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앞둔 김승호 회장이 주식 43억원어치를 샀는데, 왜?
기업 이익 사회환원 차원서 매수...공익재단에 주식 증여
내년, 우리나이로 아흔이 되는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이 지난 6일부터 개인통장에서 43억500만원을 순차적으로 인출해 보령제약 주식을 사 모았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던 김 회장의 주식 매수라서 의아했지만 궁금증은 금세 풀렸다. 단순 주식 취득이 아니고, 공익재단 출연 목적이라고 12일 공시에서 명확히 밝혔기 때문이다. 이제 김 회장이 사 모은 주식은 법적 관리를 받는 공익재단에 남김없이 기부된다.
생활인으로서 김 회장이 개인 통장에 차곡차곡 모아 놓았던 '삶의 증거금'은 자녀들이라해도 손 끝조차 댈 수 없는 사회공헌 기금으로 그 지위를 달리하게 됐다.
1957년 자그마한 자택을 매각해 세운 보령약국의 성장을 토대로 1964년 비원 옆 연지동 자택 마당에서 '당의기와 분쇄기 같은 기본 설비를 갖추고 소량의 원료를 사다가 항생제를 만들며 시작한 보령제약은 연간 매출 1조를 눈 앞에 둔 업계의 리딩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의 이번 주식 매수가 눈길을 끄는 것은 '범 보령의 경영권'이 2세와 3세로 안정적으로 승계를 마친 상황이라는 점이다. 흔히 대기업 집단이 의결권 있는 주식을 가진 재단을 통해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거나 지분 확보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과 다르다.
자신이 세운 기업을 키우려 평생 젊음과 열정을 헌신한 끝에 고혈압 신약까지 개발한 회사로까지 키워낸 원로 기업인의 '삶의 완성판'인 셈이다.
기업인으로 김 회장은 매우 도전적이었고, 부지런했지만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공존공영을 이루겠다'는 김 회장은 검소했다.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는 김 회장의 다짐은 보령제약 50주년이던 2007년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계획했고, 이듬해 '보령중보재단'으로 구체화됐다.
중보재단은 지역아동센터, 다문화 가정, 복지네트워크 협력사업, 아동건강 돌봄 활동, 그룹 임직원 사회공헌 등 다양한 활동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