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억제 타브렉타·텝메코 허가... 국내 에이비온도 개발 중
타브렉타·텝메코, MET 엑손14 결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동시 승인 AZ 오파티스, 중국 허치메드와 임상 3상... 에이비온 글로벌 2상 진입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타그리소 내성 문제를 해결할 두 치료제가 같은 날 등장한 가운데, 다른 주자들의 개발현황도 주목 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노바티스의 '타브렉타(성분명 카프마티닙)'와 머크의 '텝메코(성분명 테포티닙)'를 동시 승인했다. 타브렉타와 텝메코는 모두 MET 엑손 14 결손(Skipping)이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갖고 있다.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 수는 2만8628명이며, MET 엑손 14 결손은 전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에서만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MET는 염색체 7번 장완에 위치한 원종양유전자로, MET 경로에 조절 장애가 생기면 종양 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촉진할 수 있다. 2015년 12월 TLCR(Translational Lung Cancer Research)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MET 엑손 14 결손은 MET 경로에 과도한 자극을 유발해 환자들은 나쁜 예후를 보인다.
2019년 학술지 Lung Cancer 7월호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MET 엑손 14 결손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향적 분석 결과, 전체 환자 중 진단 당시 뇌전이 환자는 37%, 뼈전이 환자는 49%로 나타났다. C-MET 치료제는 MET 유전자 증폭에 의한 타그리소 내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타브렉타는 MET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세포 내 수용체의 인산화효소 영역에 결합해 MET 인산화 반응을 차단하고 MET이 주요 하위 신호 전달 경로를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막는다.
타브렉타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의 의약품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drugs.com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한달 비급여 처방비용은 150mg/200mg(56정)을 기준으로 9894달러 75센트(한화 약 1174만원)이다.
텝메코 역시 타브렉타와 마찬가지의 기전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임상 2상인 VISION 연구 결과를 근거로 승인을 신청했다. 임상은 METex14 양성 NSCLC 환자 99명(일본 환자 15명 포함)을 대상으로 1일 1회 테포티닙(500mg)을 투여, 임상에서 테포티닙이 액체 생검 또는 조직 생검으로 발견된 MET 엑손14 스키핑 변이를 가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개선 효과를 보였다.
지난해 3월 후생노동성에서 MET 억제제 승인을 획득한 이후, 올해 2월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의약품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drugs.com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한달 비급여 처방비용은 225mg(60정)을 기준으로 2만 1827달러 64센트(한화 약 2590만원)이다.
타브렉타와 텝메코 뒤를 쫓는 경쟁약물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오파티스는 올해 6월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에서 같은 적응증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오파티스는 타브렉타·텝메코와 마찬가지로 티로신 키나제의 비정형 활성화를 차단한다. 오파티스는 70명의 환자 단일군으로 진행된 2상 임상을 통해 객관적 반응율(ORR)은 42.9% 무진행생존중앙기간(PFS)은 6.8개월로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보였다. 현재는 중국 제약사 허치메드(Hutchmed)와 함께 파티스·티그리스 병용 요법 3상 임상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 역시 MET억제제 개발의 대열에 합류했다. 바이오마커 기반 항암신약개발 회사 에이비온은 지난 17일 항암제 'ABN40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임상 2상은 미국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지난 1월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 2상에서는 C-MET변이 환자를 Exon14 유전자 결실군, MET유전자 증폭군, C-MET 과발현 군으로 세분화해 약물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