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이 깃든 레바프라잔과 펙수프라잔은 국내신약 9, 34호"

특별기고 | 신약개발연구 1세대 이종욱 박사의 연구와 세렌디피티

2023-01-31     히트뉴스

'15소년 표류기'를 읽으며 가슴 뜨거웠던 소년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나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유한양행 연구원으로 걸어 들어간 이래 신약개발 연구자로 살고 있다. 이름하여 대한민국 신약 연구개발 1세대 이종욱(우정바이오 회장) 박사는 자신의 삶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연속으로 고백한다.

이 이야기는 신약연구 개발이란 꿈을 가슴에 품은 이종욱 박사의 1985년 이후 신약연구개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그가 가꿔온 신약 연구개발이란 화단에서 레바넥스와 펙수클루정, 두 송이 꽃만 똑 따왔다. 편집자

① 1985년 미충족 의학적 수요는 소화기 궤양치료
② 레바프라잔과 펙수프라잔 연구, 결국 신약으로

가역적 위산펌프억제 작용기전의 위산분비길항 신약개발 현황 

가역적 위산분비차단제 개발 경쟁을 벌이던 다수의 제약기업에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APA(P-CAB) 작용기전을 가진 신약 총 4품목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는데, 우리나라 제약기업 연구소에서 그 중 3개의 신약을 개발하였다. 참고로 히스타민-2 수용체 억제제, 비가역적 프로톤폄프차단제(PPIs) 및 가역적 위산펌프차단제(APA) 등의 소화성 궤양 및 역류성식도염 치료 신약의 개발 현황를 아래 도표에 정리하였다. 

① 레바프라잔 : 첫 번째 APA 신약으로서 유한양행에서 세계 최초로 1st in Class 혁신신약인 레바프라잔(제품명 레바넥스) 개발에 성공하여 우리나라 제9호 신약으로 식약청 허가를 받았으며, 2005년부터 국내 발매하였다. 

레바프라잔은 필자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약리안전성연구실장으로 재직하던 1991년에 가역적 위산펌프 억제 신약 탐색과제 수행을 제안하고, 연구팀을 구성하여 신약후보물질 탐색에 착수하였다. 그 이전에 간장질환 치료 신약 및 혈압강하 약물 등을 탐색하며, 신약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하여 기술수출 성과도 거두는 등, 신약탐색 연구에 약간의 자신감을 가지게 되어,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규모를 가지는 적응증 분야의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용기를 낸 것이다. 소화성궤양 치료약물 분야에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SB (SmithKlein Beecham), Glaxo-Wellcome, Byk Gulden 및 Astra사 등의 선진 다국적 제약기업들과의 무한경쟁 대열에 들어선 기억이 새롭다.

세계 유수의 다국적제약기업과 가역적 위산분비길항제 개발 경쟁을 벌인 결과, 유한양행에서 세계적으로 1st in Class 혁신신약인 레바프라잔(제품명 레바넥스) 탐색에 성공하여 당시 기록적인 라이센싱 조건으로 세계 1위 제약기업인 GSK사에 기술수출 성과를 거두었다. 

레바프라잔을 기술도입한 SB사와 GlaxoWellcome사가 합병하여 새로 탄생한 GSK사에서는 2001년도에 영국에서 임상2a시험을 수행한 결과, 약물 효능(efficacy)은 예상대로 양호하였으나, 효력(potency)은 당시 대조약물로 사용한 PPI계 약물대비 동등이상 수준 정도로 파악되었기에, 시판 후 시장에서 PPI 계열의 비가역적 프로톤펌프 차단약물 대비 탁월한 우월성 확보여부에 대한 우려 때문에 더 이상의 글로벌 임상개발을 중단하게 되었다. 

레바프라잔의 국내개발은 지속하였으며, 2002년에 유한양행 의학실장으로 영입한 주상언 교수(한양대 소화기내과 교수, 후일 국가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 단장 역임)의 지휘하에 임상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2005년에 식약청 허가를 거쳐 발매하였고, 레바넥스는 2006년도에 제7회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레바넥스 정은 2006년도에 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였고, 2008년 1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였으나, 이후 임상에서 처방수준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였다. 의약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지는 국내 최초의 혁신신약인 레바프라잔의 신속한 효능발현 및 장기복약시 부작용 우려의 불식 등의 상대적 특장을 크게 부각시키는 의과학적 마케팅 기법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② 보노프라잔 : 두 번째 APA 신약으로서 일본의 다께다제약이 보노프라잔(제품명 다케캡)을 개발하여 오츠카제약과 코프로모션 방식으로 2015년에 일본에서 발매하였다. 다케캡의 2021년도 매출액은 848억엔으로 전년 대비 16.7% 증가하였다고 보도되었다. 보노프라잔은 현재 중국에서도 처방이 점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식약처로부터 '보신티'라는 제품명으로 2019년 3월에 품목허가를 받았으나, 국내 약가 수준 문제로 중국 등 타국에서의 약가 산정에 영향을 미칠까 보아 아직까지 국내 발매를 보류 중이라고 알려졌다. 

③ 테고프라잔 : 세 번째 APA 신약은 테고프라잔으로서, 일본 화이자의 중앙연구소가 독립하여 2008년에 설립된 일본 RaQualia사에서 발명하였다. RaQualia사는 다양한 ion channel에 작용하여 효능를 발현하는 신물질들을 전문적으로 탐색, 발굴하는 연구역량이 강한 신약탐색 전문기업인데, 우리나라의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현 HK이노엔)에서 테고프라잔을 2010년도에 도입하여 국내 개발에 성공하였다. 테고프라잔(제품명 케이캡)은 2019년에 국내에서 발매후 임상에서 처방사례가 급증하여, 년간 매출액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서는 blockbuster 약물로 성장하였다. 

CJ제약사업본부 연구소의 문병석 박사(현 한국콜마홀딩스 기술연구원장ㆍ사장) 연구팀이 테고프라잔의 국내 개발에 착수하였는데, 문 박사는 과거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재임 시절에 레바프라잔의 연구개발에 참여하여 성공한 경험이 있었으며, 2006년도에 CJ제일제당 연구소로 이직하였고, 비슷한 시기에 송근석 박사(유한양행 책임연구원 역임, 현재 HK이노엔 연구원 전무이사)와 이송진 박사(유한양행 책임연구원 역임, CJ제일제당 상무 역임, 현 셀비온 CTO(전무이사)도 이직하여 함께 근무 중이었는데, 레바프라잔과 동일한 작용기전의 신약후보물질에 흥미를 가지고 유한연구소에서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비임상 및 임상개발을 수행하여 테고프라잔의 신약개발에 성공하였다. 

④ 펙수프라잔 : 네 번째 APA 신약은 대웅제약에서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한 펙수프라잔이며, 국내 제34번째 신약으로서 2021년도 말에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고, 2022년 2월에는 제23회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필자가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2006년도에 부임한 이후 APA 작용기전의 global best in class 역류성식도염 치료신약을 개발하려는 목표를 설정하고, 2008년 4월부터 대웅생명과학연구소에 신약탐색팀을 구성하여 연구를 시작하였다. 신약후보물질의 선정기준인 소위 TPP(target product profile)는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중에서 세계 최고의 기준으로 설정하다 보니, 선도물질 들을 최적화하는데 상당 기간이 소요되어 2014년에 이르러서야 신약후보물질 기준을 충족하는 DWP14012(fexuprazan)을 선정하였다. 

펙수프라잔의 효능 및 일반 약리시험과 단기투여 독성시험 등은 대웅생명과학연구소 안전성평가팀에서 수행하였고, 반복투여 장기 독성 및 특수 독성시험 등은 global nonclinical CRO인 MPI 등에 위탁하여 수행하였다. 2016년도에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 임상1상시험(시험책임자 이승훈 교수, 서울대의대 임상약리학교실)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세계 소화기학회 "DDW 2017, Chicago" conference에서 발표하였다. 

또 신물질 탐색단계부터 약리 효능연구, 안전성평가 및 임상1상시험 단계까지의 연구결과 발표 및 학술지 투고 등을 가능한 대로 하나의 학술잡지나 proceeding book에 실리는 방법이 후일 연구보고서 검색에 편리하겠다고 생각하였는데, 마침 2018년에 개최된 'APNM 2018 Conference (7th Asia Postgraduate Course on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in conjunction with the 1st KSNM Education Program and 29th Annual Conference of the Korean Society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April 6-8, 2018, Grand Walkerhill, Seoul, Korea)에서 소중한 시간을 할애받아 ‘Beyond PPIs: Best Choice of P-CABs, "DWP14012" [Daewoong Pharm]'라는 subtitle로 setellite symposium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이종욱 당시 대웅제약 대표)가 펙수프라잔 신약연구개발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 사진). 왼쪽부터 이승훈 교수(서울대 의대 임상약리학교실), 필자, 이창재 본부장(현 대웅제약 대표), 이봉용 박사(현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박현진 개발본부장(현 제넥신 부사장), 김희선 임상개발센터장(현 넥스트젠바이오 임상개발실장) 등 심포지엄 발표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오른쪽 사진).   

이어서 펙수프라잔의 임상2상/3상 시험은 multi-center clinical study의 임상시험조정자(CI, coordinating investigator)로 소화기내과 분야에서 덕망있는 한양대병원의 이오영 교수(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를 모시고, 소중한 자문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왼쪽부터) 이창재 마케팅/개발본부장(현 대웅제약 대표), 이오영 교수(한양대 의대 소화기 내과·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 필자(당시 대웅제약 대표이사/부회장), 김희선 임상개발센터장(현 넥스트젠바이오 임상개발실장).

이상과 같이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정은 2008년 후보물질 탐색단계부터 비임상개발, 임상개발, 허가, 판매 단계까지 신약개발 전 주기를 대웅제약에서 자체 기술로 수행한 순수 국산 신약이다.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한 ▲빠른 약효 발현 ▲신속하고 우수한 증상 개선 ▲우수한 야간 증상 개선 ▲복용 편의성 ▲낮은 약물 상호작용 및 일관성 있는 효능발현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펙수클루정은 글로벌 전역에서도 빠르게 발매에 착수했는데, '21년도 말 국내 품목허가 이전부터 이미 중국, 미국, 남미, 중동, 동남아 국가 등을 포함해 전 세계 15개국에 1조 2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였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15%의 성장률을 보이며 '21년도에 7325억원이다. 또한 전 세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지난 2015년 290억 달러(37.4조원)에서 2021년도에는 363억 달러(46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 fexuprazan이 global best in class 신약으로 자리매김하면, 우리나라에서 APA(P-CAB) 기전의 역류성식도염/위십이지장궤양 치료제 군에서 global first in class 신약과 global best in class 신약을 모두 만드는 진귀한 기록을 세우며, 많은 환자들의 신속한 건강회복과 나아가서는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므로, 그러한 미래를 학수고대해 본다. 

펙수프라잔의 연구개발에 열정을 쏟아부은 대웅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들과 임상개발실 여러분, 그리고 기술수출 성공에 온 힘을 다한 글로벌 사업개발부서 여러분들, 그리고 국내외 신 시장 개척에 온 힘을 다할 마케팅영업부서 여러분들의 헌신적 노력에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