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원부자재 창고 고갈, K바이오 CMO 멈출 위기
OWS로 인해 미국산 원부자재 국내 공급 막혀 산업적 해법에는 한계 있어, "정부가 해결해야"
A사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미국 제약사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부터 원부자재가 공급되지 않았다.
곧 바로 A사는 이 같은 사실과 원부자재 공급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고, 얼마 후 해당 업체는 'OWS로 원부자재를 공급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히트뉴스는 앞서 바이오플랜트 안전검사로 바이오플랜트가 멈출 수 있다는 위기 상황을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바이오플랜트 블랙아웃 위기가 다시 닥칠 천망이다. 이번에는 미국 규제가 원인이다.
바이오의약품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OWS(Operation Warp Speed) 정책으로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진 탓이다.
OWS는 미국 정부의 신속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배포, 접종을 위한 프로젝트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생산 기간 단축을 위해 미국내 산업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국내 원부자재의 국외 유출을 막고 있는데, 국내 산업계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자국 이익을 위한 금수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OWS란?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 기간 단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지시했다. 이것이 OWS로 이를 위해 미국은 민간, 정부기관, 군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당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공급 기간은 약 18개월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10개월까지 단축하라는 임무를 내렸다. 목표는 2021년 1월까지 3억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확보였다.
예상되는 피해는?
이 같은 문제는 백신 제작에 필요한 원부자재와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성분을 떠나 '싱글유즈백' 등 포장재나 세포 증식을 위한 영양제 성격의 '미디어' 등 바이오의약품제조를 위한 품목들의 공급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 정부 조치가 장기화된다면 미국산 원부자재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CMO 업체들은 타격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일부 업체들의 경우, 당장 2분기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정부가 프로젝트 목표를 2021년 1월로 한정한 만큼, 1분기 내에는 해당 조치가 해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국내 업계는 향후 사업방향을 결정할 예측 가능성이 결여된 상황이라는 것이 치명적이라는 의견이다.
다른 원부자재를 쓰면 되지 않을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세 가지다. ▲필요 원부자재 국내 생산 ▲해외 다른 원부자재 사용 ▲다른나라에 공급돼 있는 미국산 원부자재 재사용이다. 그렇지만 이들 수단은 모두 어렵다는 업계 입장이다.
허가사항외 원부자재 사용을 위해서는 허가사항 제품을 사용했을 때와 다른 제품을 사용했을 때 동등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험 승인, 시험, 결과분석 등 장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급박한 현 상황에서 가용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세번째 수단인 다른나라에 이미 공급 돼 있는 미국산 원부자재 사용 역시 요원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OWS로 인해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수급 문제가 나타날 것을 예측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가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확보에 발빠르게 나서 소위 '매물'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대책은?
업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내린 조치의 연쇄효과인 만큼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사실들은 최근 정부에 전달됐다. 문제를 인식한 산업통상자원부가 외교부에 현 상황 타개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현재 정부는 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에 대한 외교적 해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