넥신이 240㎎ 기준 낮으면 3만원대 초반에 약국에서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장기 복용이 필요한 환자에게 의료진의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넥신 240㎎의 경우 풍림무약이 제품을 제조하면서 10여개 제약회사가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출시까지는 이르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미 약사들이 이용하는 주요 온라인몰에서는 SK케미칼과 풍림무약 이외에는 240㎎ 제품을 주문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처방이 나올 수 있는 시장에는 풀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유유제약이 최근 내부적으로 관련 학회 등을 통해 타나민 영업에 힘을 들이고 있던 상황도 이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경쟁 제품 등 고함량 제품이 있어 품목을 갖추는 차원에서 허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