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용량과 생산원가 문제 풀어야"
박경미 지놈앤컴퍼니 부사장
"마이크로바이옴 생산처가 바뀔 때, 동등성(comparability) 여부를 꼭 확인해 봐야 한다는 건 제 주장이었어요. 초기 지놈앤컴퍼니에 합류할 당시엔 연구소에 (진짜 같은 미생물인지) 묻는 게 일상이었어요. 적어도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규제 환경은 충족시켜야 약물 개발을 위한 데이터라고 생각했죠."
한미약품에서 임상 개발 경험과 종근당에서 제품 허가 경험을 한 박경미 부사장이 선택한 곳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혁신신약 개발에 나선 지놈앤컴퍼니였다.
중견 제약회사에서 소위 약이 될 만한 파이프라인을 수차례 지켜 본 박 부사장. 신약개발 중에 아직 한 건도 제품화에 성공하지 못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회사에 합류한다는 소식은 의아했다. 한편으로 박 부사장이 선택한 곳이라면, 지놈앤컴퍼니의 초기 파이프라인이 어느 정도 약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히트뉴스는 박경미 지놈앤컴퍼니 부사장을 만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이야기부터 향후 저분자화합물, 항체 등 다양한 약물 개발 전략을 구사하는 지놈앤컴퍼니의 약물 개발 전략을 들어봤다.
#1. 지놈앤컴퍼니의 임상 '개발' 전략 – 자체 임상 운영 능력 갖춰야
한미약품과 종근당에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으셨는데, 많은 벤처 중 왜 지놈앤컴퍼니였죠?
"한미약품에서는 비임상 데이터가 어떻게 나와야지 임상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 전략을 짜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한미약품에서는 임상적 관점에서 비임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었습니다. 종근당에선 실제 제품이 되기 위한 허가 업무를 주로 맡았습니다. 특히 한미약품에서 신약허가신청(NDA)을 받기 위해서 비임상부터 임상까지 어떤 스토리로 연결돼야 하는지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지놈앤컴퍼니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종근당에서 지놈앤컴퍼니의 기술을 검토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종근당에서도 지놈앤컴퍼니의 기초연구(science)가 탄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Science가 탄탄하면, 제 주특기인 임상개발 전략을 세우는 것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연이 돼 배지수 대표님께서 좋은 제안을 주셨죠."
경험에 비춰볼 때, 연구와 개발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재현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구는 새로운 발견(new finding)이기 때문에 10번 중에 1~2번만 재현이 돼도 용인이 됩니다. 그러나 개발은 10번 중에 10번 모두 재현이 돼야 합니다. 또한 동물모델에서 재현된 현상이 임상에서는 재현되지 않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실제로 지놈앤컴퍼니는 부사장님이 합류하시면서 임상에 속도가 붙은 듯 합니다.
"물론 제가 오기 전에도 훌륭한 임상 담당 임원 분이 계셨습니다. 여기에 임상을 운영(operation)하는 체계를 탄탄하게 세우려 노력했습니다. 보통 벤처들이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임상수탁기관(CRO)과 계약을 맺을 당시 임상 전략까지 그들에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에 의하면 스폰서가 임상 전략 전반을 가지고 있어야지만, 해당 임상이 제대로 돌아갑니다. 실제로 지놈앤컴퍼니에 합류하면서 임상과학 전략 수립이 가능한 인재를 영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회사는 임상 팀장 역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식품의약청(EMA)에 감시(inspection)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합류 당시 임상 개발을 위해 어떤 작업부터 거쳤나요?
"모든 실험 자료를 서류화(documentation)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이를 위해 초기에는 연구소를 전면 중단하고 이 작업만 거쳤죠. 연구 소장님들이 일주일에 한번 전 연구원의 실험 노트를 검사하고, 실험이 끝나면 일주일에 한번 파워포인트 형식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작업을 거쳤죠.
신뢰성 있는 실험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초석을 다진 것이죠. 모든 실험의 재현성을 따져보고, 재현이 안 된다면 그 이유까지 명시해 두는 작업을 반복했어요. 재현이 안 되는 데이터는 물론 가차없이 폐기했고요.
마이크로바이옴 생산처가 바뀔 때, 동등성(comparability) 여부를 꼭 확인해 봐야 한다는 건 제 주장이었어요. 초기 지놈앤컴퍼니에 합류할 당시엔 연구소에 (진짜 같은 미생물인지) 묻는 게 일상이었어요. 적어도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규제 환경은 충족시켜야 약물 개발을 위한 데이터라고 생각했죠."
지놈앤컴퍼니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보면 신규타깃 면역관문억제제와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로 나뉩니다. 연구소별 특징과 시너지를 설명해 주세요.
"박한수 대표님의 주특기인 지노믹스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과 신규 면역항암제 타깃을 발굴했습니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 부스팅(boosting) 효과를 내기 때문에, 향후 신규 면역항암제 타깃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직 전임상 연구를 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이를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해 봐야 합니다."
#2. 박경미 부사장이 보는 마이크로바이옴 약 개발 이야기
부사장님 경험에 비춰 현 시점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약이 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현 시점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약물의 단위로 사용하는 콜로니 형성 단위(CFU)는 (약물 용량 지표로서) 일부 한계는 있어요. CFU를 근간으로 약물의 용량을 결정하긴 하지만, CFU라는 단위가 해당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배지에서 해당 콜로니를 형성한다는 것이지, 사람에 장에서 그 정도의 콜로니를 형성할 지는 명확하지 않아요.
때문에 해당 용량이 (우리가 원하는) 효능으로 이어질지 좀 더 확인해 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기존 약 개발의 관점에서) CFU는 평균적으로 접근하는 단위인데, 현재까지는 이 단위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을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용량을 해석하는 부분은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만 해결이 된다면 이후 단계는 다른 의약품 개발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이 외에도 생산 원가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전에 줄기세포치료제도 약가 문제로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역시 개발이 된다면, 과연 해당 적응증에서 수용할 만한 약가인지 따져보는 작업도 개발 단계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때문에 적응증을 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전략이 궁금한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용량과 생산원가 문제를 해결하면 기존 약물 개발 과정과 같습니다. 항암제의 경우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 객관적반응률(ORR)을 통해 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 나가면 됩니다. 각 적응증에 대한 임상 지표는 정해져 있는 것이니까요.
특히 국내는 유전체학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정장제를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어요. 물론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기존 정장제들 대비 더 높은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숙제가 있어요. 또한 보험 약가 체계 안에서 약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는 적응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고요.
사실 한미약품에 있을 당시 메디락에 대한 경험이 있어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 과정을 어느 정도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관건은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낮은 용량으로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죠.
현재 동물실험 단계에서 용량을 1/100 수준으로 낮추면서, 항암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다는 데이터를 얻었죠. 우리 회사 역시 적응증 선택과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3. 마이크로바이옴을 넘어 신약개발 회사로 도약하는 지놈앤컴퍼니
지난달 초 머크·화이자와 GEN-001에 대해 두번째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의약품 무상 공급뿐만 아니라 어떤 협업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 공동개발 당시는 머크·화이자의 리뷰보드에 프로토콜 리뷰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했습니다. 이는 FDA에서 요구하는 코멘트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었죠. 이후 첫번째 공동연구를 통해 신뢰가 형성되면서, 반드시 리뷰보드에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두번째 연구는 저희가 좀더 주도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것이죠. 물론 기본적으로 실시간으로 임상 정보 공유는 됩니다. 단순히 약물을 제공받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과 한팀으로 임상 개발을 함께 해 나가는 것이죠."
위암 적응증 선택도 흥미롭습니다. 아직까지 면역항암제가 위암에서 유의한 데이터는 없어 보이는데요.
"위암 쪽 임상은 아벨루맙의 빈틈을 보고 전략을 짠 것입니다. 아벨루맙의 위암 임상 패키지를 봤는데, 데이터 자체가 머크·화이자가 자신들의 자금으로 두번째 임상을 이어가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무의미하다고 버리기에도 아까운 데이터였습니다. 이런 판단 하에 우리 신약 후보물질과 아벨루맙의 시너지를 임상을 통해 입증해 보자는 제안을 하게 된 것이죠.
처음엔 머크·화이자 쪽에선 위암 임상은 접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가, 이후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죠. 이러한 전략은 기술이전을 할 때도 비슷합니다. 그들이 가진 파이프라인의 상황을 알고, 빈틈을 찾아 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이번 달 개최되는 미국암학회(AACR)도 참석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퍼블릭 데이터를 이용해 면역관문억제제(IO)의 반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분류해 어떤 유전체 레벨의 차이로 IO의 반응에 차이가 있는지 봤습니다. 지노믹스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유전자(gene)가 다른데, 이러한 결과가 임상까지 연결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합니다. 그래야지만 향후 임상 지표(PFS, OS 등)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 규명이 될 수 있고, 이와 연관된 타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문헌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타깃도 없고, 이 타깃이 원인인지 결과인지 알 수 없는 것도 있어요. 차이 나는 것은 알겠는데, 이것이 원인인지 결과인지 그 차이를 잘 알 수 없는 후보 타깃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후보 타깃들을 가지고, 이 타깃을 하나하나 모두 밝혀가면서 접근을 한 것입니다. 우리가 데이터를 만들어서 이게 정말 T cell 면역과 관련이 있는지, T cell 증식(proliferation)과 관련이 있는 단백질인지를 규명해 내는 작업을 한 것이죠.
결론적으로 (해당 타깃이) 위와 같은 작용을 하는 약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후 타깃이 정해지면) 동시다발적으로 항체를 스크리닝하면서 타깃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됩니다. 포스터 발표를 통해 이런 약물로 개발 가능성이 있는 타깃에 대한 발표가 이뤄집니다.
아직 신규 타깃(noble target)이기 때문에 부작용 등 여러 데이터를 좀더 면밀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최근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넘어 저분자화합물, 항체 등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부사장님이 생각하시는 10년 후 지놈앤컴퍼니의 모습은 어떤가요?
"타깃만 제시하면, 그 타깃이 저분자화합물, 항체, 마이크로바이옴 등 어떤 modality라도 개발이 가능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지놈앤컴퍼니는 약 개발 규제환경 이해도가 높은 인력이 다수 포진해 있고, 국내 식약처 뿐만 아니라 FDA, EMA 소통 경험이 뛰어난 인재로 구성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임상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기술이전 계약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단순히 기술이전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NDA 관점으로 짠 개발 전략이 기술이전에서 빛을 볼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