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사용에 문서작성은 수기로" 경보 리베이트 폭로
신고자 9년치 리베이트 자료 제보...400억 규모 추정 약값 20% 가량 처방 대가로 의사들에 제공
경보제약의 리베이트 제공 정황이 드러나면서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제보자는 지난 9년치 회사의 리베이트 관련 자료를 모아 JTBC와 검찰에 제보했다.
JTBC뉴스룸은 20일 '약값 20%가 의사에게...경보제약 수백억대 뒷거래' 제목으로 리베이트 취재결과를 보도했다.
뉴스에 따르면 종근당에서 2년, 경보제약에서 9년간 신용관리팀에서 일한 제보자는 2013년부터 작년 초까지 9년간 회사 리베이트 정황을 폭로했다.
처방금액의 20% 안팎을 의사 리베이트에 쓰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사원의 개인경비로 의사에 지급하고, 카드깡도 동원된다고 말했다. 추정 금액은 400억원에 이른다.
실제 회사 내부 문건에는 충북의 한 종합병원이 2019년부터 2020년 초까지 4496만원 자사 약을 처방했다고 적혀있고 변경 전엔 현금 25, 변경 후 현금 14, 카드 6을 지원하겠다고 나와 있다. 매월 2000만원씩 약을 처방하면 대가로 의사들은 약값의 20%인 400만원을 받는 것이다.
또한 그는 과거 경보제약이 리베이트 건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적이 있어 수법이 더 교묘해졌다고도 말했다.
리베이트는 'P'라고 쓰고, 선지원과 후지원을 'SS'라고 표기한 것이 그 예다. 공개된 내부문건에는 'P에 민감하지 않은 거래처' 등의 문구가 있었다.
엑셀과 워드는 복구될 수 있어 내부 서류는 수기로 작성해서 팩스로 오갔고, 컴퓨터를 사용했을 경우 보안 USB를 사용하고 하드웨어를 주기적으로 교체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개인경비로 의사에게 지급하고 3~4개월 있다가 회사로부터 100만원짜리 수표를 받는다"며 "법인카드하고 100만원짜리는 다시 현금화시킨다"고 폭로했다.
서울지방검찰청은 제보받은 자료를 토대로 관련 자금을 추적 중이다.
회사 측은 "리베이트는 지침에 엄격히 금지돼 있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일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JTBC는 21일에도 후속보도를 예고해 적지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