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재평가 앞둔 헤파리노이드 3품목 시장서 사라져
아주약품, 원료수급 문제로 품목 취하 결정 망막병증 치료·개선 효과 불분명…도베실산칼슘 등 대체 전망
연간 처방액 240억원을 기록한 아주약품의 '베셀듀' 등 헤파리노이드 성분의 항혈전제 전 품목이 사라졌다. 원료수급 문제 등 이유는 다양한데, 주로 처방됐던 망막혈증에 대해서는 도베실산칼슘 제제가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히트뉴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허가현황을 살펴본 결과, 20일 현재 ▲아주베셀듀에프연질캡슐(아주약품) ▲메소칸캅셀50mg(초당약품공업) 아테로이드연질캡슐(알보젠코리아) 등 국내 헤파리노이드 제제 전 품목의 허가가 취하됐다.
헤파리노이드는 헤파린 유사물질로 돼지 연골조직에서 추출한 동물유래 성분이다.
이들 품목의 효능효과는 혈전의 위험성이 있는 혈관질환(허혈성 뇌·심장혈관질환, 정맥혈전증, 망막혈관폐색전증)이다. 이 가운데, 망막병증 환자의 망막에 생기는 반점인 '삼출물'을 호전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어 망막병증 환자에 처방돼온 것으로 파악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 헤파리노이드 제제 전 품목의 '임상재평가 실시'를 공고해 3개 회사에 임상시험계획서를 그해 11월 20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작년 7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주요 국가에서 헤파리노이드 제제의 사용이 드문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안전성이 확보된 약으로 판단되나 항혈소판제제에 비해 헤파리노이드 제제가 가지는 장점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A8 국가 중 헤파리노이드 제제를 실제 처방하는 국가는 이탈리아와 우리나라 2개 국가밖에 없다. 유럽과 남미 일부 국가도 베셀듀를 처방하고 있지만 A8 약가·허가 참조국이 아니다.
2010년 이탈리아 원개발사가 자국 의약품 허가당국에 '동맥혈전'에서 '정맥혈전' 치료로 허가사항을 축소했고, 식약처에서도 세 가지 효능효과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을 재평가하기 위해 '임상재평가 실시'를 권고했다.
이들 품목의 처방실적은 각각 수십억원부터 240억원까지로 제약사 입장에서는 버릴 수 없는 존재다. 아주약품의 연 매출이 1300억원 인점을 감안하면 베셀듀는 이중 18%를 차지한다.
아주약품과 초당약품은 식약처가 요구한 임상시험계획 제출기한 내에 계획서를 제출하고 임상재평가를 진행하려 했지만, 알보젠은 7~8억원대의 아테로이드연질캡슐을 우선 취하했다. 이어 초당약품은 지난달 3일 '메소칸'을, 아주약품은 이달 15일 '베셀듀'의 허가를 각각 자진 취하했다.
아주약품은 취하에 앞서 지난달 25일 의료기관 및 유통업체에게 "원 개발사와의 원료 공급 협상 결렬에 의한 생산 중단"을 이유로 베셀듀의 생산 중단 사실을 안내했다. 임상시험계획서도 내며 재평가 의지를 밝혔지만 '원료 공급협상 결렬'이라는 사유로 재평가를 해보지 못한 채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초당약품은 전국 병원 약제부서들에게 "허가 유지가 어려워 자진취하를 결정했다"고 안내했다. 초당약품 '메소칸'과 아주약품 '베셀듀'는 시중 유통된 재고소진을 위해 6개월 간 정상 처방, 급여 청구될 수 있다.
병원 약제팀·약국가는 헤파리노이드 제제 대체재가 많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클로피도그렐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항혈전제로서는 비중이 적어 망막병증 환자에 주로 쓰였으나 도베실산칼슘 등의 약물이 대체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약제팀은 지난 12일 원외약국에게 "베셀듀의 공급이 중단됐다. 유사효능 약품은 도베실산칼슘수화물 제제가 있다"고 안내했다.
안과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부산의 한 약사는 "도베실산칼슘 제제는 베셀듀 이전부터 오래 쓰였다. 도베실산칼슘은 망막 모세혈관 손상을 막고, 베셀듀 등은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다. 은행잎제제로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안과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경기 지역의 약사는 "혈액순환 개선 기능이 있어 은행잎제제와 도베실산칼슘 제제를 병용하는 정도로 대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헤파리노이드 제제가 3품목임에도 350억원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한 것에 비해 도베실산 칼슘 제제는 국내 30개사 30품목이 있지만 10억원 이상의 처방되는 경우는 국제약품 레티움정(지난해 24억원), 일성신약 독시움정(지난해 13억원) 정도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