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과 지질의 만남은 세포에게 이로운가
특별기고 | 배진건(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
2018년 KBS 주말 드라마 '같이 살래요' 후반에서 장미희(이미연 역)가 연기한 치매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가 아니라 생소한 '루이소체 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이다. 루이소체 치매(Lewy body dementia)는 신경세포 내에 생기는 비정상적으로 응집된 신경섬유단백질의 축적으로 인해 발생한다. 가장 큰 특징은 파킨슨병 증상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들의 뇌 부검에서 루이소체라 불리는 단백질 응집체가 흔히 보인다. 알츠하이머,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은 서로 연관점이 존재하기에 '진단 실수(misdiagnosis)'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림 1].
1998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스필란티니(Spillantini)박사가 루이소체의 주요 구성성분이 α-Syn이라는 단백질인 것을 밝혔다. 하지만 2019년에 루이소체 구조를 최첨단 현미경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루이 신경돌기(neurites)는 단백질 원 섬유(fibrils)뿐만 아니라 지질막도 주성분으로 구성돼 있다고 연구자들은 보고하였다. 단백질과 지질의 이런 오묘한 만남이 루이소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 발견은 지난 30년간의 루이소체에 대한 고정화된 생각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루이소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뉴런(Neuron)이라는 신경세포의 부분 중 자극을 세포 밖으로 전도시키는 돌기인 축삭의 끝부분과 신경전달물질이 오가는 다음 뉴런 사이의 틈을 시냅스(synapse)라고 한다. 먼저 시냅토태그민(synaptotagmin)이란 단백질을 알아보자.
시냅토태크민은 신경전달물질의 분출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 가운데 하나이다. 시냅스 소포의 세 가지 종류의 단백질로 이뤄진 복합체 모습의 구조 결정이 이루어지고 2017년 8월 '네이처' 표지에 등장하여 주목을 받았다[그림 2: Nature, 24 August 2017, Vol 548, pp371-494].
토세포(吐細胞, exocytosis) 현상은 세포 안에 소포(小胞)를 만들어 세포 밖으로 방출하는 작용을 말한다. 뉴런은 토세포 현상을 통해 세포 밖으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시냅토태그민으로 불리는 시냅스 소포 속 당단백질과 용해성 N-에틸 말레이마이드 센서티브 융합 단백질의 용해성 단백질 수용체인 '스네어(SNARE)', 뇌신경세포의 소포체인 '컴플렉신'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는 단순히 칼슘 이온이 유입되면 시냅토태크민이 신경전달 물질을 분출하는 것으로 추정해 왔지만 명확히 그 기능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복합체는 뇌신경세포(뉴런) 사이의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냅토태그민을 생체막으로부터 분리하면 제어 스위치 기능이 상실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시냅토태그민의 생체막 부착 여부가 그 기능의 핵심인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물질 수송 등 세포 내 필수적인 역할을 하면서 각종 질병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보고하였다.
α-Syn은 14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천연 변성 단백질로 생리학적인 조건에서는 특정 구조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생체막에 결합을 하면 헬릭스(helix) 구조를 갖게 된다.
α-Syn은 시냅스전말단이라 불리는 뉴런의 끝에서 주로 발견되며 이 구획은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하는 구역이다. α-Syn은 시냅스 소포체를 클러스터링(clustering)함으로써 시냅스 소포의 공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뇌 조직 시냅스에서 α-Syn은 매우 유동적인 활동을 한다. 이런 평형이 변이를 비롯한 여러 이유에서 깨지면 α-Syn은 서로 엉키어 파킨슨병을 유발한다.
생리적인 α-Syn은 응집에 저항하는 사량체(tetramer)를 형성한다. 그러나 변이된 병적 상태에서 pS129 α-Syn이 만들어지면 응집이 되어 불용성 원섬유(fibrils)를 형성한다. α-Syn은 응집에 저항하는 사량체(tetramer)를 어떻게 형성할까?
이른바 '아밀로이드 가설'을 세워 유명한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니스 셀코(Dennis Selkoe)박사 연구팀이 'Sci Signal.' 2월 16일호에 'Palmitoylation of the Parkinson's disease-associated protein synaptotagmin-11(Syt-11) links its turnover to α-synuclein homeostasis' 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파킨슨병의 위험 인자의 하나인 시냅토태그민은 움직임이 유연한 α-Syn이 하나의 단백질로 존재하기보다는 지질에 더 붙어있게 사랑체를 만들게 한다. 연구자들은 특히 Syt-11의 palmitoylation을 꼭 찍어 지적한다. 이 지질이 코트를 입은 것처럼 몸을 보호하지 않으면 드러낸 몸은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endolysosomal system'에 존재하는 포악한 효소들의 행위에 찢기어 여러 조각으로 박살이 난다.
주 연구자인 셀코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세포막 유동성의 중요함과 α-Syn이 향상성을 유지시키기 위하여 간단한 지질산 중 하나인 16개 탄소의 팔미트산(palmitic acid)을 붙이는 'palmitoylation' 과정을 통하여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준다"고 설명하였다.
α-Syn이 세포막 지질 파편 부분들과 같이 엉킨 것들이 루이소체에서 발견된다. 셀코 박사팀은 이전 연구에서 α-Syn이 하나의 단백질로 존재할 때보다 사랑체로 존재하는 것이 세포 안에서 더 안전한 형태라고 2011년 8월 이미 보고하였다.
시냅토태그민과 α-Syn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었을까? 43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SYT11의 39, 40의 연속적인 Cys에 팔미토익산이 붙으면 사랑체를 이루어 단백질이 안전하게 된다. 팔미토익산이 붙을 수 없게 Cys을 Ser으로 바꾸면 E3 ligase등에 의한 자연적인 분해로 인해 단백질 양의 80%가 적어진다.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거룩한 표현인지 속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모습이 생각난다. 'Nail down'이란 영어의 표현은 불확실한 어떤 사실에 못을 박아 확정을 시키는 그림이다. 두 Cys에 못을 박으면 십자가에서 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땅에 떨어진 시체가 골고다 언덕을 어슬렁거리는 야수들이 시체를 물어 뜯어 조각을 낸다. 못이 들어가지 못하게 Cys을 Ser으로 바꾸면 이런 끔찍한 그림의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결과이다.
스타트업인 'GPCR Therapeutics'가 자랑스럽게도 지난 2월 2일에 'Scientific Reports'에 'Simultaneous activation of CXC chemokine receptor 4 and histamine receptor H1 enhances calcium signaling and cancer cell migration'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런 GPCR 'heterodimer'가 형성되어 다른 GPCR 활성을 동시에 일어나게 한다는 논문이다.
Palmitoylation이 'GPCR Signaling'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post translational modification의 하나이면서 membrane에 binding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량체인 'tetramer'가 만들어지면 최대의 활성을 보일 것 같다.
'루이소체'처럼 단백질과 지질이 만나면 GPCR이나 시냅토태그민이 dimer 혹은 tetramer의 형성을 통하여 단백질의 활성을 높이던지 분해를 막는 그런 결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역시 만남은 좋은 일을 만들어낸다.
참고문헌
Ho GP, Wilkie EC, White AJ, Selkoe DJ. Palmitoylation of the Parkinson's disease-associated protein synaptotagmin-11 links its turnover to α-synuclein homeostasis. Sci Signal. 2023 Feb 14;16(772):eadd7220. PubMed.
https://www.alzforum.org/news/research-news/putting-palmitate-synaptotagmin-11-stymies-synuclein-tetram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