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의원급·만성질환이라면"...비대면 진료 긍정 시그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복지부 국정감사 2일차 종료 비대면 진료·약배달·고가약 등재·낙태약 등 화두

2021-10-08     김홍진 기자

|2021 국정감사| 코로나19 위기단계 '심각'을 조건으로 한시적 허용되고 있는 비대면진료 지속 가능성이 모색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7일 진행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는 △60대 이상 △1차 의료기관(의원급) △만성질환(고혈압·당뇨 등) 중심의 비대면 진료 지속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됐다.

2일차 복지부·질병관리청 국감은 △비대면 진료 △약 배달 △낙태약 △고가약(킴리아·졸겐스마) 등 보건분야 현안이 집중 조명됐다.

 2021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국회 제공)

 

"비대면 진료 B/C값 1 이상"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복지부 권덕철 장관에게 2020년 2월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한 비대면 진료의 B/C 값이 1을 넘었다고 보는가라고 질의했다. 장관은 1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B/C(Benefit/Cost)값은 사업에 대한 경제성 평가지표로 비용대비 편익 분석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1이상일 경우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평가된다.

권덕철 장관은 "환자 의료기관 방문 시 감염 우려가 있었는데 방문 없이 치료를 받게되면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강병원 의원은 코로나19 위기단계 '심각' 시 한시적으로 진행됐던 비대면 진료 사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 시작 당시 제기된 △의료사고 발생 △특정 의료기관 쏠림 등 의료계의 우려들이 실제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강 의원은 "△1차 의료기관 중점 활용 △초진 대면진료 △만성질환으로 영역을 축소한 형태의 비대면 진료 사업을 실시한다면 국민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 역시 "비대면 진료 기반이 되는 IT 기술이 충분히 담보되고 의료계가 공감해서 협업한다면 의료편익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

이용호 의원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그에 따르면 사업시행 이후 누적 264만 건 이상 비대면 진료가 진행된 가운데, 동네의원 활용이 190만 건으로 72%를 차지했고 사용자 90%가 재진자 였으며 60대 이상 사용자가 431%를 차지했던 등 적절한 관리 하에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이용호 의원은 "이 같은 지표로 보면 비대면 진료는 좋은 시범운영이었다"며 "60세 이상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의 재진 정도로 제도화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약 배달 공공보건의료 근간 흔들어
단, 한시적·공적관리체계라면 "해볼 만"

비대면 진료와 직결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약 배달도 국감 화두였다. 

반대입장은 분명하지만 최근 정부 방역대책에 △단계적 일상회복 △경증환자 재택치료가 언급되면서 변수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재택치료 시 의약품 배송 등에 어려움을 느끼는 일부 지자체에서 민간 플랫폼과 업무협약을 맺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감에서도 상시 사업으로 확장 시도와 민간기업 주도 형태에는 분명한 반대 입장이 확인됐다. 다만 특정 조건 하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서영석 의원은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을 참고인으로 요청하며 약 배달에 대한 약사사회 우려사항을 청취했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왼쪽),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김대업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민간 플랫폼에 보건의료 공익성과 혁신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대업 회장은 "한시적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내 남편 비아그라 배달 해 드립니다', '편하게 원하는 식욕억제제 받아먹자'라는 메시지 어디에 보건의료에 대한 민간기업 이해나 공익성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같은 약 배달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갖고 있지 않은 비급여 처방 데이터를 사기업이 독점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비대면 플랫폼에서 오가는 비급여 약 처방기록은 심평원도 파악하지 못하는 데이터"라며 "민간업체가 정부도 갖지 못하는 보건의료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은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비대면 플랫폼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다. 그렇지만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 속 한시적 조치라면 정부 공적 관리체계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이에 서영석 의원은 "비대면 진료 시스템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 진행돼 진료를 받는 사람이 실제 환자인지 진료를 하는 사람이 실제 의사인지도 확인하기 어렵다"며 "시대 변화와 순기능은 분명하지만 안전관리 장치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민간업체 역시 공적관리체계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신청으로 국감장에 출석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최근 비대면 진료 관련 플랫폼 10개 회사가 협의체를 구성해 내용 암호화 및 환자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의 제도마련 및 가이드 라인 등이 구축된다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킴리아·졸겐스마등 고가약 건보재정 효율성 한계 재확인

이날 국감에는 킴리아(5억원)와 졸겐스마(25억원)를 투여하지 못한 환자 보호자들이 출석해 고가약의 급여등재를 호소했다. 적극 검토하겠다는 복지부였지만 치료제 비용효과성 등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환자 보호자 이보연 씨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세 번 재발한 아이를 떠나보내야 했다"며 "림프종을 포함하더라도 국내 환자 200명 내외인 상황인 만큼 건보 지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권 장관은 "첨단바이오법 제정 후 허가된 1호 약제로 알고 있다"며 "심평원 전문위원회서 평가가 진행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 보호자 남은지 씨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아의 부모로 스핀라자로 치료를 시도하고 있지만 질환 진행속도가 빨라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5월 들어온 졸겐스마는 25억원으로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영국은 자기 부담 1000만원 선에서 약을 쓸 수 있고 일본은 자기본인부담금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아이들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고 호소했다.

권 장관은 전문가 검토를 통해 위험분담제 등 합리적 약가설정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약사와 적극 협의하겠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위은 "고가약임은 맞지만 해외사례 잘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적용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왼쪽),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

 

"낙태 입법 공백 상황에서 낙태약 허가 적절한가"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단 이후 낙태 관련 입법이 공백인 상황에서 제약사의 낙태약 수입허가 적절성에 의문을 표했다.

서 의원은 최근 식약처 수입허가가 신청된 낙태약 '미프지미소' 관련 약 특성과 처방에 대한 전문가의견 청취를 위해 대한산부인과학회 나성훈 이사에게 낙태약 특징과 낙태시술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단으로 낙태를 처벌할 상황은 아니지만 관련 법제가 없어 입법 공백인 상태에서 의약품 허가 시도가 적절한지 전문가들의 자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성훈 이사는 "미프지미소는 임신 유지에 필요한 호르몬을 억제해 착상을 방지하고 이를 자궁 밖으로 배출하는 콤비팩 제품"이라며 "자궁 안에 아기집이 착상한 정상임신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정확한 정상임신이 아닌 자궁외 임신 등 비정상적 임산부가 복용할 경우 조직이 파열되고 과다출혈로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다.

나 이사는 이 같은 위험성으로 인해 낙태약은 낙태시술 대비 안전하고 간편한 낙태방법이 아니며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관련 의료기관에 입원해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은 약물낙태가 기존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없었던 만큼 낙태약 허가는 약물낙태라는 새로운 의료체계를 도입하는 것인데 식약처가 독단으로 허가 내릴 수 있는가라며 국회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낙태 체계 논의가 먼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