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의 거울 PTRB… "디지털과 데이터로 도약"

히터뷰 | 이세희 한국다케다제약 경영기획부 총괄

2021-11-09     홍숙 기자

"경영기획부는 조율을 위한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다케다 핵심 행동강령인 PTRB[Patient(환자)-Trust(신뢰)-Reputation(명성)-Business(사업)]에 따라 무엇을 더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사가 합의하는 PTRB에 비춰 조율을 하다 보면 갈등 요소를 극복할 수 있고, 빠르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올해 창립 240주년을 맞은 다케다제약은 일본계 제약회사라는 이미지보다 글로벌제약회사에 걸맞게 변신했다. 샤이어를 인수해 희귀질환사업부를 강화하고, 셀트리온에 만성질환 사업부를 매각해 항암제와 희귀질환의약품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에 기반한 글로벌 제약회사로 거듭났다.

회사의 사업방향이 항암제와 희귀질환의약품으로 변모함에 따라,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 역시 환자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히트뉴스는 이세희 한국다케다제약 경영기획부 총괄을 만나 환자-신뢰-명성-사업 (Patient-Trust-Reputation-Business: PTRB) 순으로 이뤄지는 다케다의 핵심 강령과, 이 강령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되는지 들어봤다.

히트뉴스는 이세희 한국다케다제약 경영기획부 총괄을 만나 환자-신뢰-명성-사업 (Patient-Trust-Reputation-Business: PTRB) 순으로 이뤄지는 다케다의 핵심 강령과, 이 강령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되는지 들어봤다.

 

#1. 희귀질환과 항암제 중심으로 변모한 다케다...업무별 성과지표 세분화 진행 

한국다케다제약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제약회사에서만 20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애보트, 샤이어, 아이큐비아 등에서 전략기획과 제약시장 분석 등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우선 한국다케다제약의 경영기획부(Business Operations, BO)를 소개드리자면, 한국다케다제약 경영기획부(BO)는 △커스터머 엑설런스(Customer Excellence) △멀티채널 인게이지먼트(Multi-channel engagement) △론치 엑설런스(Launch Excellence) &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ent)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 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가장 큰 조직인 커스터머 엑설런스(Customer Excellence)팀은 영업·마케팅 부서에 효율화를 제공하며, 영업부 직원들 역량 개발 및 트레이닝, 시장세분화 전략 (Market Segmentation), 인센티브 스킴(Incentive Scheme) 등을 만듭니다. 멀티채널 인게이지먼트(Multi-channel engagement)팀은 다케다 전체와 브랜드의 디지털 전략과 관련된 업무를 관장하는 곳입니다.

론치 엑설런스(Launch Excellence) &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ent)팀에서는 국내 출시 약 2년 전부터 해당 출시 예정 의약품의 모든 프로세스를 이끌고 있으며, 코프로모션 대상 의약품에 대해 파트너사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팀에서는 기업 및 제품의 홍보 전략 및 실행, 리스크 관리, 기타 다케다 내외부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며 회사의 문화를 긍정적으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합니다.

 

샤이어를 인수하고, 셀트리온에 일부 제품을 매각하며, 다케다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변화를 어떻게 대응하셨나요?

한국다케다제약은 희귀질환 영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영기획부 관점에서는 한국다케다제약에서 관여하는 각 질환별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세분화 된 솔루션을 지원하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할당된 영업 목표에 따라 달성한 매출액, 담당하는 고객 수와 방문 횟수 등을 평가 지표로 삼았습니다.

반면 현재는 희귀질환의 경우 고객을 방문하고 제품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질환과 진단방법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필요합니다. 항암제는 처방하는 선생님들을 비롯해 주변의 간호사 분과 약제과 분들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을 만나 성과를 냅니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수치로만 측정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어떤 성과지표를 설정해야 직원들의 노력을 헤아리고, 실제 비즈니스 과정을 독려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 질환 및 의료진의 특성, 질환의 진단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부서원 모두 부단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측정하는 성과 지표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측정 가능 여부를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면 한 팀은 A라는 지표를 매주 측정하고, 다른 팀은 B라는 지표를 매주 측정하는데, 경영기획부에서는 A와 B라는 지표가 동일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지 고민하고, 난이도 측면에서 각 팀과 지표별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복잡한 상황에서 적절한 제안과 조언을 진행하고 업무를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성과 연차 모두를 갖춘 부서원들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위기 관리부터 비즈니스 전반에 대해 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세요. 다양한 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다양하고 세분화된 비즈니스의 전략적인 지원이 요구되다 보니, 경영기획부에서 일을 할 때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경영기획부에서는 각 치료 영역별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맞춤형 솔루션과 프로세스를 제안한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이 과정에서 형평성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영기획부에서는 회사의 기본 운영 원칙을 지키면서도 실제 각 비즈니스 환경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지원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강화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직원들의 업무 특성에 맞춰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려면 조직원들과 많은 소통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다케다만의 소통 문화도 궁금합니다.

우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확인하며, 숨어있는 요청사항(hidden needs)을 발견하면,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안건으로 다양한 상대 부서와 소통을 하다 보면, 상대 부서의 총괄-중간관리자-실무자의 관점 차이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 때에는 총괄-중간관리자-실무자와 재차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상대 부서 안에서 소통이 진작되는 것을 돕는 경우도 있어요.

경영기획부에서는 조율을 위한 소통이 난항에 이르렀을 때마다 다케다 핵심 행동강령인 PTRB[Patient(환자)-Trust(신뢰)-Reputation(명성)-Business(사업)]에 따라 무엇을 더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사가 합의하는 PTRB에 비춰 조율을 하다 보면 갈등 요소를 극복할 수 있고, 빠르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실패했을 때의 결과나 평가가 두려워 새로운 시도를 머뭇거릴 때도 있습니다. 부서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찾을 때라면 언제든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2. PTRB로 일관된 비즈니스 전략 펼쳐...하이브리드 워킹으로 업무 효율성 올려 

PTRB라는 개념은 알겠는데, 확 와닿지 않는 느낌입니다. PTRB가 적용된 사례로 풀어서 설명해 주세요.

가령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좋은 소식(Good News)도 있지만 안 좋은 소식(Bad News)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 때 항상 고민하는 부분은 안 좋은 소식(Bad News)을 어떻게 전할 것 인가 입니다. 안 좋은 소식(Bad News)을 전했을 때의 부정적인 반응만을 생각한다면, 그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거나 감추려고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PTRB의 관점을 도입하면, 좋은 소식(Good News)을 전할 때도, 안 좋은 소식(Bad News)을 전할 때도 동일한 과정으로 결정, 전달 하게 됩니다. 동일한 행동 강령을 따르기 때문에 담당자가 바뀌거나 상황이 바뀌어도 항상 동일한 원칙의 가치를 지향하고 그에 따른 의사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정하는 경우에서도 PTRB가 적용됩니다. 더 많은 매출 기여도가 예상되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정할 수도 있겠지만, PTRB의 행동강령에 따라 해당 비즈니스 파트너가 환자나 고객을 위해 어떠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다케다와 비즈니스 파트너 모두의 명성을 훼손할 소지가 없을지 등을 고려하여 최종 파트너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제약회사의 비즈니스 전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각종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멀티채널 인게이지먼트 부서도 운영하고 있는데, 다케다만의 차별화 된 디지털 전략이 있나요?

멀티채널 인게이지먼트(MCE)나 옴니채널(Omni-channel)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채널로 고객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실제 대면 방문도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회사의 목표 이상으로 성장했고 작년과 올해 출시하고 적응증을 확대한 품목들(알룬브릭, 제줄라, 닌라로, 애드세트리스, 킨텔레스 등) 모두 순항 중 입니다.

경영기획부 차원에서 보면, 디지털과 언택트 시대에 진입한 이후 개인의 역량이나 성향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부서원들의 경우, 자기 주도적이고 본인들의 목표가 있으며 전문성을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 오랜 기간 재택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목표했던 것들을 잘 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위드코로나로 업무 환경에도 또 다시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영업부를 포함해 100여일 간 전면 재택을 했습니다.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코로나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한국다케다제약에서는 내근의 격일제 근무와 영업부의 현장 복귀(상황에 따라 부서장의 승인 하에 재택)를 시작했습니다.

다케다제약에서는 전 직원이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지속 가능한 업무 형태를 모색해 왔고,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 (Hybrid Working Model)이라는 이름의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한국다케다제약의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Hybrid Working Model)은 올해 내에 시범 사업을 거쳐 다케다의 새로운 업무 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의 경우, 한국 지사만이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건가요?

최근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제시한 두 가지 주안점이 모두 피플(People, 직원)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하나는 '케어(Care)'라는 이름으로, 나라에 관계없이 다케다제약의 모든 직원들이 회사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두번째는 익스플로러(Explorer)라는 이름으로 본사에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나라별 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모델을 찾음으로써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입니다.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Hybrid Working Model)은 본사의 익스플로러 프로젝트(Explorer project)와 연결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다케다제약 240주년, 한국다케다제약 10주년을 맞이한 의미 있는 한 해였습니다. 회사의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요?

가장 크게 변한 것이 '데이터'와 '디지털'을 핵심에 두는 것입니다. 기업철학에 대해 이미지로 정리한 '영감의 정원 (Garden of Hirameki)'에서는 한 가운데에 '데이터'와 '디지털'을 상징하는 나무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는 다케다제약의 모든 구성원들이 데이터와 디지털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역량을 개발해 기회를 찾아야 하고, 많은 부서들이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통해 다른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부서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다케다제약에서는 (전 직원에) 기본적으로 다수의 디지털 연계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기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디지털 역량을 키워 앞으로 다케다와 경영기획부를 이끌어갈 주춧돌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알고자 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다케다제약이 속해 있는 성장신흥시장사업부(Growth & Emerging Markets Business Unit, GEM BU)에서도 ADAPT 2.0 프로젝트 등 디지털과 관계된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과 관련된 목표에 좀더 집중하고 역량을 개발하자는 목표를 가진 ADAPT 2.0 프로젝트는 사내 인트라넷 사이트를 통해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자기 개발 트레이닝(Self-Development Training)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새 분석 툴(analysis tool)로 Power BI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툴로 리포트를 만드는 역량을 개발해주는 트레이닝도 있고,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정리하고 관리하는지에 대한 트레이닝도 제공합니다. 참여 방법은 각 트레이닝에 스스로 등록하여 트레이닝을 받는 것입니다.

다케다제약이 글로벌 제약사이다 보니 한국만을 위해 열리는 것은 아니라, 유럽 혹은 미국을 위해 오후나 밤늦은 시간(한국 시간 기준)에 열리거나 아시아권을 위해 낮 시간(한국시간 기준)에 열리기도 합니다.

 

한국다케다제약 경영기획부 총괄로서 앞으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말씀해 주신다면. 

경영기획부가 진행하는 업무 영역의 폭이 굉장히 넓은 만큼 일을 하다 과정에서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 부서원들의 업무를 관찰하다 보면, 특정 사안이 발생할 때 전 방위적 관점(holistic view)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전 방위적 관점(holistic view)을 키워 회사 안에서 경영기획부에 소속된 부서원 개인이 모두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컨설턴트처럼 조언해 주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실패했을 때의 결과나 평가가 두려워 새로운 시도를 머뭇거릴 때도 있습니다. 부서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찾을 때라면 언제든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