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문건'이 뭐길래, 길어지는 콜린 환수협상명령 소송

제약 측 "합의 내용 알아야 변론 가능" 비밀유지 조항에 입 못여는 제약…인정 여부 변수

2022-12-24     이우진 기자

1심 각하 이후 10곳만 남은 콜린알포세레이트 환수협상명령 소송이 결국 해를 넘겨 이어질 예정이다. 업체가 1차 환수협상 명령 당시 정부의 합의 내용을 알아야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며 재판이 이어지길 요청하기 때문이다.

관련 내용이 법원에 도착한다고 해도 3월에야 다음 공판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해당 소송의 결론 역시 당분간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는 지난 23일 종근당 등이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협상명령 취소 소송의 2심 네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번 소송은 인지기능 개선제로 쓰이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두고, 정부가 임상 재평가 이후 임상적 유용성 입증 실패 시 건강보험 재정의 손실을 막기 위해 재평가 기간 동안 지급했던 보험급여를 환수하기 위해 진행했던 협상이 적법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23일 열린 소송은 두 번에 걸친 협상 중 첫 번째 협상을 두고 다투는 것으로 당초 선별급여 취소 소송을 진행하는 대웅바이오 군(群) 종근당 군으로 나뉘어 진행됐지만 대웅바이오 군은 1심 각하 판결 이후 항소를 포기한 상황에서 종근당 군에 남은 총 10곳의 회사만이 진행중이다.

이 날 재판부는 지난 공판 이후 이번 공판 사이에 양 측이 다툴 만한 추가 서류가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제약업계 측에서는 재판부에 소송을 계속 이어가달라(속행)고 요청했다.

현재 서울행정법원에서 1심을 진행 중인 2차 협상 관련 소송 중 제약업계가 요청한 협상 관련 문건 요청 명령을 재판부가 받아주지 않으면서 법정에서 논리를 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측은 "(2차 재판부에) 문서 제출 명령을 요청했으나 아무 이유 없이 기각됐다"며 "문서명령 요청을 받아주면 정부의 주장을 받아서 우리가 변론할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제약업계 변호인 측은 해당 소송에서 정부와 제약업계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합의했던 내용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사건 자체의 흐름을 확인하려면 협상이 어떻게 진행됐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명확히 알지 못하니 변론을 쉽게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실제 협상이 이뤄진 합의 문건 등을 봐야 정부와의 합의 과정에서 위법성을 확인할 수 있으나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제약사 역시 공개가 어렵다는 점도 호소하고 있다.

즉 업계가 1심의 판결에 위법성 혹은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상 해당 문건 등을 반드시 받아야 원하는 수준의 변호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자료제출 명령 신청서를 낼 경우 이를 검토하기로 하고 오는 3월 17일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소송에서 제약업계 측은 항소의 이유로 1심 판결이 너무 엄격하게 내려졌다면서 정부의 조치가 제약업계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주는 행위(권력적 사실행위)로 법을 피하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측이 요청하는 협상 문건이 언제 공개되느냐에 따라 제약업계의 주장 혹은 정부 측의 논리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지만 이미 합의를 진행한 상황에서 2차도 아닌 첫 협상 명령을 따지는 것이 사실상 낭비적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데서 다음 공판의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