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저항성 우울증 잡으면 자살률 낮출 수 있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이사장 "스프라바토, 자살 시도한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의 치료 옵션" 전세계적 우울증 치료 전략, 항우울제+정신치료... 국내도 따라야
사회적으로 우울 장애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고 있지만 주요 우울 장애환자보다 자살 위험이 7배가 높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TRD)에 대한 치료 환경은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사장인 원광대 정신의학과 이상열 교수는 4일 한국얀센이 개최한 교육 세션에서 "치료 저항성 우울증의 높은 빈도와 임상적 유의성을 우리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며 "다른 값비싼 약들은 보험 등재해주면서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국가가 정신 장애를 신체질병에 비해 중요성을 낮게 보고 있는 이유고 이같은 부분이 개선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은 우울증으로 흔히 알려져 있는 주요우울장애(MDD) 환자가 최소 2 개 이상의 다른 경구용 항우울제 치료제를 적정 용량, 적정 기간동안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주요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연평균 약 7% 정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20년 기준 우울증 환자는 85만 명가량이다.
주요우울장애 환자 3명 중 1명은 기존 우울증 치료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일 수 있어 대략 25~30만 명 정도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가 예측된다.
이상열 교수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이 기존 환자들에 비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자살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증 환자보다 기본적으로 입원을 포함한 신체적 질병에 걸리는 통계가 높다"며 "이보다도 눈에 띄게 높은 것이 자살률인데 우울증 환자보다는 7배가 높고 일반 환자보다는 20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거기다 기존에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뚜렷한 치료 옵션도 없었다. 항우울제는 용량을 늘려봐야 부작용만 커질뿐 효과는 제자리였다"며 "그러다 나온 것이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다. 급성 자살 생각에 대해서는 정말 효과가 있어 전라북도에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치료비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우울증 치료 전략 방향은 '약과 상담' 병행으로
미국, 캐나다 등 전세계적으로 우울증 치료 가이드라인은 경도 우울증에서는 정신 치료가 우선이고 중등증 이후에 SSRI, SNRI 등의 항우울제 처방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항우울제 처방이 기본이고 부족하다면 2제, 병용 등의 약물 후 정신 치료가 고려된다.
이상열 교수는 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확인한 결과 항우울제는 아무리 용량을 늘려도 치료 반응률이 절반 이상 늘지 않았고 관해율도 40% 이상 확인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항우울제의 사용으로 양극성 우울증 환자가 늘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단순히 생각하더라도 우울증은 생물학적, 사회학적, 심리학적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약은 생물학적 원인만을 해결해준다"며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정신 치료가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