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제' 급여화, 생명보다 신체 완전성 우선시되는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희귀질환 신약 보험 등재율 56% 수준
억대 초고가 약제에 대한 급여가 재정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서 '탈모치료제' 급여화 이슈가 발생하자 환자와 의료전문가 등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희귀의약품(신약) 127개 중 건강보험 급여등재된 약은 56%에 그치는 상황으로 탈모치료제 급여화는 급여우선순위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혁신 신약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한 결과 희귀질환자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 분배에 대해 일반 국민 인식이 긍정적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 다수가 희귀질환으로 지정받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질환에 대한 산정특례 지정 필요성과 새로운 희귀질환치료제에 대한 환자접근성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엽합회는 초저출산 시대에 희귀·난치성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영유아를 비롯해 생명을 위협받는 국민인 희귀질환자들의 치료접근권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탈모치료제 급여화가 논의되는 것만으로도 어폐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병적인 탈모 치료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며, 건강보험 적용이 절실한 다른 중증질환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탈모치료제 급여화는 건강보험 급여 우선순위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종혁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희귀질환관리법의 시행으로 희귀질환 치료제가 보다 빠르게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은 환자들에게 매우 희망적인 일이지만, 환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신약이 시판 허가됐음에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할 경우 비싼 약값으로 인해 약을 사용조차 해보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시판된 희귀의약품(신약) 127개 중 보험에 등재된 것은 71개로 56.0%의 보험등재율을 나타냈다. 즉, 56개의 신약은 시판허가를 받았음에도 보험등재가 되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희귀의약품 건강보험 지출규모는 2018년 기준 약 3700억 원으로 전체 약품비의 2.1%에 불과하고,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희귀질환은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치료도 어렵지만 그나마 개발되는 치료제마저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의료선진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가 희귀질환자들에게 제도적으로도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희귀의약품에 보다 많은 재원을 투입해 그 비중이 증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